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NHN에서 독립한 NHN엔터테인먼트(이하 NHN 엔터)가 4개월 만에 다시 한 번 분할 과정을 밟는다. 16일 NHN엔터는 3개 분할회사를 설립하는 물적분할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신설될 주식회사는 ‘NHN블랙픽’, ‘NHN스튜디오629’, ‘NHN픽셀큐브’이며 NHN엔터가 100% 지분을 출자한다. 이를 위해 NHN엔터는 내년 1월 29일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해당 안건이 통과되면 2월 1일 분할을 실시할 계획이다.
‘NHN블랙픽’은 PC용 온라인게임 <에오스> <아스타> 등 정통 RPG와 스포츠 시뮬레이션 게임 <풋볼데이>와 <야구9단>, 모바일게임 <팀나인> 등을 운영하게 되며, 현재 NHN엔터에서 스포츠게임 개발과 운영을 총괄하고 있는 우상준 디렉터가 대표이사를 맡는다.
‘NHN픽셀큐브’는 자체개발 모바일게임 <피쉬아일랜드>와 라인과 공동개발한 <라인팝> <라인젤리> 등 글로벌 모바일게임을 운영하며, <피쉬아일랜드>의 총괄 프로듀서인 김상복 디렉터가 대표이사를 맡는다.
‘NHN스튜디오629’는 모바일게임 개발 및 운영 회사로, 최근 인기몰이 중인 <포코팡 for Kakao>와 SNG <우파루마운틴>을 운영하게 된다. 대표이사에는 <우파루 마운틴>의 개발과 운영을 총괄한 최현동 디렉터가 내정됐다. 존속 회사인 NHN엔터는 이은상 대표이사가 자리를 지키며, 분할 대상 게임 외의 전체를 담당할 예정이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막기 위해 개발·사업·운영 모두 나눈다
이번 NHN엔터의 분할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개발 기능을 따로 떼어내거나 새로운 개발사를 세우는 방식이 아니라 한 회사에 개발, 사업, 운영 기능을 모두 포함시킨다는 점이다.
NHN엔터는 분사하는 세 회사에 20억 원씩 자본을 출자한 것 외에도 게임의 운영권과 판권 등을 넘긴다. 또 사업 영역도 제한하지 않았다. 세 회사는 자율권을 갖고 PC 온라인게임, 모바일게임, 혹은 다른 신 사업까지도 모두 각자 판단하고 실행할 수 있다.
NHN엔터는 이에 대해 “개발 기능만 있는 개발사를 신설하다 보면 성공하는 게임이 나올 때까지 모회사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계속 투자를 해야 한다. 이 같은 폐단을 없애기 위해 게임의 개발 기능에 성공한 게임의 운영권과 인력을 포함해 분할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2013년 3분기말 기준 회사별 재무상태. <포코팡> <에오스> 등 인기 게임의 4분기 매출은 반영되지 않은 수치다.
몸집이 커진 NHN은 2009년부터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기업분할을 추진해 왔다. 2009년 5월에는 온라인 광고와 인프라 부문을 분할했고, 올해는 모바일 시대에 맞춰 캠프모바일, 라인플러스 등 모바일 서비스 기반 기업들을 신설했다. 이어서 게임 부문인 NHN엔터를 인적 분할하여 두 개의 회사로 분리됐다.
NHN엔터는 “급변하는 게임시장에서 외부 변동성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고, 우수한 경쟁력을 가진 조직의 성과 보상과 육성 차원에서 분할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회사를 보다 작은 단위로 나누어 전문성을 키우고 변화하는 시장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이야기다.
분할되는 3개 회사는 모두 본사 사옥인 성남시 분당구 NHN엔터 ‘플레이뮤지엄’에 위치하게 되며, 게임 운영뿐만 아니라 액션, 퍼즐, RPG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직접 개발해 서비스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