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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NDC 17] '수상한 메신저' 개발사 체리츠의 여성 유저 사로잡는 법

250만 여심을 사로잡은 비결 '연애'

김지현(너부) 2017-04-25 16:41:37

비주얼 노벨에 푸시 알람, 전화 시스템을 추가해 실제 사람과 이야기를 하는 듯한 독특한 연출을 보여준 <수상한 메신저>. 출시 1년 만에 250만 다운로드를 기록, 2차 창작과 자연스러운 바이럴을 통해 현재까지 국내외 많은 고정 팬들을 가지고 있다. 장르 특성상 이례적인 일이다.

 

기존에 없었던 색다른 방식의 진행 방식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미연시'의 틀을 깬 여성 취향 게임 <수상한 메신저>. 이들은 어떤 방식으로 250만 여심을 사로잡았을까? 체리츠 이수진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디스이즈게임 김지현 기자




 

# 트랜드만 좇는 여성 취향 게임은 '실패작'이 될 수 있다

 

최근 여성 취향 게임 대부분은 트랜드에 맞춰 소재를 찾아낸다. 가령 '도깨비'가 유행한다고 치자. 그럼 이걸 성공한 다른 여성향 게임의 방식과 결합한다. 이는 개발사가 굉장히 많이 받기는 제안이다. 실제로 체리츠는 아이돌과의 콜라보 게임을 제안받기도 했다.

 

하지만 인기 있는 소재를 기존 여성 취향 게임과 결합했다고 하더라도 성공을 단언할 수는 없다. 만약 <수상한 메신저>의 캐릭터들을 아이돌로 바꾸는 것을 가정해보자. 개발자는 정말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다. '아이돌 팬에게 평이 좋으려면 어떻게 만들어야 하지?', '아이돌에 대해서 우리가 잘 알고 있나?', '아이돌 팬과 기존 여성 게이머들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이런 고민 없이 소재에만 집착한다.

 

여성 취향 게임에 중요한 것은 이입과 공감이다. 공감에 기반하지 않은 기획은 아이템을 죽이는 실패작이 되기 십상이다.​ 때문에 여성 취향 게임을 만드는 개발자는 트렌드를 쫓기 앞서, 여성 게이머가 공감할 수 있는 소재와 아이디어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 여성 유저와 공감하는 법, 연애 그리고 강철멘탈

 

앞에서 말했듯이 여성 시장에서 유저와의 공감은 매우 중요하다. 그렇다면 개발자는 어떤 마음으로 게임을 개발해야 할까.

 

개발자의 태도는 크게 회사의 방향성을 우선하는 타입과 유저의 말을 우선하는 타입으로 구분된다. 회사의 방향성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경우 인정 욕구와 자부심 덕에 게임의 퀄리티를 높이긴 쉽지만, 만약 부정적 피드백이나 성과를 마주했을 때 이를 회피하고 단절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반대로 유저의 말을 우선으로 하는 타입은 게임을 수정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고 결국 유저에 공감해야겠다는 생각보다 피드백에 대한 두려움의 감정이 더 앞서게 된다.

 






 

그렇다면 어떤 태도로 게임을 개발해야 유저의 마음에 공감할 수 있을까. 조금 오글거릴 수도 있겠지만, 유저와 '연애' 한다고 생각해야 한다. 물론 사람에 따라 연애라는 것이 생소할 수도 있다. 만약 좋아하는 남성, 여성이 없다면 최애캐(...)라도 떠올려보자.

 

연애도 크게 두 가지 타입으로 나뉜다. 첫 번째는 연인에게 모든 것을 맞춰주고 소유하려는 연애, 두 번째는 연인에게 최선을 다하고 그(혹은 그녀)의 장기적 행복을 바라는 것이다. 첫 번째 행동은 사랑 받지 못할 두려움으로 인해 나오는 행동이지만, 두 번째는 연인에게 사랑을 줄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나오는 행동이다. 당연히 개발자는 두 번째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

 

게임을 만들면서 생각했던 1순위는 '게임을 통한 유저들의 장기적 행복'이다. 체리츠는 이것을 5년 넘게 메인 경쟁력으로 삼았다. 지금까지의 출시 경험이 없었다면 깨닫지 못했을 생각이다.

 

이런 마음으로 부정적인 피드백을 보면 '피드백의 본질'이 보인다. 유저는 개발자에게 더 좋은 콘텐츠를 기대하며, 부정적인 피드백은 그저 이것을 다른 표현 방식으로 표출하는 것 뿐이다. 때문에 만약 유저들 혹은 대중으로부터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고 상처 받은 경험이 있다면 절대 초조해하지 마라. 처음 가고 싶었던 길, 지금 가고 있는 길을 그대로 가면 된다.

 



 

 

# 소재, 유저를 '사랑'하면 보인다


마찬가지로 소재를 떠올릴 때도 유저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일지 고민하며 떠올려야 한다. 사랑하는 연인을 바라보면 그들의 삶을 걱정하고 떠올릴 수 있듯이, 유저에게 공감하고 그들을 위할 수 있다면 그들의 삶과 걱정, 좋아하는 것 등을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다.

 

그리고 떠올린 소재들 중 크리에이터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소재를 선택하면 된다. 소재들을 게임으로 재창조하는 것은 크리에이터의 몫이기 때문이다.

 

체리츠 이수진 대표는 끝으로 "아직 여성 게임 시장은 발굴되지 않은 시장이다. 자본적인 이유로 같은 모습의 게임이 트랜드한 소재로만 교체되는 것이 흔하다. 공감에 기반한 더 많은 여성 게임, 여성 유저, 여성 게임 프로듀서가 늘어 많은 여성들이 공감할 수 있는 게임들이 나왔으면 좋겠다"며 여성 취향 게임 개발자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하며 강연을 끝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