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환경이 각박해지는 가운데, 게임을 통해 온라인에서 호의적인 면을 배우는지도 모르겠다. 게임의 폐해만 노출되고 있다는 점은 경계해야 한다.”
21일, 카이스트 박주용 교수와 고려대학교 김휘강 교수는 서울 디지털 포럼의 ‘게임病(병), 그리고 사회적 치유’라는 세션에서 ‘현대인에게 게임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김휘강 교수는 <아이온>의 데이터를 분석해 게임 속에서 긍정적인 면을 많이 배울 수 있다며 게임의 부정적인 면만 호도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먼저 카이스트 박주용 교수는 현재 게임을 바라보는 관점 중 ‘도박과 비슷하게 바라보는 관점’을 반박했다. 그는 피셔가 ‘게임은 과도한 시간 투입, 금전적 과소비, 금단 증세가 있어 도박 중독과 비슷하다’고 말한 것을 반박했다. 박 교수는 반 루이즈가 ‘게임은 현실적인 문제에서 도피하기 위한 것일 뿐, 중독은 얼마 되지 않는다’고 말한 사례를 들며 게임 과몰입이나 중독은 아직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고려대 김휘강 교수는 ‘게이머들의 사회성이 어떻게 표출되는가’는 주제로 말을 이어갔다. 그는 <아이온>에서 유저들의 플레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통해 게임 유저들의 플레이 패턴에서 배울 점이 많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게임 내 협동 요소인 파티플레이에 집중했다. <아이온>의 경우, 파티를 이루는 유저의 레벨이 비슷해야 좋은 보상을 얻을 수 있게 디자인했다. 당연히 합리적인 관점으로 본다면 레벨이 낮은 유저와 함께 파티 플레이를 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아이온> 유저들은 네 번에 한 번꼴로 8레벨 이상 차이가 나는 유저와 파티 플레이를 했다. 이렇게 플레이하는 유저들은 실제 친구가 아닌 완전히 타인인 경우도 있었으며, 파티 플레이뿐 아니라 아이템을 선물하는 등의 호의적인 행위를 관찰할 수 있었다. 이렇게 호의를 받은 유저의 80%는 3개월 이내에 다른 유저에게 비슷한 호의를 베푸는 ‘이타적 행위의 전파’가 일어났다.
김 교수는 <아이온>의 사례를 통해 게임의 긍정적인 면을 발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게임의 부정적 요소가 없다는 말을 하고 싶은 건 아니다. 객관적 데이터를 통해 발견할 수 있는 긍정적인 면이 있는데, 폐해만 노출되는 건 경계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그는 “온라인 게임에서 발견할 수 있었던 호의적인 행위들은 분명 의미가 있다. 오프라인은 각박해지는 상황에서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호의적인 면을 배우는지도 모르겠다. 게임의 부작용을 치유하고 긍정적인 면을 활용해보자”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