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소프트가 최근 게임뮤지엄의 <유엔아이>와 관련해 벌어진 특허 분쟁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놨다.
게임뮤지엄 전성구 대표는 지난 21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한빛소프트가 전화를 걸어 <유엔아이>가 자사의 특허를 침해하고 있다며 특허료를 내거나 게임을 내려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서 “한빛소프트가 출시하지도 않은 게임에 대한 특허만 따 놓고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대기업이 특허권이란 명목으로 중소 개발업체들의 표현력을 묶어버리는 것과 같은 일이라고 생각된다”며 한빛소프트를 비난했다.
전 대표의 글은 SNS를 타고 퍼졌고, 유저 사이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한빛소프트가 대기업이라는 위치를 이용해 특허권으로 게임뮤지엄을 압박한 게 아니냐’는 주장부터 ‘한빛소프트가 화면분할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가’, ‘화면분할이 어떻게 특허로 등록될 수 있는가’에 대해 논쟁이 이어졌다.
논란이 확산되자 한 한빛소프트 직원은 인터넷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에 글을 올려 한빛소프트는 화면을 분할해 즐기는 게임을 개발하고 있었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 한빛소프트 “특허 낸 게임 개발 중, 돈을 요구한 적 없다”
22일 한빛소프트는 보도자료를 통해 공식 입장을 표명했다. 한빛소프트는 전화로 특허료를 요구했다는 게임뮤지엄의 주장에 대해 “21일 전화통화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특허료를 요구하지는 않았다. 일반적으로 특허보호 요청은 침해자에게 특허침해 사실을 알리고, 다음으로 중단을 요청하는 것이 순서인 만큼 연락을 취해 특허보호 요청을 했을 뿐이다”고 반박했다.
특허침해 요건에 대해서는 “한빛소프트가 화면분할 게임에 대해 특허를 출원한 상태였고, 변리사를 통해 <유엔아이>의 분할된 화면을 기반으로 남녀 커플이 다양한 미니게임을 즐기는 요소가 특허를 침해하고 있음을 파악하고 (게임뮤지엄에) 고지했다”고 설명했다.
한빛소프트는 “특허를 신청한 것은 개발 중인 게임을 보호하려는 방어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며, 국내 서비스를 목적으로 한 게임이라 국내 특허만 신청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빛소프트 관계자는 “게임뮤지엄 측이 SNS를 통해 한빛소프트의 회사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등 큰 피해를 준 것이 사실이다. 추후 대응은 여론을 지켜보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빛소프트가 2012년 3월 특허를 낸 ‘터치패널 단말기를 이용한 멀티플레이어 게임 시스템, 게임 방법 및 기록 매체’ 문서에 수록된 도면.
한빛소프트가 공개한 <프로젝트 커플게임>(가제)의 스크린샷.
■ 게임뮤지엄 “2인용 게임 특허? 인정하기 어렵다”
게임뮤지엄은 2인용 커플게임에 대한 특허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전성구 대표는 디스이즈게임과의 통화에서 “이미 해외에서 커플게임도 나와 있는 상태인데, 왜 한국에서 특허가 됐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우리는 한빛소프트가 특허를 내기 전, 피처폰 시절부터 2인용 게임을 만들어왔다. 한빛소프트의 특허가 유효하다면, 한국에서 2인용 게임은 더 이상 만들 수 없는 게 아닌가”라며 앞으로 한빛소프트의 특허를 무효화하는 등의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게임뮤지엄은 특허침해에 대한 한빛소프트의 내용증명을 받고 <유엔아이>를 구글 플레이 스토어, 티스토어, 엔스토어에서 내린 상태다.
법무법인 정진의 이병찬 변호사는 디스이즈게임과의 통화에서 “특허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소장이 접수되면, 피고는 특허법원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특허의 요건으로 신규성이나 진보성이 있어야 하는데, 특허를 받던 시기에 이미 해외 등에 있던 게임이거나,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것이라면 이의를 제기해 특허유효확인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게임뮤지엄이 받은 내용증명 우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