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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전 파나마 독재자, “블랙옵스2가 내 명예를 훼손했다” 주장

게임에서 악역으로 등장한 점을 지적하며 액티비전에게 소송 걸어

전승목(아퀼리페르) 2014-07-17 18:10:01
전 파나마 독재자가 액티비전에게 소송을 걸었다.

15일(미국 시각 기준) 1989년까지 파나마를 통치했던 독재자 '마누엘 안토니오 노리에가 모레노'(이하 마누엘 노리에가)가 미국 게임사 '액티비전'에게 소송을 걸었다. 소송 이유는 명예훼손이다.

그는 액티비전이 <콜 오브 듀티: 블랙옵스2>(이하 블랙옵스2)에서 자신을 게임 캐릭터로 등장시키고 악당으로 묘사했다고 주장했다. <블랙옵스2>는 1980년대 전후의 과거 시대와 2025년 미래전을 배경으로 삼은 1인칭 슈팅(FPS) 게임이다. 

실제로 <블랙옵스2>의 '게임 캐릭터' 마누엘 노리에가는 악역으로 등장한다. <블랙옵스2>에서 제일 가는 악당 '라울 메넨데즈'가 CIA로부터 도망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플레이어에게 잡혔을 때 줄행랑을 쳐서 골탕을 먹이기까지 했다. 보통 실존 인물을 게임에 등장시킬 때는 언급만 살짝 하는 것이 보통인데, 마누엘 노리에가는 이례적으로 게임 속에서 비중있게 다뤄졌다고 할 수 있다. 

나아가 마누엘 노리에가는 "액티비전이 나를 납치범, 살인자, 미국의 적으로 묘사해 흥행의 희생양으로 삼았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자신의 실추된 명예를 액티비전이 회복해줄 것을 희망했다.

마누엘 노리에가는 1983년부터 1989년까지 집권한 파나마의 장군이자 독재자다. 1989년 미국의 파나마 침공으로 인해 정권을 잃었고 마약 밀매, 공갈, 돈세탁 혐의로 미국으로 압송돼 약 20년 간 옥살이를 했다. 여담으로 세간에는 마누엘 노리에가가 단순히 마약 밀매로 압송됐다기보다, 미국과 관계가 틀어져 압송됐다고 알려져 있다. 

1989년 미국에게 항복하던 시절의 마누엘 노리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