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 <앵그리 버드> 시리즈의 개발사 로비오의 창업자 미카엘 헤드가 최고경영책임자(CEO) 자리에서 물러난다.
30일 외신들은 미카엘 헤드가 올해 연말에 CEO 자리에서 물러나고, 후임으로 노키아 임원 출신인 페카 란탈라가 CEO를 맡는다고 보도했다. 로비오의 최대주주이자 미카엘 헤드의 아버지 카즈 헤드는 로비오 회장직을 그대로 유지한다.
CEO 사임은 경영 실적 악화 때문?
표면적으로만 보면, 미카엘 헤드가 CEO 자리에서 물러나는 이유는 경영 실적 악화 때문으로 보인다. 로비오는 지난해 순이익이 3,700만 달러로, 2012년보다 52% 감소했다. 매출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직원이 500여 명에서 800여 명으로 늘어나는 등 운영 비용이 증가했다.
로비오의 실적 부진은 누적 다운로드 20억 건을 기록한 <앵그리버드>를 뛰어넘는 속편을 제작하지 못했던 데서 기인한다. 더불어 캐주얼 게임에서는 <캔디 크러시 사가> 등이 선전하면서 입지가 흔들렸고, 야심차게 시작했던 퍼블리싱 브랜드 ‘로비오 스타즈’ 이름으로 낸 게임들은 <앵그리 버드> 시리즈 같은 흥행을 거두지 못했다.
대신 로비오는 게임을 무료로 내놓는 대신, 캐릭터를 알린 뒤 애니메이션이나 캐릭터 상품을 판매하며 수익을 내는 전략을 선보였다.
로비오가 퍼블리싱한 <타이니 시프>의 미국 앱스토어 매출 순위. 최고 성적이 전체 58위였다.
로비오는 <앵그리 버드> IP를 이용한 캐릭터 사업과 애니메이션 제작을 하고 있다.
로비오 애니메이션 회장직 수행, ‘선택과 집중’
로비오의 창업자이가 CEO인 미카엘 헤드는 2003년 로비오를 공동 창업한 인물이다. 2009년에는 <앵그리버드>를 전 세계에서 흥행시키면서로비오를 전 세계적인 게임 기업으로 성장시킨 바 있다.
미카엘 헤드는 CEO 자리에서 물러나 애니메이션 및 영화 제작을 담당하는 로비오 애니메이션의 회장으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즉,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로비오 애니메이션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이렇게 보면 미카엘 헤드의 CEO 사임은 전문 경영인을 로비오 CEO 자리에 앉히고, 자신은 더 중요한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로비오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는 첫 애니메이션 시리즈 <앵그리 버드 툰즈>로 시작해 자사 게임들의 시네마틱 트레일러 등을 제작하고 있다.
미카엘 헤드의 뒤를 이어 신임 CEO가 될 페카 란탈라는 노키아 임원 출신으로, 핀란드 현지 음료 업체인 하트월의 CEO로 재직한 바 있다.
로비오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데뷔작인 <앵그리 버드 툰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