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대규모 경력직 공개 채용을 통해 개발 역량 강화에 나섰다.
넥슨은 1일 채용사이트를 통해 하반기 경력직 공개채용 계획을 밝혔다. 1일부터 28일까지 진행하는 공개채용 대상은 프로그래밍, 기획, 아트, 사업, IT엔지니어 등 전 직군이며, <메이플스토리2>나 <야생의 땅 듀랑고> 등 신작 프로젝트도 5개 이상 포함되어 있다.
넥슨 인사실에 따르면 이번 공개채용은 두 자릿수 후반대의 인원 모집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100단위의 채용도 고려 중이다. 이번 공채는 넥슨 외에도, 넥슨의 자회사인 넥슨GT, 띵소프트, 네오플도 함께 채용을 진행한다.
한자릿수 경력직을 뽑는 넥슨GT와 띵소프트의 경우 넥슨과 공동 지원이 가능하며, 2015년 제주도 이전을 준비 중인 네오플은 신입과 경력 합해 도합 두 자릿수 후반대의 인원을 모집 중이나 타 회사와 공동 지원은 허용되지 않는다.
넥슨은 이번 경력직 공개 채용과 별개로, 9월 중 신입 중심의 공개 채용을 한 번 더 실시할 계획이다.
개발 직군 비중만 70% 이상, 개발사 DNA를 살리겠다
한편, 넥슨의 이번 공개 채용은 여느 때보다 개발 관련 직군의 모집 비중이 높은 편이다. 디스이즈게임 취재에 따르면, 공개채용 직군 중 프로그래밍∙기획∙아트 3개 직군의 채용 비중만 65%에 달할 정도이며, 기타 개발 관련 직군까지 합하면 이 비율은 70%를 가뿐히 넘어간다.
이처럼 넥슨이 경력 개발자를 대규모 채용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지금까지 넥슨이 경력 개발자를 채용하던 패턴은 크게 2가지. 하나는 넥슨 채용사이트를 통한 수시 채용이었고 다른 하나는 매년 1 ~ 2회 개최하는 공개채용을 통한 신입·경력 공동 모집이었다. 어느 쪽도 이처럼 경력 개발자를 한꺼번에 두 자릿수 후반대까지 뽑았던 적은 없었다.
이러한 행보에 대해 넥슨 인재선발팀 임형준 팀장은 “사업 기조가 라이브 서비스 위주에서 자체 개발 위주로 바뀌었다. 기존에 개발과 지원의 인원 비중이 6:4였다면, 앞으로는 개발 쪽 비중이 더 높아질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NDC 2014에서 넥슨 경영진들이 말한 “개발사 DNA를 살리겠다”는 발언과 같은 의미의 설명이다.
실제로 넥슨은 지난 4월부터 가동한 ‘인큐베이션 조직’에 전체 인력의 10% 가량이 투입되었을 정도로 신작 개발을 의욕 있게 추진하고 있는 상태다. 인큐베이션 조직은 프로젝트 단위의 짜임세 있는 개발조직이 아닌, 개발자들이 소규모로 모여 새로운 아이디어를 기획하고 시험하는 일종의 느슨한 R&D조직.
이러한 인큐베이션 조직 투입자들은 기존에 넥슨의 라이브 게임 및 신작 게임 개발을 담당하는 이들 중 일부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군다나 넥슨은 올해 초 사업방향을 검토하며 한동안 경력 개발자의 수시 모집을 중단한 상태. 때문에 이번 공개 채용은 인큐베이션 조직 신설로 생긴 숙련 개발자 니즈를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NDC 2014에서 ‘개발사 DNA를 부활시키겠다’고 밝힌 넥슨 경영진
“넥슨의 강점? 개발자들이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 수 있다”
개발자들을 주 대상으로 했기 때문인지 넥슨이 내세우는 강점도 개발환경 그 자체에 집중되어 있다. 임형준 인재선발팀장은 넥슨의 장점을 묻는 질문에 “자유롭게 원하는 것을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이야기했다.
그가 예로 든 것은 넥슨의 사내채용 시스템이었다. 넥슨은 지난 5월부터 사내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상시 자신의 보직변경 신청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다른 인력순환 시스템과의 차이점은 개발자 자신이 상관의 허락 없이도 언제든 새로운 개발자를 원하는 프로젝트에 지원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개발자들은 이를 이용해 조건만 맞는다면 ‘라이브 서비스 – 신작 프로젝트 – 인큐베이션 조직’ 등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임형준 팀장은 이러한 시스템을 이야기하며 “빵빵한 복리후생도 강점이지만, 개발자들에겐 자신이 개발하고 싶은 것을 개발하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다른 곳에 가지 않더라도 조직 안에서 다양한 개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 아닐까? <카트라이더>나 <마비노기> <카운터스트라이크 온라인> 등 넥슨이 가지고 있는 게임풀은 다양하다. <메이플스토리 2>나 <야생의 땅 듀랑고> 같은 독특한 신작도 많이 있고 인큐베이션 조직에서 0에서부터 시작하는 개발도 가능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