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컨드라이프>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북미시장에 던진 충격이 크긴 컸나 봅니다.
북미의 베테랑 개발자들이 MMO 게임 속의 경제활동을 활성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라는 주제로 토론을 벌였습니다. 게임 개발에 있어서 초기 기획 단계부터 경제 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해야만, 제대로 된 게임을 구현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사실 한국에서는 이미 대부분의 MMO 개발자들이 당연시하고 있는 내용입니다. 서울대 경영대학원에서 <군주>를 교재로 채택하거나, <리니지>의 인플레이션 사건 등은 유명하지요.
사실 패널토의를 듣는 내내, 한국에서는 이미 유저들에게조차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일을 너무나 어렵게 설명하는 패널리스트들을 보면서 속으로 ‘뜨악’ 했습니다.
하지만 북미 개발자들에게는 이런 부분들이 상당히 신기한가 봅니다. 북미 MMO 개발자들의 현재 고민을 전달한다는 생각으로, 그들의 대화를 그대로 옮겨봅니다. /시애틀(미국)=TIG 특별 취재팀
주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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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 money, fake money and loot: designing economies for MMO game | |
구 분 |
패널토의 | |
참석자 |
Jay Minn(AristoDigital) | |
Isaiah Cartwright(ArenaNet) | ||
Toby Ragaini(Big Fish Games) | ||
Mike Sellers(Online Alchemy) | ||
Osma Ahvenlampi(Sulake) |
▲ 사회자: 게임 개발과정은 지속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게임 속에서 경제 시스템의 중요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데, 개발 실무에서 느끼는 최근 상황은 어떤가?
Ahvenlampi: 우리 회사에서는 경제 시스템의 중요성이 매우 높다. 경제활동이 곧 게임플레이나 마찬가지라고 인식하고 있다.
Sellers: 온라인 게임에서는 물건을 사고파는 것이 아주 중요한 요소다. 그 과정을 얼마나 재미있고 실용적으로 만들 수 있느냐가 포인트다. 게임 유저들 중에는 돈이 많은 대신 게임에 투자할 시간이 없는 사람도 있고, 시간은 많지만 돈은 없는 사람도 있다. 당연히 이 두 종류의 사람들은 플레이 스타일도 다르다. 게임을 디자인할 때에는 처음부터 이 같은 요소들을 염두에 둬야 한다.
Cartwright: 처음 게임을 기획할 때부터 경제상황이 어떻게 될 것인지 내다보고, 모든 상황을 시스템 속에서 통제할 수 있도록 디자인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유저들이 탄탄치 못한 시스템을 공격해 아이템을 쉽게 사고 팔 것(현금거래)이고, 이는 게임 속 경제질서의 붕괴를 뜻한다.
Ragaini: 적어도 게임에서는 유저들을 모두 공정하게 대해야 한다. 어떤 유저들은 이베이(eBay)에서 아이템을 사고 판다. 이것은 현실의 재정능력이 게임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공정하지 않다고 본다. 개발자의 입장에서는 이처럼 공정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처하는 것도 중요하다.
Cartwright: 현금거래는 모든 게임업체의 고민거리다. 개발자는 불법적인 아이템 현금거래가 이루어지더라도, 경제 시스템의 커다란 틀에는 문제가 없도록 고민해야 한다. 유저들이 게임 속 경제활동과 실생활의 경제활동이 비슷하다고 느끼도록 유도해야 한다.
▲ 사회자: 유저들은 돈을 잘 내지 않는다. 내가 <GT 온라인>이라는 게임을 서비스할 때는 겨우 15%의 유저만이 돈을 지불하고 정식 서비스를 즐겼다. 이런 문제는 게임 속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Ahvenlampi: 돈을 내지 않는 유저들마저 사라진다는 것이 문제다. 우선 유저층이 넓어야 돈을 내는 유저들의 숫자도 많아지기 때문이다.
Sellers: 우리 회사의 경우, 만약 내가 어떤 성을 100불에 구입한다면 그로 인해 게임상의 다른 옵션들이 많아지도록 디자인했다. 그래서 다른 유저들은 내가 구입한 성으로 인해 만들어진 기능들을 쓰려고 돈을 쓰고, 그 돈은 다시 성을 구입한 내게로 돌아온다. 때문에 나는 100불에 성을 구입했지만, 다른 유저들로 인해 결국은 돈을 벌게 된다. 그렇다면 나는 돈을 갈취해가는 독재자가 되는 것일까? 혹은 게임의 룰을 잘 활용한 사람이 되는 것일까?
Cartwright: 그런 시스템이 좋은 방향으로 흐른다 해도, 유저들이 성을 여러 개 구입해 무조건 돈만 많이 벌어들이려는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Sellers: 나는 유저들 모두가 이 방법을 좋아하고, 이렇게 돈을 버는 것이 적합한 방법이라고 여기길 바란다. 하지만 유저가 좋아하던 싫어하던, 이런 시스템의 게임의 중요한 경제 시스템이 될 것이다.
Ragaini: 우리 게임에서는 유저들 스스로 아이템의 가격을 정하고 서로 교환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Cartwright: <길드워>에서도 게임상의 경제를 중요시한다. 아마 우리가 경제 시스템을 만들지 않았더라도, 유저들은 스스로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을까 생각해 게임 속의 경제를 이끌어 갔을 것이다.
Ahvenlampi: 하지만 최근에는 더 이상 게임 속 경제를 생각하지 않고 개발을 진행할 수가 없다. 최소한 생각하는 척이라도 해야한다.
▲ 사회자: 여러분의 회사에는 게임 속의 불법적인 경제 활동을 막을 수 있는 시스템이 따로 존재하는가?
Cartwright: 실제 돈으로 100,000 달러(약 1억 원)에 해당하는 아이템을 불법적으로 취득한 유저가 있어서, 그의 아이템을 모두 삭제한 경험이 있다. 우리 회사는 이런 일이 벌어지면 알람이 울리는 시스템이 있어서, 경제를 쉽게 컨트롤할 수 있다.
Sellers: 특별한 시스템을 따로 두진 않았다.
Ahvenlampi: 하루에 얼마나 많은 게임머니가 생성되는가를 아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 부분을 파악하고 있으면 문제가 생겨도 쉽게 이유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Cartwright: <길드워>에서는 불법적인 행위가 벌어질 때마다 해당 계정이나 행위를 블락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그게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거의 모든 유저들은 게임을 어떻게 합법적으로 즐길까를 생각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을지에 대해서만 생각한다. 때문에 불법적인 행위에 대한 회사의 단호한 대처가 반드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