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카맥과 마커스 페르손이 <마인크래프트> 오큘러스 리프트 버전의 재개발을 논의하고 있다.
이 사실은 지난 15일, 모장의 마커스 페르손 대표의 트위터를 통해 밝혀졌다. 그는 "페이스북에 인수된 오큘러스 VR에 대해 화를 내는 건 그만 뒀다. 지금은 내가 좋아하는 양말에 구멍이 뚫렸다는 사실에 화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오큘러스 VR의 최고기술경영자(CTO) 존 카맥은 17일 트위터로 <마인크래프트> 오큘러스 리프트 버전 재개발을 촉구했다. 그는 마커스 페르손을 향해 "말만 해라. 소스만 보내주면 당신이 아는 '그것'에 잘 실행되도록 손봐주겠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마커스 페르손과 존 카맥의 대화 내용.
<마인크래프트> 오큘러스 리프트 버전은 레고처럼 블록을 쌓아 게임 속 세계를 게이머가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는 <마인크래프트>를 가상 현실 헤드셋으로 플레이할 수 있도록 만든 게임이다. 비록 개발이 본격적으로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마인크래프트>의 개발사 '모장'과 가상 현실 헤드셋 제작사 '오큘러스 VR'의 합작품이라는 이유로 게이머들에게 크게 주목받았다.
그러나 지난 3월 25일, 갑자기 오큘러스 VR이 페이스북에 인수되면서 개발 계획은 취소됐다. 마커스 페르손이 분노한 나머지 오큘러스 VR과 협력하지 않겠다고 나선 탓이다. 그는 '소셜과는 엮이기 싫다"며 개발 취소 이유를 설명했다.
마커스 페르손이 마음을 돌렸다는 소식을 접한 게이머들은 "<마인크래프트> 오큘러스 리프트 버전이 재개발될 수 있겠다"며 환호했다. 몇몇 게이머들은 존 카맥이 오큘러스 VR의 기술 지원을 담당한 핵심 인물이라는 사실에 주목하며 "그가 손본 <마인크래프트>라면 실감나는 가상 현실 환경을 제공하게 될 듯 하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여담이지만 존 카맥은 가상 현실 게임의 기초를 닦는 데에 사활을 걸고 있다. 2013년 11월 23일에는 자신이 설립한 이드소프트에서 퇴사하면서까지 오큘러스 VR로 옮기길 고집했고, 올해 8월에는 자신이 12년 동안 800만 달러(약 81억 원)를 들여 운영해 왔던 우주 로켓 회사 '아르마딜로'도 정리하기 시작했다.
존 카맥의 팬들은 "그는 <울펜슈타인 3D> <둠> <퀘이크>로 1인칭 슈팅 장르의 기초를 마련한 개척가였다. 그 성격은 여전한 모양인지 이제는 자신의 명성을 보장해줄 회사도, 자신의 꿈이었던 우주 로켓도 포기하면서까지 맨 주먹으로 가상 현실 게임 분야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부디 <마인 크래프트> 오큘러스 리프트 버전이 정상적으로 개발돼 그의 첫 포석이 되면 좋겠다"며 존 카맥을 응원했다.
1인칭 슈팅 장르의 기초를 다진 인물로 불리는 존 카맥. 지금은 가상 현실 게임에 몰두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