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와 90년대에 학창시절을 보냈던 ‘어른’ 세대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복고풍 게임들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12월 4주차 기준으로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무료 인기 게임 순위는 <스노우브라더스 for kakao> <1994 로봇킹 for kakao> 같은 레트로(Retro) 스타일 게임들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세가의 <소닉> 시리즈와 스퀘어에닉스의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같은 고전 게임의 리메이크 작품들도 유료 게임 순위 상위권에 자리를 잡으며 인기를 얻고 있다.
레트로 스타일로 개발되는 신작들은 과거에 오락실이나 콘솔 플랫폼에서 히트했던 유명 고전게임을 리메이크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에는 일부러 고전게임의 느낌을 살려서 만들어진 신작도 늘어나는 추세다.
오락실 슈팅게임 <1942>를 모티브로 한 모바일게임 <진격 1942 for Kakao>.
모바일로 재탄생한 고전게임들
지난해 9월 출시된 구미코리아의 <진격 1942 for Kakao>는 1984년 발매된 캡콤의 오락실 슈팅 게임 <1942>의 느낌을 강조한 작품이다. 전투기를 조종해 적의 탄환을 피하며 아이템으로 비행기를 강화하고 스테이지를 클리어해 나가는 고전 비행 슈팅 게임의 공식을 그대로 따른다.
지난달 20일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 출시한 <스노우브라더스 for Kakao>는 90년대 오락실 게임인 <스노우브로스>의 IP를 가져와 모바일환경에 맞춰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눈덩이를 굴려 적들을 물리치는 원작의 특성을 그대로 계승하며, 모바일 환경에 맞게 소셜 요소와 성장, 그리고 아이템 요소를 추가했다. <스노우 브라더스 for Kakao>는 출시 3일 만에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스토어 무료 게임 순위 1위를 차지했다.
깔끔한 그래픽으로 돌아온 <스노우브라더스 for Kakao>.
지난 3일에는 오락실 슈팅 게임인 사이쿄의 <건버드 2>가 모바일게임 <건버드 for Kakao>로 재탄생했다. 원작의 캐릭터 4종과 고유의 근접 공격, 필살기 등 원작의 게임성과 재미를 충실하게 재현한 작품이다. 모바일 버전에서는 ‘파트너 시스템’을 채용해 오락실에서 2명이 동시에 플레이하는 느낌도 받을 수 있다.
이 밖에도 <테트리스> <벽돌깨기> 등 초창기 오락실에서 간단하게 즐길 수 있었던 퍼즐 게임들도 꾸준하게 모바일 버전으로 리메이크되어 인기를 얻고 있다.
겉은 80년생, 속은 2000년생? 복고 감성의 신작들
최근에는 하드웨어의 발전으로 모바일 플랫폼에서도 PC 온라인 게임에 뒤지지 않는 고 퀄리티의 3D 그래픽을 구현하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분명 신작임에도 불구하고 도트(Dot)가 튀고, 3D 캐릭터의 폴리곤 개수를 눈으로 셀 수 있을 것 같은 고전 게임 감성의 비주얼을 가진 ‘신작’들이 잇달아 출시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머나먼 왕국 for Kakao>는 2013년 2월 등장했던 동명의 소셜 게임에 레이드 시스템을 추가해 카카오 플랫폼으로 출시한 작품이다. 마을을 성장시키고 영웅을 모으는 소셜 게임의 방식과 파티를 구성해서 던전을 공략하는 RPG 요소의 조화가 호평을 받았다. 다만 이 게임은 이런 게임성도 게임성이지만 SD 도트 캐릭터의 앙증맞은 액션을 선보여서 비주얼적으로 유저들의 눈길을 잡는 것에 성공했다.
SD 도트 캐릭터의 깜찍한 액션이 돋보이는 <머나먼 왕국 for Kakao>.
네시삼십삼분을 통해 지난달 24일 나온 <1994 로봇킹>은 게임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고전 로봇 애니메이션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이 게임은 등장하는 로봇부터 적들의 디자인, 필살기 연출과 사운드, 효과음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부분이 복고풍이며, 1990년대에 유년 시절을 보낸 게이머들의 감성을 자극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달 27일에 출시된 <엘브리사 for Kakao>는 <드래곤플라이트>로 잘 알려진 넥스트플로어의 신작이다. 겉모습은 그야말로 ‘도트 튀는’ 8비트 그래픽과 레트로풍 사운드로 무장한 고전 게임 같지만, 실제로 플레이해보면 최근 흥행작들의 재미 요소들을 잘 살린 슈팅 게임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등장 유닛부터 연출까지 복고의 향연인 <1994 로봇킹 for Kakao>.
8비트 레트로 게임의 감성이 살아 있는 <엘브리사 for Kakao>.
명작 고전 게임들, 잇달아 모바일로 이식
과거 80, 90년대에 많은 사랑을 받았던 명작 게임들의 모바일 버전 이식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일본 스퀘어에닉스는 인기 RPG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를 모바일 버전으로 계속 출시하고 있고, 2013년 11월부터는 <드래곤퀘스트> 시리즈도 1편부터 출시를 시작했다. 이들 RPG 시리즈는 원작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면서 트렌드에 맞게 그래픽 품질을 향상하거나 일부 3D를 도입하는 등 보강을 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SNK는 대전 격투 게임 <킹 오브 파이터즈> 시리즈와 <사무라이 쇼다운 2>를 모바일 버전으로 내놓았으며, 횡스크롤 액션 <메탈슬러그> 시리즈도 출시했다. 이들은 원작의 핵심적인 콘텐츠만 뽑아서 100%에 가까운 이식을 시도했으며, 블루투스를 활용한 멀티 플레이를 지원한다.
세가의 <소닉> 시리즈도 모바일 버전으로 출시됐다. <소닉 4 에피소드 2>와 <소닉 더 헤지혹 2>는 꾸준한 업데이트를 통해 구글 플레이 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유료 게임 순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신작보다는 리메이크를 선택한 SNK의 <킹 오브 파이터즈 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