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 ID/PW 찾기

취재

"분위기 좋았었는데!" 되돌리고픈 플래닛사이드2 유료화

유료화 하루만에 달라진 유저 반응. 이후 게임에도 악영향 우려

안정빈(한낮) 2014-07-02 18:13:02

장미빛 미래를 꿈꿨던 다음게임이 <플래닛사이드 2> 유료화로 지옥의 하루를 경험했다.


<플래닛사이드2>는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선보인 MMOFPS 신작. 이 게임은 지난 6월 18일에 오픈베타 테스트를 실시한 데 이어, 2주 후인 7월 2일에 일부무기를 현금으로 구입할 수 있도록 한 부분유료화 상품들을 선보였다. 다음은 OBT 때<플래닛사이드2>의 반응이 좋았던 만큼 유료화에 대한 반응도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실은 그러지 못했다. 오히려 다음은 7월 2일이란 날짜를 지우고 싶었을 지도 모른다.

유저의 <플래닛사이드2> 반응은 상용 서비스 전과 후로 바뀐다. 내용은 이렇다.

지난 6월 18일 오픈 베타테스트를 시작한 <플래닛사이드2>는 세력전을 기반으로 한 독특한 게임성을 내세우며 인기를 모았다. 요즈음 FPS 신작으로는 드물게 동시접속자는 1만 명에 육박했고, 네이버 기준으로 OBT 이후 꾸준히 PC게임검색어 10위권을 유지했다. 기대이상의 성적이다.

게임 내 운영도 좋았다. 상용화 직전인 30일에는 중국인을 비롯한 해외 IP를 차단하는 등 유저들의 요청사항에 즉각 답변하는 모습을 보였다. 게임을 재미있게 즐겼던 유저들은 미리 예고된 상용 서비스와 새로 선보일 콘텐츠에 기대하고 있었으며, 다음도 아름다운 결실을 기다렸다.

하지만 정식서비스 하루 만에 상황은 정반대로 달라졌다. 게임의 주요무기를 ‘현금’으로만 구입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저들의 반발이 거셌다. 

<플래닛사이드2>의 유료화 상점. 주요 무기들을 패키지 방식으로 판매 중이다.

기본적으로 <플래닛사이드2>는 모든 장비를 현금과 게임머니(서트)로 구입할 수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주요무기는 현금으로만 구입이 가능하며 일부 무기는 아예 다른 아이템이 포함된 ‘패키지’방식으로만 구입이 가능했다.

유저들의 불만이 이어지면서 <플래닛사이드2> 공식홈페이지의 게시판은 상용화 5시간만에 수십 페이지의 불만글로 가득 찼다. 심지어 캐릭터 삭제를 인증하거나 해외서버의 접속방법을 알리는 게시물도 잇따라 등장했다.

결국 다음은 상용화 5시간만인 오후 3시 30분 백기를 들었다. 다음은 공지사항을 통해 ‘이번 아이템 판매는 장비들을 사전에 유료로 사용해 볼 수 있는 북미의 ‘Early Access’ 멤버쉽 서비스를 벤치마킹한 것이며, 모든 아이템은 일정기간이 지난 후 게임머니로도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공지사항이 발표된 이후에도 유저들의 불만은 쉽게 줄어들지 않았다. 일부 유저들은 상용화임에도 불구하고 ‘Early Access’ 멤버쉽에 대한 별도의 소개가 없었고, 논란이 시작된 후 5시간이 지나서야 공지사항을 올리는 것을 두고 개발사에서 소위 말하는 ‘간보기’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보이고 있다.

다음은 설명이 늦어진 것일뿐 이를 숨기려는 의도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다음 관계자는 “장비에는 ‘Early Access’ 멤버쉽을 적용하되 코스튬 관련 아이템은 오히려 북미보다 저렴하게 판매할 계획이었는데, 이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던 것 같다. 유저들에게 죄송하게 생각하며 향후에는 보다 신중한 업데이트를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게임사업 8월 1일 분사를 앞둔 다음이 첫 온라인게임인 <플래닛사이드2>의 상용화에서 논란을 일으킨 것은 앞으로의 사업에도 영향을 미치는 뼈아픈 실수라는 지적도 따른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새로 시작하는 퍼블리셔일수록 이미지가 중요하다. 어설픈 상용화 발표로 한 번 트집을 잡힌 이상 확실한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면 이후의 게임서비스에서도 큰 마이너스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음은 8월 1일부터 게임사업부분을 분리해 ‘다음게임’으로 분사하며 이후 <플래닛사이드2>를 비롯해 <검은사막>, <위닝펏> 등 온라인게임의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플래닛사이드2>의 공식홈페이지에 올라 온 공지사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