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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PG요? 나중에 은퇴하고 만들면 되죠”

‘쉬운 게임’을 고집한 노크노크 박시진 대표

송예원(꼼신) 2014-01-28 14:03:01

개인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지금껏 만나왔던 개발자들의 소망은 한결같았습니다. 코흘리개 어린 시절부터 오랜 친구가 되어준 내가 좋아하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죠

 

PC 게임을 개발하던 시절부터 모바일 게임 전문 개발사로 전향한 노크노크는 지금도 내가 즐기는 게임보다는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쉬운 게임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아이온> <테라> MMORPG 열풍이 불던 2010, ‘싸이월드를 기반으로 한 노크노크의 처녀작 <패션시티>소셜게임열풍을 주도하며 성공을 거뒀고, 3명으로 시작했던 회사는 50명 규모로 빠르게 성장했죠.

 

지난해 하반기 RPG 등 미드코어 열풍이 불었던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캐주얼 SNG <아이러브스타일 for Kakao>를 출시했던 이유도 같았습니다. 유저들이 스트레스 받지 않고 소소한 즐거움을 느끼는 쉬운 게임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죠


좋아하는 RPG는 은퇴하고 만들어도 충분하다 2014년 첫 시작 역시 캐주얼 SNG를 선보인 노크노크의 박시진 대표를 디스이즈게임이 만났습니다. /디스이즈게임 송예원 기자



노크노크 박시진 대표


 

남성 중심 MMORPG 염증 느껴… 모델 경력 살린 게임 개발에 도전

 

<패션시티> <아이러브스타일>까지 노크노크의 게임을 보며 대표님도 여성일줄 알았는데 의외의(?) 외모를 뽐내고 계시네요.

 

지금이야 이런 모습이지만, 이래 봬도 소싯적엔 모델 지망생이었죠.(웃음) 농담 같지만 실제 에이전시에 들어가서 오디션을 보고 합격한 경험도 있습니다. 물론 모델 활동은 못 했지만요. 나고 자란 곳이 패션의 거리라고 불리는 부산 광복동이기에 어릴 때부터 패션에 대해 관심이 많았어요. 그런데 어쩌다 보니 개발자가 돼 있네요.

 

 

아무리 그래도 이런 아기자기한 게임보다는 액션게임을 좋아할 것 같은데요?

 

맞아요. 어릴 때부터 즐겨 하던 게임은 좀더 과격한 장르죠. 지금도 <엘더스크롤>이나 <바이오쇼크>같은 코어한 게임을 좋아합니다. 사실 게임 개발의 시작은 PC 온라인 게임이었어요. 10년도 훨씬 전이지만 당시에도 MMORPG 열풍이 불었었거든요.

 

게임을 좋아해서 처음에는 즐겁게 일을 시작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힘들어지더라고요. 열풍이란 말은 다시 말하면 대부분 다 똑같은 게임을 만들고 있다는 얘기잖아요. 주야장천 남자들이 좋아하는 MMORPG만 만들고 있으니 점점 염증이 생기더라고요. 이대로는 못 참겠다, 싶어서 뛰쳐나왔죠.

 



 

그렇다고 바로 회사를 차리신 건 아니었어요.

 

지금은 서비스를 종료한 <바닐라캣>을 개발한 나비야 엔터테인먼트의 총책임자로 있었어요. 소셜 네트워크 게임(이하 SNG)이라는 말이 생겨나기 전부터 소셜성을 강조한 게임이죠. 패션을 주제로 한 여성향 게임으로, 노크노크 처녀작 <패션시티>의 원형이라고 보시면 돼요. 디자이너나 모델, 상인이 되어서 자신만의 패션을 연출하는 데 그 안에서 친구들과의 교류가 필요하죠.

 

콘셉트도 분명하고 소셜이라는 획기적인 콘텐츠를 내세웠지만, 당시에는 ‘PC 온라인 소셜게임이라는 장르가 막 시작하는 단계였기 때문에 주목을 못 받았어요. 그 때는 성공하지 못했던 이유를 몰랐는데, 이후 페이스북의 게임들이 유행하는 걸 보면서 깨달았죠. ‘소셜 게임은 이렇게 만들어야 하는구나!하고.

 

<바닐라캣>은 자체 개발한 통신 시스템을 통해 게임 내부에서 소셜 기능을 해결하려고 시도했는데, 페이스북은 반대로 소셜 플랫폼 위에 게임을 올린 거예요. 게임을 위해서 새로운 통신 시스템을 사용하는 건 어렵지만, 내가 사용하고 있는 SNS에서 내 친구들과 함께 게임을 하기는 쉽잖아요.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자마자 당시 <바닐라캣> 프로젝트를 함께했던 프로그램 팀장님과 넥슨에서 <넥슨별> 그래픽 파트장을 맡고 있던 아내와 함께 노크노크를 설립하게 됐어요. 지금이야 SNG가 하나의 장르로 정착될 만큼 인기가 있었지만 노크노크가 시작할 때만 해도 생소했던 분야였기 때문에 경쟁력이 될 것으로 생각했어요. 그때부터 SNG라는 한 우물을 파기 시작했죠.


 

박 대표가 직접 인테리어 한 휴게 공간. 그는 장식장 한 가득 피규어를 장식하고 싶다고 밝혔다.

 


캐주얼 게임 유저는 ‘신인류’, 일반 게이머와 다르다.


<패션시티> <아이러브스타일>패션이라는 공통점이 있어요. 대표님이야 어릴 때부터 이 분야에 관심이 많지만, 직원들은 아닐 것 같은데요?

 

남자들이 패션에 관심을 두고 유행을 좇는다는 게 쉽지는 않죠.(웃음)  그래서 노크노크는 남녀 비율이 반반이에요. 일단 실질적인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디자인 팀은 모두 여자고, 프로그래머도 다른 회사에 비하면 여자들이 많은 편이죠. 덕분에 자료 수집이나 디자인과 같은 건 제가 직접 나설 일이 거의 없었어요.

 

대신 소셜게임을 플레이하는 캐주얼 게임 유저들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캐주얼 게임 유저는 기존 게이머들과 다른 부류의 사람들이에요. 노크노크 내부에서는 이들을 신인류라고 불러요. <바닐라캣> 개발하면서 직접 부딪치고, 페이스북 게임의 성장 과정을 연구하면서 깨달은 신인류는 기존의 콘솔 PC 온라인 게이머들의 공식에 맞지 않는다는 점이었어요.

 


3명으로 시작한 노크노크는 <패션시티> 성공 후  현재 40여 명의 직원이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신인류와 일반 게이머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일단 신인류들은 매우 현실적이에요. 다시 말해 판타지를 좋아하지 않아요. 게이머들 마음속에는 우주와 같이 어릴 때부터 차곡차곡 쌓여있는 동경의 세계가 있는데, 신인류들은 이런 것에 관심이 없죠

 

최근 인기리에 방영 중인 <별에서 그대>라는 드라마를 보면 외계인이 등장하잖아요. 우리가 사는 세상 속에서 남자 외계인이라는 설정 정도면 충분하지, 이들은 이상은 기대하지 않아요. 판타지 요소 자체를 거부하지 않지만, 그저 양념같이 가미 되는 정도만 수용할 뿐이죠.

 

관계 중시해요. 관계라는 것도 현실적인 관계를 좋아하죠. 불특정 다수의 보이지 않는 관계보다는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게 내가 어떻게 보이고 어떻게 살고 있고 무엇을 했는지 보여주는 선호해요. 그리고 내가 즐거운 ’, ‘지금 나에게 필요한 지갑을 여는 게이머와 달리, 특정 콘텐츠가 누군가에게 자랑할 있는 정도라면 돈을 쓰는데 아끼지 않아요. 소비의 기준이 완전히 다른 거죠.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게임 개발자는 남자가 훨씬 많고, 대부분 코어한 RPG 좋아하는 사람들이에요. 이들에게 독특하고 깊이 있는 게임을 만드는 일도 어렵지만, 신인류를 포용한 쉽고 대중적인 게임을 만드는 더욱 어려운 일이죠

 

그래서 캐주얼 게임 장르를 파고 있는 우리에게 기회가 있다고 생각해요. 신인류의 감성을 이해하고, 이들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만드는 노하우가 바로 노크노크의 특장점이죠항상 개발자들에게 유행 대한 이해를 강조하고 있어요

 

극단적으로 신인류는 골방에 박혀서 게임만 좋아하는 당신들보다 훨씬 진화한 사람들이야!” 라고 말하기도 해요. 기분 나쁠 수도 있지만, 이게 노크노크가 나아갈 방향이니까요.

 


패션이라는 콘셉트는 여성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페이스북 게임 출시를 위해 개발했던 <패션시티> 싸이월드를 통해 국내에서 출시돼 150 명의 회원을 모으며 크게 주목 받았다

 

 

<패션시티> <아이러브스타일>이 최신 패션 트렌드를 담고 있는 것 외에도 신인류의 감성을 자극할만한 요소가 있었을까요?

 

<패션시티> 여성이 좋아하는 소재로 시선을 끌었던 사실이에요. 콘셉트는 탁월했지만, 콘텐츠 볼륨이 풍부하지는 않았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아이러브스타일>에서는 스토리 강조했어요. SNG 장르 특성상 스토리에 몰입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아요. 따라서 스토리가 게임으로 이끄는 절대적인 요인이 수는 지만, 뒷면에 숨어있는 스토리는 게임의 몰입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죠.

 

어떤 이야기가 좋을까 고민하다가 일명 막장 드라마 담았어요.(웃음) 복잡하고 수준 높은 우리만의 리그가 아니라, 주말 드라마나 아침 드라마 수준이에요. 뭔가 B 같아 보일 있는 위험도 있지만, 막장 드라마는 욕하면서도 계속 찾게 되는 마력(?) 있거든요

 

실제로 유저들에게 반응도 좋았고요. 노크노크 기획팀에는 이런 스토리를 쓰는 사람이 둘이나 있어요이번 출시한 신작에서도 스토리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베이커리 카페를 배경으로 게임인데, 안에서 나올 있는 모든 이야기는 담겠다는 각오로 프로젝트를 진행했죠. 

 

SNG 처음 만들어본 아니므로, 기존에 모자랐다고 생각했던 부분을 채워 갔어요.

 


후속작 <아이러브스타일> 출시 된지 3개월이 지난 지금도 꾸준한 매출을 보이며 안드로이드 매출순위 50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해피해피 브레드> 는 ‘최종 보스’, 노크노크 트릴로지 만들겠다


, 신작 이야기로 넘어가보죠. 이번에도 경영 SNG에요. 다만 전작들과는 달리 패션이라는 주제가 사라졌네요?

 

노크노크의 신작 <해피해피 브레드>는 앞서 말했듯이 이번에는 베이커리 카페를 배경으로 한 경영 게임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소셜 게임이고요. 제일 잘하는 분야이니까요.(웃음전작과 차이가 있다면 패션이나 뷰티 여자들 주로 좋아하는 범위를 벗어나 누구나 흥미를 느낄  있을만한 콘셉트에요

 

<아이러브커피> 흥행 요소 하나는 남성유저가 함께할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노크노크에서도 유저 층을 넓히기 위해 노력했어요. 게임 자체는 여전히 가볍고 캐주얼 하지만, 여성의 전유물이 되지 않도록 타깃을 확장했다고 보면 돼요.

 

 

하지만 시스템 상으로는 전작은 물론, 지난해 하반기에 쏟아져 나온 경영 SNG 차별점이 없어 보이는데요?

 

기본적인 흐름을 바꾸는 것도 개발사의 역할이겠지만 우리는 쉬운 게임을 만드는 회사에요. 새로운 걸 만들겠답시고 뭔가 어려운 방향을 잡거나, 게임의 자체가 복잡해지는 것은 원하지 않아요. 결국 있는 나머지 것들을 극대화하는 것이었죠.

 

예를 들면 연출을 극대화하는 방법이에요. <해피해피 브레드>에는 현재 수십 종류의 빵이 등장하는데, 밀가루를 던진다든지, 크림을 짠다든지, 토핑을 올린다든지 빵의 종류마다 조리하는 동작이 달라요. 온라인 RPG에서도 요리하는 장면을 그렇게 하나하나 묘사하지는 않았을 거예요. 내부적으로 우린 미친짓 하고 있다 얘기하고 있다니까요. (웃음)

 

물론 효과 넣었다고 차별화가 되느냐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어요. 그래서 더욱 미친 듯이 넣어봤죠. ‘요만큼다를 때는 차별화에 틀에서 충분히 얘기할 없겠지만, 요만큼 깊이가 생기면 특징으로 거듭날 있다고 생각해요.

 

<반지의 제왕>이라는 소설이 영화로 재탄생 , 원작 스토리는 살리면서 컴퓨터 그래픽의 깊이가 완전히 다른 콘텐츠로 만들어 냈잖아요. 우리 하고 싶은 것도 그런 거예요. SNG 쉬운 게임성을 유지하면서 뭔가 근사한 걸 만들어보자. 하지만 복잡하게 3D 내세우거나 정보량을 늘려서 유저가 어려움을 느낀다면 노크노크의 방향과 다르게 되거든요. 고민 끝에 요리하는 동작을 그대로 묘사하는 표현법을 찾은 거죠.

 

 

<해피해피브레드 for Kakao> 게임 소개 영상 

 

 

과거부터 현재까지 여전히 경영 게임을 만들고 있어요. 노크노크는 우물만 파는 건가요?

 

맞아요. 처음 회사를 세우고 <패션시티> 개발할 때부터 노크노크의 게임이 고객에게 있는 가치는 전략적이고 복잡한 것이 아니라, 스트레스받지 않고 일상에서 소소하게 느낄 있는 즐거움이었어요. 앞으로도 계속 그럴 거고요.

 

수많은 캐주얼 게임 중에 경영게임을 3연속 내놓는 이유는 우리가 하는 걸 우주 최고 잘하고 싶은 욕심인 거죠. 남들이 보기엔 똑같은 게임으로 보일 있지만, 만드는 입장에서는 <패션시티> <아이러브스타일> 그리고 <해피해피 브레드>까지 하나하나 의미가 있는 게임이에요. 다른 콘셉트를 가지고 있고, 게임마다 노크노크의 다른 역량을 묻어나고 있죠.

 

유행을 따라가면서 게임을 만들다 보면 개발자의 역량과 회사 수준이 발전하기도 전에 끊겨버려요. 다행히 노크노크는 운이 좋아서 처음 시작한 장르가 유행을 타지 않고 있어요. 좋은 기회가 주어진 만큼 장르에서 끝판왕 되고 싶어요. 궁극적인 목표는 <배트맨> 시리즈와 같은 노크노크 트릴로지 만드는 겁니다.

 




 

 

개발자로서 <엘더스크롤>같이 좋아하는 RPG 만들고 싶은 욕심은 없어요?

 

그건 은퇴하고 만들면 되죠. (웃음저도 개발자로서 하고 싶은 많지만, 노크노크가 만드는 게임들도 충분히 업계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사명의식도 있고요. 장르를 통해 고객에게 주고 싶은 가치를 최우선으로 해서, 노크노크가 있는 장르의 게임을 계속 만들 예정입니다

 

이런 보람을 느끼면서 수익을 내고 싶어요그러기 위해선 이번 2014년은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하는 원년이 돼야. 상반기 <해피해피 브레드> 이후 3종의 게임이 나올 예정이에요

 

<패션시티 2> 개발 마무리 단계에 있고요, 육성 게임과 <심즈> 같은 게임도 준비 중이에요. 모두 지금까지 해온 SNG 장르인 만큼 나은 서비스를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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