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간 진행된 ‘블레이드 & 소울’ 비무제: 임진록은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을 위한 이벤트였다. 하지만 MMORPG로 개발된, ‘비무’라는 특화된 콘텐츠를 이용한 <블레이드 & 소울>의 e스포츠 가능성을 타진하는 이벤트이기도 했다.
게임업계에서는 <블레이드 & 소울>의 e스포츠 시도를 우려와 가능성이라는 두개의 시선으로 바라봤다. 이미 지난해 무왕전을 통해 <블레이드 & 소울>의 비무를 통한 가능성은 이미 타진했다. 물론 소규모로 진행된 만큼 당시는 e스포츠라기보다 최고수를 선발한다는 의미가 더 강했다.
하지만 비무제는 조금, 아니 많은 면에서 다른 면모를 보였다. 일단 관중을 모으는 데 성공하면서 관람의 재미도 있음을 확인시켰다. 1주차에는 2,000명, 2주차에서는 1,200명 이상, 그리고 3주차에는 4,500여 명의 관람객이 몰렸다.
방송 대회인 만큼 1주차와 2주차, 3주차는 점차 달라진 모습을 보이며 방송 콘텐츠로서의 가능성도 보였다. 1주차에서는 e스포츠로의 방송은 다수 미흡한 면이 보였다. 과거에는 별도의 방송 시스템이 없었지만, 이번 비무제를 위해서 다양한 시점과 비무 모드를 개발하는 등 방송을 위한 준비도 마쳤다.
다만 처음이기에 방송 경기로서 진행의 미숙함은 어쩔 수 없는 모습이다. 비무가 진행되는 시점에서는 화려한 기술과 대결을 볼 수 있지만, 비무가 끝난 시점에서의 연속성과 기존 <리그오브레전드>나 <스타크래프트2>처럼 전문 해설을 통한 경기 내용을 설명하는 것이 미흡했던 점은 좀 더 보완해야 할 사항이다.
하지만 3주차에서는 1, 2주 차의 경험을 바탕으로 많은 면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일단 해설진의 설명도 전문성이 높아졌다. 경기가 끝난 직후의 하이라이트 장면에서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 장면과 설명이 곁들여지면서 e스포츠 방송다운 면모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블레이드 & 소울> 자체의 캐릭터별 직업 밸런스 문제와 보다 다양한 비무 방식의 개발은 숙제로 주어졌다. 동등한 입장에서 실력을 겨루는 비무라는 콘셉트에서 직업별 밸런스와 상성에 따라 특정 직업이 일방적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모습은 e스포츠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물론 결승전에서는 서로 세트를 주고받으며 긴장감 넘치는 비무를 보여주긴 했지만, 이는 선수의 실력이 직업 밸런스를 압도하면서 볼 수 있었던 장면이라는 것이 <블레이드 & 소울> 유저들의 평가다. 더불어 관련 행사를 위한 전문 조직을 만들고 운영해야 함을 엔씨소프트도 이번에 경험했다.
한편 비무제를 앞으로 발전시키고 e스포츠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1:1 승부 외에도 <블레이드 & 소울>의 특징인 합격기를 사용할 수 있는 2:2 대전, 진영간 대결을 통한 문파전이나 거점전 등을 통한 AOS 방식 등 다양한 경기 방식을 만들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일단 3주에 걸쳐 진행된 ‘블레이드 & 소울’ 비무제 임진록은 e스포츠로의 가능성과 향후 방송 경기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엔씨소프트가 <블레이드 & 소울>을 통해 e스포츠를 진행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한 e스포츠 관계자는 “이번 비무제를 통해 가능성을 본만큼 <블레이드 & 소울>이 e스포츠로 나간다면 일단 ‘맑음’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고 볼 수 있다. 이번에 얻은 경험으로 행사 전반의 진행 미숙이나 방송 경기로서의 추가적인 보완을 한다면 충분히 e스포츠로서의 가능성도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