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진 화면, 얇아진 두께, 그에 따라 나뉜 두 가지 버전. 그동안 아이폰6를 둘러쌌던 소문들은 틀리지 않았다.
애플이 9일 오전 10시(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플린트 센터에서 열린 신제품 키노트 이벤트에서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 그리고 ‘애플워치’를 최초로 공개했다. 화면 크기가 늘어난 아이폰6이지만 애플은 여전히 한 손 조작을 강조했고, VoLTE를 지원함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는 3개 이동통신사에서 모두 아이폰6를 만날 수 있게 됐다.
크기에 따라 스펙도 다르다! ‘아이폰6’ & ‘아이폰6 플러스’
아이폰6가 전작에 비해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크기다. 그동안 4인치 화면을 고수해오던 애플이 고집을 내려놓은 셈이다.
애플의 새로운 스마트폰은 크기에 따라 두 가지 버전으로 나뉜다. 아이폰6는 4.7인치 화면에 6.9mm의 두께를, 아이폰6 플러스는 5.5인치 화면에 7.1mm 두께를 가지고 있다. 아이폰5 시리즈(4인치/7.6mm)에 비해 화면 크기는 늘어나고 두께는 줄어든 모양새다. 무게는 각각 129g과 172g(플러스)으로, 두 세대 전 모델인 아이폰4s보다도 무거워졌다.
위에서부터 아이폰5s, 아이폰6, 아이폰6 플러스의 두께 비교.
레티나 HD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아이폰6 시리즈는 해상도 역시 크기에 따라 다르다. 아이폰6의 해상도는 1334×750(326ppi), 아이폰6 플러스는 1920×1080(401pp)를 지원한다. 이는 아이폰5s에 비해 각각 38%, 185% 향상된 수준이다.
애플이 그동안 아이폰 시리즈에서 강조한 것 중 하나가 바로 ‘한 손 조작’이다. 따라서 5.5인치 화면에 대한 소문이 퍼졌을 당시 이 같은 아이폰의 정체성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애플은 아이폰6 플러스에 아이패드와 같은 유저 인터페이스를 넣어 문제를 해소하는 방법을 택했다.
예를 들어 아이폰6 플러스를 가로로 눕히면 화면은 아이패드에서 볼 수 있엇던 것과 같이 2단 방식으로 바뀐다. 이와 함께 현재 아이폰 시리즈의 하단에 고정적으로 위치한 일종의 ‘즐겨찾기’ 아이콘들도 홈 버튼 위에서 함께 가로로 이동해 기기를 잡고 있는 한 손으로 바로 조작이 가능해진다.
A8 애플칩으로 업그레이드된 성능, 한국 3개 통신사 동시 출시 예정
외적 디자인뿐만 아니라 성능도 업그레이드됐다. 애플은 아이폰6 시리즈에 64비트 A8 애플칩을 탑재했다. A8 애플칩은 20나노미터 생산공정을 통해 기존의 A7보다 13% 작아졌으며, 처리 속도는 25% 빨라지고, 그래픽 처리 능력은 50% 향상됐다. 애플은 아이폰6가 최초의 아이폰 모델에 비해 프로세서 성능은 50배, 그래픽 처리속도는 84배 빨라졌다고 강조했다.
A8 애플칩은 에너지 효율 역시 전 세대에 비해 뛰어나다. 아이폰6는 3G 및 LTE에서 ‘통화 14시간/인터넷 10시간/동영상 11시간’을 사용할 수 있으며, 아이폰6 플러스는 ‘통화 24시간/인터넷 12시간/동영상 14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
저장 용량에서는 32GB 모델이 사라졌다. 대신 최대용량 128GB가 추가되어 아이폰6는 16GB/64GB/128GB 세 가지 모델이 출시된다.
통신 부문에서는 큰 변화가 있었다. 아이폰6에서는 처음으로 VoLTE(voice over LTE)가 지원된다. 이로 인해 와이파이 환경에서 통화도 가능하게 됐으며, 200개 LTE 통신사에서 서비스된다. 특히 국내에서는 애플 스마트폰 최초로 LG유플러스가 서비스를 시작한다. 즉, 국내 3개 이동통신사에서 모두 아이폰을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최신 AOS 게임도 끄떡 없다! 애플 신기술 ‘메탈’
아이폰6와 함께 공개되는 애플의 운영체제 iOS8에는 새로운 그래픽 엔진 ‘메탈’이 들어간다. 메탈은 64비트 프로세서 애플칩의 성능을 극도로 끌어올리는 기술이다. 2D 및 3D 그래픽 작업을 돕는 Open GL보다 단위시간당 호출속도가 10배 빠른 성능을 지니고 있다. 이에 따라 모바일 기기에서 고사양 게임을 보다 원활하게 실행하는 데에 기여할 것으로 주목받아왔다.
발표 무대에서 애플은 블리자드, 라이엇게임즈, 락스타, EA 등에서 나온 개발자들이 설립한 게임사 슈퍼이블메가콥(SUPER EVIL MEAGACORP)의 모바일 AOS게임 <베인 글로리>(Vain Glory) 시연을 통해 메탈의 성능을 입증했다. 높은 사양의 그래픽으로 제작된 이 게임이 거의 끊김 없이 돌아갔다. <베인 글로리>는 초당 60프레임으로 구동되며, 한 화면에 130만 개의 폴리곤과 100여 개의 캐릭터가 등장하는 게임이다.
애플은 이외에도 EA, 게임로프트, 디즈니, 에픽게임스, 스퀘어에닉스, 유비소프트 등 24개의 게임 개발사와 협력하여 아이폰6의 새로운 엔진 메탈을 활용한 다양한 고사양 게임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9일 공개된 <베인글로리> 게임 소개 영상
NFC 탑재와 함께 등장한 '애플페이' 국내 서비스는 미정
아이폰6에는 시리즈 처음으로 NFC(Near Field Communication: 근거리 전자태그)도 탑재될 예정이다. 애플은 이를 활용한 전자지갑 ‘애플페이’의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기존 아이폰5 시리즈에서 처음 선보였던 지문 인식을 결합한 전자지갑 서비스다.
아이폰6 상단에 위치한 NFC을 결제 기기에 댄 후 홈버튼에 지문을 인식하면 결제가 되는 방식이다. 애플은 애플페이를 두고 신용카드 번호 및 CVC 번호 등 개인정보가 상점에 전달되지 않는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애플은 현재 비자, 마스터, 아메리칸익스프레스를 비롯해 60여 개 대형 카드사와 제휴를 맺었다. 또한 메이시스와 블루밍데일 등 대형 백화점은 물론 맥도날드나 스타벅스 등 11만 개 이상의 매장에서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있다. 애플페이 서비스는 오는 10월부터 미국에서 우선적으로 시작되며, 점차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언제 서비스될지 알려지지 않았다.
아이폰 6는 미국과 중국, 일본을 포함한 9개 나라에서 먼저 출시된다. 가격은 2년 약정을 기준으로 아이폰6가 용량에 따라 199 달러/299 달러/399 달러(약 20만 원/31만 원/41만 원)에, 아이폰6 플러스가 299 달러/399 달러/499 달러(약 31만 원/41만 원/51만 원)에 판매된다. 1차 출시국의 예약은 12일(현지시간) 시작되며, 국내 출시 일정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아이폰6(왼쪽)와 아이폰6 플러스의 용량별 가격.(2년 약정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