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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중국 입맛에 맞는 스팀? 스팀에서 '스팀 차이나' 분리된다

'현지화'의 가면을 쓴 검열이라는 논란도 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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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주상(무균) 2019-08-22 19:05:29

20일, 로버트 H. 샤오 퍼팩트월드(완미시공) CEO가 상하이에서 소수 관계자를 대상으로 '스팀 차이나'에 대한 정보를 공개했다. 스팀 차이나는 기존의 스팀에서 독립된, 밸브와 중국 개발사이자 퍼블리셔인 퍼팩트월드가 손을 잡고 만들고 있는 중국 유저만을 위한 PC 게임 플랫폼이다.

 


 

정확한 출시일을 공개하지 않은 가운데, <도타2>와 <도타 언더로드> 등이 스팀 차이나 공식 론칭 게임으로 소개되었다. 스팀 차이나 론칭 버젼에는 40여 종의 게임만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로버트 샤오 CEO는 스팀 차이나 프로젝트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다양한 VR 게임 · 멀티 게임 또는 싱글 게임 역시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밸브의 비즈니스 개발팀 DJ Powers는 해외 게임 전문 매체 유로게이머와의 인터뷰를 통해 "스팀 차이나는 로컬 서버와 현지화를 통해 중국 유저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할 것"이며, 다만 "스팀 차이나만을 위한 독점작은 없다"라고 못 박았다. 

 

하지만 스팀 스스로 검열(self-regulate)하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각 나라의 법이 어떻든, 그에 맞춰서 할 뿐이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스팀 차이나 출시 이후 중국 내에서 스팀 글로벌을 사용할 수 있는지에 여부에 대해서도 "스팀 글로벌에는 어떤 변화도 없다"라며 모호한 대답을 내놨다. 

 

 

# 단순 '현지화'라고 보기에는 미심쩍은 정황들

 

밸브와 퍼팩트월드는 스팀 차이나를 통해 중국 현지에 맞는 서비스로 중국 유저에게 더 좋은 경험을 제공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여러 정황을 미루어 봤을 때, 스팀 차이나의 분리 서비스가 단순한 현지화로 해석하기 힘들다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다. 

 

무엇보다 해외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스팀 차이나의 운영 주체가 중국 회사인 퍼펙트월드인 만큼, 향후 중국 정부의 입김이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은 과거에도 스팀에서 서비스 중이던 여러 해외 게임들을 특별한 이유 없이 판매 금지 처분 하는 등, 지속해서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 정황이 있다. 일례로 지난해에는 <바이오하자드 RE:2>나 <몬스터 헌터: 월드> 등을 구체적인 사유를 밝히지 않은 채 판매를 금지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회사가 서비스하는 스팀 차이나가 론칭한다면, 더욱더 중국 정부의 입김이 거세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또한 스팀 차이나의 분리 서비스는 스팀의 '글로벌 커뮤니티'를 중국 내에서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는 점 또한 지적되고 있다. 유로게이머에 따르면 지금도 중국 내에서는 커뮤니티와 관련된 서비스는 이용할 수 없지만, VPN 등을 통해서 커뮤니티에 참여하는 유저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스팀 차이나의 분리 서비스는 이러한 커뮤니티 참여를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 정부에 있어서는 효과적인 검열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스팀 차이나에 대한 추가 정보가 공개된 후, 퍼펙트월드 관계자는 스팀 차이나에 대해 "거의 완벽하게 독립적인 스팀(almost entirely independent of Steam)"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그보다는 스팀 차이나가 '거의 완벽하게 독재적인 스팀'이자 '세계와 거의 완벽하게 독립적인 스팀​'이 되지 않을까 많은 유저에게 큰 우려를 사고 있다.

 

▲ '蒸汽平台(증기 평대)'는 '스팀 플랫폼'이라는 뜻이다. 스팀 차이나의 공식 명칭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