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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환불 악용’으로 악명 높았던 애플, 이제는 ‘무조건 환불 불가’?

2016년 12월부터 약관을 이유로 한 환불 거절 사례 급증

김승현(다미롱) 2017-01-24 17:10:53

애플 앱스토어가 '환불' 정책 때문에 다시 한 번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해 문제가 애플 편의적인 정책 때문에 일어난 '환불 악용'건 때문이었다면, 이번에는 '무조건 환불 불가' 약관 논란 때문이다.

 

최근 2달 사이, 주요 모바일게임 카페를 중심으로 iOS 환불이 안된다는 제보가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했다. 한 <리니지2: 레볼루션> 유저는 사용하지 않은 게임 캐쉬를 환불하려 했다가 거절 당했고, <데스티니차일드>와 <리니지 레드나이츠>에서는 상품 중복 구매한 것을 환불 신청했는데 거절당했다는 유저가 나타났다. 애플은 유저들에게 '미디어 서비스 이용 약관' 때문에 환불이 불가능하다고 알렸다.

 

“모든 거래는 환불되지 않습니다.” 애플 미디어 서비스 이용 약관 중 지불, 세금, 환불 부분에 담긴 내용이다.

 

애플 미디어 서비스 이용 약관​ 중 일부

 

애플이 이전부터 이 약관을 철저하게 적용한 것은 아니다. 애플은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유저가 요구하기만 하면 거의 무조건적으로 환불해주는 관대한(?) 환불 정책으로 유명했다. 일부 유저들은 애플에서 환불 신청한 내역이 개발사에 전해지지 않는 것(즉, 게임에 반영되지 않는 것)을 알고 악용해 게임 업계에 문제가 될 정도였다. 특히나 iOS 애플리케이션은 오직 애플만을 통해 환불이 가능했기에 이 문제는 더더욱 커졌다.

 

하지만 이런 애플이 지난해 12월부터 갑자기 '환불 불가' 정책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참고로 애플 미디어 서비스 이용 약관 정책의 최신 갱신일은 2016년 9월 13일. 즉, 애플의 이번 환불 정책 변경(정확히는 정책 적용)은 지난해 11월 있었던 '애플 환불 악용' 이슈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관련기사: '앱스토어 게임 환불악용' 속 썩는 개발사, 모르쇠 일관하는 애플

 

 

# 환불 불가 정책, 소비자 권리 보호는 어떻게?

 

한편, 애플의 환불 불가 정책 적용으로 '환불 악용' 이슈는 사그라들었지만, 약관으로 못박은 ‘환불 불가’ 정책은 또 다른 논란을 낳을 전망이다.

 

애플 미디어 서비스 이용 약관 내용만 보면 앞으로 유저는 앱스토어에서 실수나 시스템 오류로 아이템을 구매했더라도 원칙적으로 환불을 받을 수 없다. 실제로 최근 2달 사이 모바일게임 카페에서 나온 이슈들 중에는 실수나 네트워크 오류로 중복 구매한 아이템도 환불을 거절 받았다는 사례가 여럿 존재한다. 소비자 권리 침해나 불공정 거래로 지적될 수 있는 문제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애플의 이번 환불 정책이 단순히 ‘환불 악용’을 막기 위함이면 너무 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이슈가 된 ‘환불 악용’ 이슈는 단순히 애플의 관대한 환불 정책이 아니라, 애플이 환불한 내역을 게임사에 전해주지 않아 발생한 문제였다. 유저는 애플에 환불을 받았는데, 게임사는 그 내용을 전달받지 않아 게임 데이터는 ‘환불받지 않은 상태’로 유지되는 것이 핵심이었던 것이다. 이는 애플이 게임사에 환불 내역만 전달해도 해결될 문제다. 

 

이 때문에 각 게임사도 과거 ‘환불 악용’ 이슈가 있었을 때부터 애플에 환불 정책 변경이 아니라 유저 환불 내역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하지만 애플은 내부 정책을 이유로 이에 응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게임사에선 애플의 이번 움직임도 유저들의 게시물을 통해 알 지경이었다.

 

소비자보호원 관계자는 애플의 환불 불가 정책에 대해 “애플의 정책은 전자상거래법 등 각종 소비자 보호 법률과 부딪힐 수 있는 위험한 조항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환불은 개별 계약(약관)이 우선 적용되는데다가, 불공정한 약관임을 입증하기 위해선 추가적인 위부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에 일반 유저의 피해는 더욱 클 것 같다”라며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