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네티즌들 사이에서 일명 ‘광우병 걸린소 키우기’ 게임 <gotmoo>가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플레이어가 젖소 한 마리가 되어 자신보다 큰 소는 피하고 작은 소만을 골라 잡아 먹는 형식으로 스테이지를 진행해 가는 미니게임이다.
이 게임은 현재 대다수 국내 검색엔진에서 '광우병 게임'이라고 입력만 하면 쉽게 찾아서 내려받을 수 있었다.
네티즌들이 이 게임을 광우병 게임이라고 지칭하는 근거는 광우병의 발생 원인이자 전염성을 지닌 프리온 단백질의 발생 과정에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프리온 단백질이 소에서 발생하는 원인은 소의 고기량을 늘리기 위해 축산업자들이 소에게 육골분 사료를 먹이는데 있다. 즉, 소가 소를 잡아먹는 현상에서 비롯된다.
<gotmoo>의 게임 진행 방식도 이와 동일하다 보니 이를 명분 삼아 국내 게이머들과 네티즌들은 해당 게임을 광우병 게임이라고 부르면서 각종 사이트에서 해당 게임을 유포하고 있는 것이다.
<gotmoo>를 배포중인 한 블로거는 “솔직히 별 생각 없이 예전에 즐겼던 게임이었다. 하지만 최근 광우병 논란으로 직접 시위에 참여하다 보니 이 게임이 생각이 나서 배포를 시작하게 되었다”며 “재미 있진 않지만 이를 통해 게임 유저들도 이번 상황을 조금이라도 알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광우병 시위에 대한 게이머들의 동조 현상은 <gotmoo>에만 국한되지 않고 있다. 국내 대표 FPS 게임으로 자리 잡은 게임하이의 <서든어택>에서는 유저들이 직접 게임 바탕화면을 포토샵으로 이명박 대통령 얼굴을 자극적으로 편집해 배포하고 있으며,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를 다년간 즐겨온 한 유저는 “지금 우리가 게임을 즐길 때가 아니다. 촛불 시위 현장으로 나서야 한다”며 게임 내에서 활동하고 있다.
한편 광우병 파동과 함께 게임 포털들도 곤혹을 치르고 있다. 유저들은 자신들이 남긴 광우병 관련 글들이 아무런 이유 없이 무단으로 삭제 처리되고 있다며, 불만을 게임사에 토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촛불 시위가 잇따라 열리는 가운데, 시위 참여를 요구하는 관련 글들이 게임 공식 홈페이지에 우후죽순으로 올라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의 한 게임포털 운영 담당자는 “일단 평소에도 회사 방침은 게임과 상관 없는 글은 무조건 삭제토록 하고 있다. 다만 최근 들어 도배에 가깝게 광우병 관련 글들이 올라와서 관리에 더 신경을 쓰고 있을 뿐이다”라며 이번 사태에 대해 설명했다.
<gotmoo>의 게임 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