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앤파이터>와 <사이퍼즈>를 만든 네오플의 창업자 허민이 미국에서 야구선수의 꿈을 이뤘다.
고양원더스 야구단은 29일 허민 구단주가 미국의 독립야구팀 ‘락랜드 볼더스’에 정식 선수(투수)로 입단했다고 발표했다. 고양원더스는 허민 구단주가 한국인 너클볼 투수로 미국에 진출한 첫 사례라고 소개했다.
락랜드 볼더스가 경기를 하는 미국의 독립리그 ‘캔암리그’(Can-Am League)는 미국 프로야구 마이너리그 싱글A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1963년 창설된 캔암리그에는 현재 미국 뉴욕시 인근 3개 팀과 캐나다 동부 2개 팀이 속해 연간 100경기를 치르고 있다. 뉴욕시 인근 팀인 락랜드 볼더스는 지난해 16만1,375 명(경기당 3,293 명)이 홈구장인 프로비던트 뱅크 파크(Provident Bank Park)를 찾았으며, 올해도 현재 13만2,911 명의 관중을 동원하고 있다.
허민 구단주는 “고양원더스 선수들과 아직 기회를 얻지 못한 선수들에게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게 돼서 기쁘다. 앞으로 더 높은 무대를 향해 도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미국에서 야구선수의 꿈을 이루게 된 허민 전 네오플 대표, 현 고양원더스 구단주.
허민 구단주의 야구 사랑은 학창시절 때부터 시작됐다. 중·고등학교 때 학교대표(비공식)로 앞장 서서 야구공을 던졌고, 수학능력시험을 보기 전날에도 야구선수 출신인 아버지와 캐치볼을 했다. 그는 2005년 디스이즈게임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한때 회사를 누군가에게 물려주고 야구를 하고 싶다는 생각도 해봤었다”고 밝힌 바 있다.
2005년 인터뷰 당시 허민 대표 방에 놓여 있던 야구 관련 책들.
허민 구단주는 원래 게임 개발사 대표였다. 그는 2001년 네오플을 창업, 게임포털 캔디바를 만들고 <쿵쿵따> 등 수 십 개의 캐주얼게임을 개발해 서비스했다. 이후 2005년 온라인 야구게임 <신야구>를 선보이기도 했다.
네오플은 <신야구>에 이어서 내놓은 액션 MORPG <던전앤파이터>가 큰 성공을 거뒀고, 2008년에 넥슨에 인수됐다. 허민 구단주는 2008년 네오플을 넥슨에 매각한 뒤 2010년 네오플 창립 멤버들이 만든 소셜쇼핑사이트 ‘위메이크프라이스닷컴’에 투자하고 2011년 대표이사를 맡으며 다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 8년 동안 네오플과 위메이크프라이스를 이끌면서도 허민 구단주는 개인적으로 너클볼을 연마해 왔다. 2009년에는 미국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너클볼의 달인’ 필 니크로를 찾아가 직접 너클볼을 배웠고, 올해 들어서는 미국 곳곳의 루키팀을 찾아다니며 입단 테스트를 받기도 했다.
허민 구단주는 2011년 국내 독립야구단 고양원더스의 구단주가 되어 김성근 감독을 영입하는 등 야구인으로서도 활발하게 활동했다. 이러한 열정을 인정받아 2012년에는 프로야구 스포츠토토 올해의 상에서 특별상을 받기도 했다.
허민 구단주가 입단한 락랜드 볼더스의 홈구장 프로비던트 뱅크 파크.(출처: 구단 공식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