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은 에픽게임스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한 해였습니다”
언리얼엔진 4가 무료화를 선언한 지 1년, 지난 한 해에 대한 박성철 에픽게임스 코리아 대표의 평가다. 짧은 동안 언리얼엔진을 택한 개발자는 150만 명으로 늘었고, 국내 개발자 수 역시 40배 이상 증가했다. 고객사는 엔씨소프트 등 대형회사에서 소규모 인디 개발사까지 확장됐다.
25일 에픽게임스는 논현동 사옥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기세를 이어가기 위한 신기술을 선보였다. 전세계 IT 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VR 분야는 물론, 3D 게임 개발의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 시킬 수 있는 모션캡쳐 실시간 렌더링 기술 등을 지원함으로써 보다 업그레이드된 개발 환경을 만들겠다는 포부다.
■ VR 콘텐츠는 VR로 만든다, VR 에디터
지금까지 VR에 대해서는 실제 플레이어가 즐길 수 있는 게임 등의 콘텐츠에 집중돼 왔다. 엔진 개발사인 에픽게임스는 한 단계 더 나아가 VR을 활용해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개발자 툴 ‘VR 에디터’(VR Editor)를 선보였다. 먼저 영상으로 에픽게임스 신광섭 차장이 시연한 모습을 만나 보자.
‘VR 에디터’는 VR 환경에서 직접 VR용 콘텐츠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개발됐다. 가상현실 속에서 마우스 대신 컨트롤러를 활용해 메뉴 화면을 조작하는 것은 물론, 오브젝트를 이동하거나 방향을 바꾸는 등의 조작이 자유롭게 가능하다.
박 대표는 “VR 콘텐츠를 만들 때까지 실제가 플레이어로서 어떤 느낌인지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 VR 에디터의 의의”라고 말했다. 기획자와 엔지니어간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도 원활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VR 에디터는 이미 한글화가 완료됐으며, 지금 바로 깃허브(GitHub)에서 풀 소스코드를 다운받을 수 있다. 박 대표는 “VR 콘텐츠에 대해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전세계 개발자들이 어떤 콘텐츠가 나올 수 있을 지 기대 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 실시간으로 렌더링하는 모션캡처, 시퀀서
이와 함께 공개된 ‘시퀀서’(Sequencer)는 기존 에픽게임스의 ‘마티네’(Matinee)를 대체하는 차세대 시네마틱 제작 툴이다. 루카츠 아츠 출신의 엔지니어가 리딩해서 제작된 시퀀서는 영화나 TV에서 주로 사용하는 샷 중심의 작업 방식을 채택해 게임 내 영상이나 트레일러를 더욱 편하고 쉽게 만드는 것을 돕는다.
인터페이스가 일반적인 영상 편집 프로그램과 흡사해 보이지만, 차이는 모든 씬을 원하는 각도로 돌릴 수 있다는 점이다. 즉, 한 구도로 미리 촬영된 영상이 아닌 360도 각도로 구현된 소스로서 개발자가 원하는 뷰를 가져다 쓸 수 있다는 특징을 지닌다.
눈에 띄는 부분은 모션캡쳐를 실시간으로 렌더링하는 기술이다. 지난 GDC 2016 발표에서 에픽게임스는 닌자씨오리와 협업한 <헬 블레이드> 테크데모를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연기하는 모션캡쳐 배우의 표정 하나하나가 게임 속 주인공에게 적용되는 것으물론, 언리얼엔진으로 실시간 스트리밍돼 바로 작업할 수 있는 것.
신광섭 차장은 “기존에는 모션캡쳐 이후 그래픽을 입히는 방식으로 작업했기 때문에 제작 과정이 긴 것은 물론, 수정이 필요할 때는 재촬영을 해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실시간 렌더링 기술과 시퀀서를 활용한다면 개발 기간을 훨씬 단축 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에픽게임스는 지난 2월 MWC2016에서 삼성전자 갤럭시 S7 발표 당시, 벌칸 API를 이용해 언리얼엔진4로 제작된 <프로토스타>를 공개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벌칸 API는 높은 효율의 그래픽과 연산 접근 능력을 제공하는 API로, 이를 제공하는 게임 엔진은 에픽게임스의 언리얼엔진 4가 유일하다.
박성철 대표는 올해를 시작으로 볼칸API를 적용한 게임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벌칸 API는 4배 이상의 처리 능력을 지니고 있어, 안드로이드 OS 최고의 성능을 볼 수 있다. 올 하반기부터는 콘솔급 그래픽의 게임을 모바일에서도 즐길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