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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계속되는 게임 홍보 표절 논란. 무엇이 문제인가?

확신하지 못하면서 신뢰하는 관계와 검증 시스템 부재

정우철(음마교주) 2014-07-10 16:10:21

<던전앤파이터>의 쿠노이치 홍보 애니메이션이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표절 논란이 일기 불과 몇 시간 전 사유리의 B급 병맛 콘셉트의 홍보영상이 큰 호응을 얻었기에 더울 아쉬운 대목이다.

 

비단 <던전앤파이터만>의 문제는 아니다. 4:33 <블레이드>는 반다이남코의 <다크소울> 광고로, 핑거팁스의 <카와이헌터>는 페이스북 마케팅을 하면서 일본 애니메이션인 <러브라이브>의 팬아트를 도용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마케팅 콘텐츠 표절 논란의 원인은 외주?


이렇듯 최근의 표절 논란은 과거 게임의 표절이 아닌 홍보/마케팅 단계에서의 표절로 진화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홍보와 마케팅 단계에서의 표절 논란의 대부분이 외주 대행사를 통해서 진행하면서 이를 걸러내지 못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넥슨, 4:33, 핑거팁스의 표절 논란의 공통점은 모두 대행사를 통해서 진행된 건이고, 관련 입장에서도 외주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결과물을 제대로 검토하지 못한 책임을 느낀다고 밝히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마케팅 콘텐츠 제작과정이 외주를 통해서 이뤄진다는 데에 있다. 개발사는 대행사에 외주를 주고, 대행사는 다시 하청업체 또는 개인 작업자에게 일을 맡긴다. 책임소재도 개발사는 대행사에, 대행사는 작업자에게 묻기 마련이다.

 

논란 1. <블레이드>와 <다크소울> 홍보 이미지 

 


오히려 역으로 작업자는 검수자인 대행사의 컨펌을, 대행사는 최종 결정권자인 광고주(개발사)의 컨펌을 핑계로 책임이 없다고 서로 주장한다. 양측의 주장은 나름 일리가 있다. 개발사 입장에서는 계약서에 관련 조항이 명시되어 있어 이를 믿고 맡기기에 이런 논란의 피해자로 볼 수도 있다.

 

반면 대행사 입장에서는 개발사의 허락이 없이는 아무것도 진행할 수 없기에 검증의 책임은 최종 결정권자에게 있다는 말도 일리가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검증 절차는 사라지고 그나마 있어도 부실하기 짝이 없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면 서로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으로 비친다.

 

논란 2. <던전앤파이터> 쿠노이치 애니메이션과 <페이트/프리즈마 이리야>

 

 

외주 제작은 과정일 뿐 논란의 원인이 아니다

 

작업자의 표절 행위와 저작권에 대한 인식 부족이 1차적인 원인이지만, 이를 걸러내야 할 책임이 있고 관리해야 할 의무가 대행사와 개발사 모두에게 있다. 다만 이를 검증할 인력도, 상황도 안 된다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실제로 이번 홍보 콘텐츠에 대한 표절 의혹을 제기한 것은 모두 유저들이다. 수많은 콘텐츠를 소비하는 유저들은 이를 비교하면서 오히려 쉽게 검증하지만, 콘텐츠 생산자들은 검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문제다. 물론 개발사나 대행사 모두 모든 영상물에 통달하지 않는 이상 완벽한 검증은 현실적으로 무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의 논란에 대해서 확신하지 못하면서 신뢰하는 관계와 관례, 이 과정에서 없어진 검증 시스템의 문제라고 말한다. , 외주 작업이라는 과정이 문제가 아니라 검증 작업이 아예 사라지고 있는 현재 상황을 원인으로 지목한다.

 

이 관계자는 검증 절차만 제대로 거쳤어도 막을 수 있는 논란이다. 개발사 입장에서는 억울하겠지만, 최종 결정권자의 판단에 따라서 해당 마케팅은 집행되지 않을 수도 있었다. 개발사가 책임지는 자세로 사과해야 하는 이유다고 말한다.

 

더불어 그렇다고 대행사도 책임을 회피할 수는 없다. 작업자의 결과물을 1차적으로 검증해 광고주에게 넘겨주는 과정에서 충분한 검수작업이 필요하다. 하지만 결과물의 품질만 검수할 뿐 표절 검증은 하지 않고 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지만 지금은 외양간도 없다. 검증의 필요성을 못 느끼니 시스템 자체가 없다고 밝혔다.

 

논란 3. <카와이헌터> 페이스북 홍보와 <러브라이브> 팬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