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CJ E&M 넷마블은 모바일게임 <영웅을 만나다 for Kakao>를 출시했다. <영웅을 만나다>는 광개토 대왕, 이순신 장군, 관우, 잔 다르크 등 300여 명의 실존 영웅들이 등장하는 전략 게임이다.
문제는 이 게임 또한 ‘원본 위에 선을 따라 그리는’ 행위, 즉 트레이싱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에 디스이즈게임은 어떤 경위로 <영웅을 만나다>가 트레이싱 의혹을 받게 됐는지, 그 의혹이 타당한지 정리해봤다. /디스이즈게임 전승목 기자
의혹은 트위터에서 시작, 문제의 캐릭터 일러스트는 수정
논란은 지난 3월 30일에 시작됐다. 한 유저가 트위터를 통해 “<영웅을 만나다> 사전등록 페이지에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는 영화배우 젬마 워드(Gemma Ward)의 사진을 트레이싱해 디자인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리고 젬마 워드의 사진과 <영웅을 만나다> 캐릭터를 대조한 자료를 증거로 내세웠다.
이 증거를 본 트위터 유저들은 “젬마 워드의 얼굴과 <영웅을 만나다> 캐릭터 얼굴이 똑같아 보인다”, “사진과 캐릭터를 겹쳐 보니 이목구비의 위치가 일치한다”고 반응했다. 이로 인해 <영웅을 만나다> 캐릭터는 이슈로 떠올랐고, 의혹을 제기한 트윗은 2,000회 이상 리트윗(공유)됐다.
이로 인해 논란은 더욱 커졌고, 4월 1일 캐릭터 일러스트가 교체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문제가 된 캐릭터 일러스트는 사전등록 페이지에서부터 먼저 교체됐고, 이후 공식 카페 메인 페이지에서도 사라졌다.
그러나 유저들의 비판은 끊이지 않았다. 일단 공식 카페에서 트레이싱 논란에 대한 입장과 캐릭터 일러스트 교체에 대한 글이 올라오지 않았다. 그 결과 일부 유저들이 “사과도 없이 대충 넘어가려 한다”며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이 펼쳐졌다.
왼쪽부터 <영웅을 만나다> 캐릭터 일러스트, 트레이싱 대상으로 추정되는 젬마 워드의 사진.
왼쪽이 수정된 캐릭터 일러스트.
정확하게 말하자면 ‘젬마 워드 사진의 포토샵 편집 결과물’과 닮은꼴
그렇다면 <영웅을 만나다>의 일러스트 작업자가 젬마 워드의 얼굴을 트레이싱했다는 의혹은 타당할까?
디스이즈게임은 트위터에 제보된 젬마 워드의 원본 사진을 찾기 위해, 젬마 워드의 공식 사진을 검색해봤다. 그 결과 트위터에 제보된 사진과 유사한 사진들은 발견할 수 있었지만, 완전히 일치하는 사진은 발견할 수 없었다.
이에 의혹을 제기한 유저가 젬마 워드의 공식 사진을 편집한 결과물을 인용했다고 판단하고 ‘젬마 워드 포토샵’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해봤다. 그 결과 트레이싱 증거물과 일치하는 사진을 찾을 수 있었다. 이 젬마 워드 사진은 포토샵으로 편집한 결과물로, 2012년 10월 25일자로 네이트에 올라왔다.
물론 트레이싱 증거가 포토샵의 편집 결과물이라 해서 <영웅을 만나다>가 트레이싱 논란에서 자유로워질 수는 없다. 디스이즈게임이 발견한 포토샵 편집 결과물의 투명도를 조절하고 <영웅을 만나다>의 캐릭터와 대조한 결과, 이목구비가 일치한 현상을 발견할 수 있었다.
왼쪽이 젬마 워드 원본 사진. 오른쪽이 <영웅을 만나다> 캐릭터와 흡사한 포토샵 편집 결과물. 참고로 왼쪽의 원본 사진은 각종 커뮤니티에서 포토샵 연습용으로 널리 쓰이는 이미지다.
젬마 워드 포토샵 편집 결과물을 반투명하게 만들어 논란의 캐릭터와 겹쳐본 결과물.
사실상 <영웅을 만나다>의 캐릭터가 젬마 워드의 ‘실물’과 똑같다고 할 수는 없지만, 포토샵 편집 결과물과 닮은꼴이라고는 할 수 있는 상황이다. 트레이싱을 하지 않았다는 반박 자료가 공개되지 않을 경우, 유저들이 “포토샵 편집 결과물을 트레이싱했다”는 의혹을 충분히 제기할 만하다.
참고로 논란의 일러스트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애플 앱스토어에 등록된 <영웅을 만나다> 앱 아이콘에는 여전히 젬마 워드를 닮은 캐릭터 일러스트가 표시돼 있다. 이에 유저들은 문제의 일러스트가 여전히 남아있다며 지적하고 있다.
공식 카페는 여전히 침묵을 지키고 있다. 현재 오후 5시 기준으로, 공식 카페 공지사항에는 카페 운영정책 안내문만 보일 뿐이다.
애플 앱스토어에는 트레이싱 의혹을 받은 일러스트가 여전히 앱 아이콘으로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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