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10. Update] 슬램덩크 저작권사인 'IT플래닝'에서 추가 메일이 도착해 본문에 추가했습니다.
최근 <코믹X배틀>이라는 모바일 게임의 홍보 영상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게임 자체는 카드를 모아 육성하고 싸우는 평범한(?) 장르인데,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절대 평범하지 않습니다.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아스카, '블리치'의 쿠로사키 이치고, '드래곤볼'의 손오공 등 이름만 대면 웬만한 사람들은 다 알아볼만한 캐릭터들이 단체로 등장하기 때문이죠.
등장하는 캐릭터의 원작만 해도 원피스, 드래곤볼, 나루토, 블리치, 슬램덩크, 소드 아트 온라인, 은혼, 바람의 검심,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 어떤 과학의 초전자포 등등... 셀 수도 없을 정도입니다. 심지어 마블 코믹스의 아이언 맨이나 <스트리트 파이터>의 춘리, <더 킹 오브 파이터>의 오로치 등도 나오죠.
게임의 홍보 영상이 공개된 이후, 국내의 각종 게임 관련 커뮤니티나 SNS에선 <코믹X배틀>에 대해 각종 논란이 일어났습니다. "저 많은 작품의 판권을 정말로 사들인 것이냐", "캐릭터의 무단 사용이 아니냐" 등 대부분의 의견은 부정적인 쪽이었습니다.
▲ 만약 이 판권을 정말로 전부 사들인 거라면 대체 회사가 얼마나 돈이 많다는 걸까요?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넷마블에서 <마블 퓨처파이트>를 출시하면서 판권을 얻기 위해 어마어마한 돈을 지불했던 것을 생각하면, 이 게임에 포함된 판권의 스케일은 자릿수부터 달라지거든요.
게다가 <코믹X배틀>의 제작사가 'Play800'이라는 중국 회사라는 점을 생각하면 저작권 이슈에 대해 좀 더 의혹이 들 법도 합니다. <코믹X배틀>은 앞서 중국에서 <COS대난투>라는 제목으로 출시된 바 있습니다.
▲ <코믹X배틀>은 이미 중국에서 <COS대난투>라는 제목으로 서비스되고 있습니다.(☞링크)
때문에 <코믹X배틀>의 공식 카페에서도 유저들이 이 부분에 대한 의문을 제시했습니다. 그리고 11월 5일, 공식 카페를 통해 운영자의 공식 입장 표명이 있었습니다.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코믹X배틀 운영팀 GM데이먼입니다
현재 모비와 겜셔틀을 통해 사전예약 진행중이며
그동안 많은분들께서 염려고하계신 저작권 관련해서 저희 운영사측의 공식 입장을 공지하겠습니다
우선 저희 코믹X배틀은 중국 현지 게임사에서 개발하였고 중국,싱가폴,말레이시아 대만등 여러나라에서 출시하였으며 지금까지 수많은 유저들이 게임을 플레이 하고 있는 동시에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출시 과정에서 저작권과 관련하여 이미 개발사측에서 해당 조취를 취하여 마무리 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저희 운영사측은 여러방면으로 검토후 심사숙고하여 코믹X배틀 한국출시를 결정한만큼 여러분들이 우려하시는 저작권 침해와 관련해서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것을 공지합니다
더불어 많은 분들께서 관심을 가져주시는만큼 유저분들과의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더욱 발전하고 즐길수 있는 코믹X배틀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저희 공식입장이 공지된만큼 추후 저작권과 관련해서 더 이상 염려하지 않으셔도 된다는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바이며 얼마 남지 않은 정식출시일까지 많은 관심과 참여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분명 운영측의 발표를 그대로 인용한다면 저작권에 대해선 개발사측에서 조치를 취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정말일까요? 당사자가 그렇다고 하니 믿고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전화기를 들었습니다.
게임에 등장하는 각 애니메이션 작품의 원 저작권사인 하쿠센샤(白泉社), 슈에이샤(集英社), 코단샤(講談社), 토에이 애니메이션, 덴츠(電通), TV-Tokyo, 카도카와(아스키 미디어웍스), IT 플래닝, 와니북스, 애니플렉스, 가이낙스에 해당 게임과의 라이선스 계약 여부에 대해 직접 문의했고, 카도카와를 제외한 모든 곳에서 이에 대한 답변을 받았습니다.
디스이즈게임은 각 저작권사에서 온 답장 메일을 모두 공개합니다. 직접 확인해 보시죠.
■ 하쿠센샤 (白泉社 : 백천사)
저작권 소유 : 베르세르크 등
"저희는 코믹X배틀이라는 게임에 캐릭터 사용 허가 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습니다. 저 개인이 공식적으로 발표할 수는 없지만, 해적판 게임에 대해서는 당사의 담당 부서가 대응할 예정입니다."
- 하쿠센샤 편집총무부 카토 히로코氏
■ 슈에이샤 (集英社 : 집영사)
저작권 소유 : 죠죠의 기묘한 모험 등
"<COS대난투>라는 게임과 계약을 한 적은 없습니다. 해당 건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논의할 예정입니다. 공식적인 답변을 바로 드릴 수는 없지만, 회사에선 이에 맞게 대응할 예정입니다." (전화 내용)
- 슈에이샤 죠죠의 기묘한 모험 저작권 담당자 (이름 비공개)
■ 토에이 애니메이션 (東映アニメーション)
저작권 소유 : 원피스, 드래곤볼 등
"당사에선 중국의 게임 회사에 대해 당사의 캐릭터 사용권을 허가해준 사실이 없습니다." (전화 내용)
"Play800의 <코믹X배틀>이라는 게임에 대해서는 이쪽에서 확인해 보겠습니다. 한 가지 확인하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만, 사용된 당사의 저작물 캐릭터는 '원피스'와 '드래곤볼' 뿐인 건가요? 그 외에 사용되고 있는 당사의 작품을 확인하고 싶습니다."
- 토에이 애니메이션 라이선스 사업부 이마오 슈스케氏
■ 덴츠 (電通 : 전통)
저작권 소유 : 은혼, 블리치 등
"해당 게임에서 '은혼'과 '블리치'로 보이는 캐릭터가 발견됐는데, 우린 Play800에게 해당 작품의 사용 허가를 준 적이 없습니다. 다른 작품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아마도 저희와 마찬가지로 정식으로 허가를 받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지금부터 Play800사에 대해 사실확인을 할 예정입니다."
- 덴츠 콘텐츠국 아니메부 하라 히로카즈氏
"혹시 Play800이라는 회사 연락처좀 알려주실 수 있나요?"
- 덴츠테크 콘텐츠 솔루션부 사이토 아츠시氏
■ TV-Tokyo
저작권 소유 : 나루토 등
"연락주신 내용과 메일을 확인했습니다. 지금 단계에서 세부적인 확답을 드리긴 어렵습니다만, 적어도 해당 게임은 저희와 라이선스 계약을 한 적이 없습니다. 내부 협의를 거친 뒤 대응할 예정입니다." (전화 내용)
- TV-Tokyo 아니메국 나루토 라이선스 담당 카노氏
■ IT 플래닝
저작권 소유 : 슬램덩크
(※ IT 플래닝은 작가 이노우에 타케히코씨의 개인 사무소입니다.)
"이번에 연락주신 게임에 대해, 슬램덩크에 관련된 허가를 내준 적이 없습니다. 해당 게임은 무단 사용인 해적판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애니메이션 판권사인 토에이 애니메이션에 문의 중이며, 이 건에 대해서는 토에이 애니메이션 쪽에서 대응할 예정입니다."
- IT 플래닝 코마다 카나氏
■ 코단샤 (講談社 : 강담사)
저작권 소유 : 진격의 거인, 울트라맨 등
"해당 게임에 대해 정식으로 라이선스를 한 적은 없습니다. 회사 입장에서 그에 맞게 대응할 예정입니다."
- 코단샤 디지털/국제 비즈니스국 국제 라이츠 사업부 타카스카 요시미츠氏
■ 와니북스 (ワニブックス)
저작권 소유 : 일기당천
"일기당천의 캐릭터에 대해 당사에선 사용 허가를 한 적도, 계약을 맺은 적도 없습니다. 단, 일기당천은 소년화보사(영 킹 어워즈)로 이적하기로 결정됐기 때문에 신규 권리안건은 소년화보사에서 대응하고 있습니다."
- 와니북스 온라인 상담 창구
■ 애니플렉스
저작권 소유 :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 바람의 검심 등
"사안이 민감한 만큼 공식적인 답변을 지금 드리기는 어렵습니다만, Play800이라는 회사와의 계약은 처음 듣는 이야기입니다. 바람의 검심과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에 대한 판권을 저희가 관리하고 있는 만큼, 해당 건에 대해서는 회사 차원에서 그에 맞는 대응을 할 예정입니다." (전화 내용)
- 애니플렉스 저작권 담당자 (이름 비공개)
■ 킹 레코드 & 그라운드 웍스
저작권 소유 : 신세기 에반게리온
(※ 에반게리온의 상품화 등의 저작권은 가이낙스가 아닌 킹 레코드와 그라운드 웍스에 있습니다.)
"주식회사 그라운드 웍스에선 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에 관련된 라이선스를 총괄하고, 해외에의 라이선스 부분도 모두 맡고 있습니다. 하지만 연락 주신 게임 <COS대난투>, <코믹X배틀> 어느 쪽도 허가하지 않은 게임입니다. 게임 영상에 에반게리온 캐릭터인 '아스카'와 매우 닮은 캐릭터가 나오는데, 이것은 저작권 침해에 해당합니다."
- 주식회사 그라운드웍스 홍보팀 카미무라氏
■ 일본 저작권사 "처음 듣는 게임인데요?", 국내 운영사 "....."
여기까지, 필자가 문의해본 각 저작권사는 모두 같은 반응이었습니다. 해당 게임의 존재에 대해 처음 들었으며,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적은 더더욱 없다는 말이죠. 각 업체에서는 해당 개발사(Play800)에 대해 법적 대응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정작 "저작권과 관련해 해당 조치를 취했다"는 운영사 측의 입장은 어떨까요? 이번엔 <코믹X배틀>의 (현재로썬 유일한 창구인)공식 카페 운영자에게도 문의를 보내봤습니다만, 아쉽게도 답장은 오지 않았습니다.
<코믹X배틀>은 근 시일 내에 국내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 중국판 <COS대난투>의 스크린샷.
■ 에필로그 : 그렇게 취재를 끝내고...
Risky님의 말 :
아... 이거 취재한다고 쓴 국제전화 요금은 누가 내주나...ㅠㅠ
Risky님의 말 :
어쨌든 기사는 얼추 마무리됐으니 난 슬슬 퇴근~
gadwin님의 말 :
근데 COS대난투 정보 찾다가 이런걸 발견했는데..
gadwin님의 말 :
리스키님?
Risky님의 말 :
...
Risky님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