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행사를 진행하는 엔씨소프트가 신고식을 제대로 치뤘다. 처음 국내에서 치르는 방송대회이자 대규모로 진행되는 이벤트 행사에서 경험 부족을 보이며 원활한 진행 미숙이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블레이드 & 소울 비무제 임진록’(이하 비무제) 3회 행사가 치뤄진 14일. 현장을 방문한 유저들이 현장 스태프에게 항의하는 일이 벌어졌다. 예상 이상으로 모인 관람객과 현장의 부족한 통제인원으로 인한 ‘통제 미비’가 원인이었다.
비무제 3주차 행사가 열리는 14일 용산 아이파크몰에는 오전부터 관람객이 모이기 시작했다. 오전 7시부터 모인 유저들은 어림잡아 300명 이상. 이들은 비무제 결승전을 관람하기 위해, 어떤 이는 오늘 행사에서 선착순 1,000명에게 제공되는 의상 쿠폰을 받기 위함이었다. 일부 인원은 이를 위해 13일 저녁부터 줄을 서기도 했다.
비무제를 통해 선행 공개된 신규 의상 ‘추억’
문제는 아이파크몰 개장 시간인 10시 30분에 일어났다. 현장에서는 아이파크몰 개장 전까지 유저들을 통제하는 인원이 없었다. 더군다나 아이파크몰은 특성상 입구가 여럿이라 유저들의 줄도 분산된 상태였다. 상황을 인지한 엔씨소프트는 14일 오전 10시 58분. <블레이드 & 소울> 홈페이지에 의상 쿠폰이 동났음을 공지하고 흩어진 유저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하지만 1,000명 이상의 관람객들에 비해 현장 스태프의 수는 많지 않았고 확성기 같은 통제 도구도 갖추지 못한 상태였다. 더군다나 현장에는 공지를 보지 못한 유저들이 계속 추가되며 행사장인 아이파크몰 9층은 물론, 그 아래 7층까지 가득 찼다. 엔씨소프트 추산에 따르면 이날 현장에는 4,500여 명의 유저들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통제 미비로 유저들의 줄이 섞이는 사태가 발생하고 말았다. 이로 인해 ‘안전권’에 있던 유저들이 1,000번대 뒤로 밀리게 되었고, 해당 유저들은 이에 반발해 스태프들에게 항의를 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엔씨소프트는 긴급 회의를 열고, 현장에 방문한 유저 모두에게 의상 쿠폰과 출석 쿠폰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단 인쇄된 쿠폰 수량이 한정된 만큼 쿠폰 지급은 계정 조사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줄이 섞여 본래 순서를 알기 힘들어진 만큼 계정 조사는 9층에 있는 유저부터 이뤄지게 되었다.
한편, 15일 오후 2시에 열리는 비무제 4회 행사도 14일과 같은 선착순 쿠폰 지급이 이뤄지는 만큼, 엔씨소프트가 4회 행사를 어떻게 진행할지에 대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4회 행사는 3회와 달리 오후 2시라는 접근성 높은 시간이 개최되고, 임요한 선수와 홍진호 선수의 ‘임진록’ 이벤트가 벌어지는 만큼 3회 이상의 유저들이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이런 혼잡은 블소 비무제에만 있었던 일은 아니다. 그동안 <스타크래프트> <리그오브레전드> 등 인기 경기가 있는 날이면 항상 볼 수 있던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소 비무제의 경우 현장 경험이 없었다는 점, 행사를 전문적으로 진행하는 관련 팀이 없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한 e스포츠 관계자는 "이런 혼잡은 기존 e스포츠 리그를 통해서 충분히 경험한 만큼 현장 통제를 위한 대응책이 준비되어야 했다. 다만 엔씨소프트의 경우 이런 행사가 처음이고, 행사를 전문으로 진행하는 팀이 없었던 만큼 경험이 부족했다고 볼 수 있다. 그래도 지난 1, 2주차 행사를 통해 미리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지 않았었나 하는 면에서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오늘 행사에서 많은 유저 분들이 불편을 겪으신 만큼, 현재 관련 팀에서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일단 현장을 방문한 모든 유저의 계정을 조사해 보상을 지급할 예정이다. 쿠폰 지급 및 향후 정책이 결정되면 바로 공지를 통해 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현장 스태프에게 항의하기 위해 모인 유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