유럽 최대의 게임쇼인 게임스컴은 예전부터 ‘연령등급’과 관련해 철저하기로 유명했습니다. 10대 관람객들은 신분증 검사를 거친 이후 반드시 12세, 16세, 18세로 구별되는 손목띠를 착용해야 하는데요, 손목띠를 통해 자신의 등급에 맞지 않는 게임은 현장에서 전혀 즐길 수 없도록 되어 있습니다.
손목띠를 배포하는 공간은 행사장 곳곳에 있으며, 10대 관람객들은 반드시 자신의 연령에 맞는 손목띠를 차야 합니다.
물론 이와 같은 연령 구별은 최근 국내 게임쇼인 지스타에서 도입한 사항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게임스컴은 지스타나 다른 게임쇼보다도 훨씬 더 철저하게 10대 청소년과 어린이들의 보호에 나서고 있습니다. 바로 16세 이상 등급의 게임은 아예 플레이 장면조차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막힌 공간, 혹은 높은 담벼락이 설치된 장소에서만 체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소니는 16세 이상, 18세 이상이 즐길 수 있는 게임들의 체험존을 아예 외부에서 볼 수 없도록 막아놓고 입장할 때도 철저하게 연령 검사를 거치게 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데드라이징 3> <라이즈: 선 오브 로마> 같은 Xbox One 기대작이라고 해도 성인등급의 게임은 모두 외부에서 볼 수 없도록 막아 놓고 있습니다.
이렇게 철저하게 성인 등급의 게임들이 ‘격리’되기 때문에 게임스컴은 출전하는 게임사들도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중심으로 체험존을 구성합니다.
닌텐도 같은 경우에는 최근 들어 ‘코어한’ 게임의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이번 게임스컴에서는 철저하게 ‘가족 단위’ 관람객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중심으로 부스를 꾸몄습니다. 지난 E3 2013에서 가장 많은 화제를 모았던 Wii U용 <베요네타 2>도 전시하지 않았고요.
여기에 소니(SCE)나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가족 단위의 관람객들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들을 전면에 배치하고 이들 게임의 홍보에 적극적인 모습이었습니다. 대신 마니아들을 위한 코어게임은 별도의 컨퍼런스나 행사를 통해 알렸죠.
최근 코어 게이머들을 잡기 위해 노력하는 닌텐도지만, 게임스컴에서는 철저하게 가족 단위 중심의 타이틀로 부스를 꾸몄습니다.
소니는 누구나 편안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위와 같이 대형 쿠션(빈백)을 설치했습니다.
게임스컴은 조직위원회 차원에서도 가족 단위 관람객을 잡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나 정책을 마련합니다. 실제로 올해 게임스컴은 행사 마지막날인 25일을 ‘패밀리 데이’로 지정해 부모와 자녀가 함께 관람할 경우 티켓 가격을 할인해주고, 게임스컴과 연계하는 다양한 부대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가족’이 중심이 되고, 어린이들의 눈과 귀까지 철저하게 보호하는 게임스컴. 가족 단위의 관람객들이 많이 찾는 게임쇼를 지향하는 우리나라의 지스타도 한 번쯤 주목할 만한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쾰른(독일)=디스이즈게임 현남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