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 ID/PW 찾기

기획/특집

2024년, 저평가받은 FPS 중 하나가 업데이트를 했다

아직도 업데이트 중인 '에코 포인트 노바'

김승주(사랑해요4) 2025-04-16 17:52:40
"2024년 과소평가된 오픈 월드 호버보드 FPS가 무료 업데이트를 진행했습니다."

지난 13일, 인디 FPS <에코 포인트 노바>에 새로운 업데이트가 적용된 가운데, 해외 유명 게임매체 'PC 게이머'는 내용을 소개하며 위와 같은 제목을 붙였다. 2024년 9월 해외 인디 게임 개발사 '그레이락 스튜디오'에서 출시된 이 게임은 현재도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3월에는 새로운 무기와 무기 교체 시스템 등을 추가하고, 4월에는 FPS에 빼놓을 수 없는 무기 '더블 배럴 샷건'을 추가했다.

이 김에 <에코 포인트 노바>를 한번 소개해 보려고 한다. 기자도 위 평가에 대해 동의한다. 원래는 출시 전부터 인상 깊게 본 게임이라 곧바로 리뷰를 다루려 했으나 너무 바쁜 탓에 깜빡 잊어버려 제때 다루지 못했다. 추후에 플레이를 하긴 했으나, 이미 출시 후 너무나 시간이 지나 이미 지나간 게임에 대해 좋은 게임이라 한들 타이밍을 놓쳐 별도로 다루지 못했었다

FPS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 <에코 포인트 노바>는 정말 좋은 게임이다. '저평가'라고 하기엔 이미 스팀에서 '압도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유지하고 있지만, 게임이 조금 더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FPS만 개발하는 인디 게임 개발사가 만들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모습'에 다다른 느낌이다. 오늘 그 이유를 소개하고자 한다. /디스이즈게임 김승주 기자




# <타이탄폴>의 느낌에 <둠>을 곁들인


"<타이탄폴>이 <둠>을 만났을 때"

FPS의 '하이퍼 플레이' 동영상 촬영을 전문으로 하는 유튜버 Oyff는 <에코 포인트 노바>를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개발사 측에서도 꽤 마음에 들었는지 이 문구를 공식 출시 트레일러에 인용했다. 게임의 스타일을 잘 표현한 문구이기 때문. 

아래의 동영상을 보면 바로 이해가 갈 것이다. 여담으로 이 유튜버는 이 동영상 덕분인지 개발사의 공식적인 지원을 받아 편집된 게임플레이를 추가로 업로드하기도 했다.




<에코 포인트 노바>는 '하이퍼 FPS'의 감각을 추구한 게임이다. 정신 없이 빠르게 움직이며 적을 처치해야 한다. FPS를 다룰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게임의 움직임이나 총을 쏘는 감각이 어떻느냐를 의미하는 '건플레이의 감각'인데, 전반적으로 <타이탄폴>의 무기 발사와 벽을 타고 움직이는 이동의 감각에 <둠>(2016)과 같은 전투 감각과 맵 디자인을 합친 듯한 모습을 보인다.

사실, 마니아라면 알겠지만 스팀에 이런 빠른 속도의 싱글플레이 FPS를 추구한 인디 게임은 상당히 많다. 대표적으로 <Trepang> 시리즈나, "성관계를 하는 것보다 (이 게임을 하는 것이) 더 좋다"라는 역사에 남을 찬사를 받은 <울트라킬>을 꼽아볼 수 있을 것이다. 이 게임들은 보통 고전 하이퍼 FPS의 틀을 따르고 있다. 맵은 좁거나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고, 이런 맵을 오가며 어떻게 효율적으로 적을 처치할지에 집중한다.

반면, <에코 포인트 노바>는 단순히 좁은 맵에서의 빠른 감각의 화려한 전투만을 추구하지는 않았다. 이 게임은 '오픈 월드'다. 하나의 넓은 평야가 펼쳐져 있는 것은 아니고 거대한 하늘 같은 지역에 좁은 섬들이 둥둥 떠 있는 방식이긴 하지만, 여기에 이동의 자유를 추가해 색다른 재미를 더했다.


이 게임의 맵은 보통 이렇게 생겼다. 맵을 오가는 재미가 있다.


게임의 핵심 매커니즘 중 하나는 '호버보드'다. 그냥 사용하거나, 벽에 붙어 별도의 버튼을 누르면 플레이어는 곧바로 가속력을 얻으며 호버보드를 타고 이동한다. 이 호버보드에는 자성이 있어서, 수직으로 된 벽에 붙어 사용하면 곧바로 중력 따위 무시해 버리고 벽을 타고 올라간다. 호버보드를 타고 '2단 점프'를 하는 행위 등을 통해 가속을 얻을 수도 있다.

<에이펙스 레전드>를 해 봤다면 익숙할 '그래플링 훅'도 존재한다. 사용은 더 쉽다. 출시 초기 <에이펙스 레전드>의 '패스파인더'를 생각하며 그래플이 끊기는 각도를 막고자 화면을 비틀 필요 없이, 적당히 보이는 벽에 발사만 해도 곧바로 훅이 걸리며 빠르며 이동한다.

이 두 가지를 합치면 <에코 포인트 노바>는 플레이어의 컨트롤 여부에 따라 정말로 빠른 속도의 수준의 움직임이 가능하다. 컨트롤이 미숙하다고 해서 가속력이 빠르게 감소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게 이동이 가능해?" 싶었던 것들도 전부 가능하다. 아까 <에코 포인트 노바>의 맵은 거대한 하늘에 외딴 섬들이 별도로 둥둥 떠다니는 형태로 만들어져 있다고 언급했는데, 이 섬과 섬을 그대로 넘어갈 수도 있다. 

아무리 가속을 받아도 닿지 않을 거리라면? '구름'에 그래플링 훅을 사용하면 된다. 이 게임에선 그게 된다. 주위에 지형이 없다면? 로켓 런처를 발사하고, 날아가는 투사체에 그래플링 훅을 걸어도 된다. 이 로켓 런처를 사용해 이동하는 방식은 게임 내에서 상당히 유용하게 쓰인다.


대놓고 구름에 훅을 걸 수 있다고 알려 준다.

로켓을 발사하고 그 투사체에 훅을 걸 수도 있다. 실전적으로 유용하다.
이 게임이 처음 선보인 모습은 아니지만, 그래도 가능한 게임을 만날 때마다 반갑다.


그렇다 보니 메인 퀘스트는 지정된 구역에 가서 아이템을 찾거나 대화 로그를 보는 방식으로 주로 진행되는데, 게임을 시작하고 신나서 생각 없이 마구 진행하다 보면 메인 퀘스트의 진행을 깜빡 잊고 저 멀리 가버릴 수 있다. 기자도 그랬다. 게임에서 주어진 목표가 더 이상 진행되지 않아 정신을 차리고 탭 키를 눌러보면, 메인 퀘스트가 요구하는 장소는 이미 멀리 뒤처져 있다.

좌절할 필요는 없다. 이 게임에는 '빠른 이동' 시스템이 존재한다. 이미 클리어한 전투 구역이나 지역의 중심은 지도에서 버튼 하나를 눌러 곧바로 아주 약간의 로딩으로 이동할 수 있다. 

빠른 이동 시스템 하나 가지고 호들갑을 떤다고 할 수 있는데, 보통 이렇게 빠른 움직임을 추구한 게임은 이 부분을 놓쳐 종종 귀찮아지는 경우가 있다. <에코 포인트 노바>의 개발자는 이걸 놓치지 않은 것이다. 개발자의 사소한 관심에 마니아는 감동한다.

<에코 포인트 노바>의 맵


# '고인물 행세'에서 오는 즐거움


FPS 마니아라면 프로나 스트리머가 부럽지 않은 수준으로 이동하며 '장례식장에서 틀 만한' 멋진 하이라이트를 뽑는 꿈을 한 번쯤 꿔 봤을 것이다. 


<에이펙스 레전드> 같은 게임을 보면, '탭 스트래이핑'이라는 기술(가속도를 잃지 않고 90도를 꺾거나 벽을 타는 기술)을 실전에서 물 흐르듯이 운용하며 상대를 농락하며 처치하는 멋진 동영상을 한 번쯤은 봤을 것이다. <퀘이크> 같은 게임을 보면 복잡한 맵을 자기집 안방마냥 빠른 속도로 움직이며 적을 처치하는 고수의 프랙 무비를 봤을 것이다.


현실은 녹록치 않다. 'FPS 고인물'의 플레이는 정말로 따라하기 어렵다. 올드 게이머라면 떨어진 반응 속도를 탓하며 나이를 야속하게 여길 수밖에 없다. 게임의 전적창에서 KDA이 20이 넘어가는 모습을 꿈꾸지만, 정작 1를 유지하기도 버겁다. <에이펙스 레전드>의 경우 탭 스트레이핑을 하며 에임까지 정확히 조준하기 위해서는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하지만 <에코 포인트 노바>는 싱글플레이 게임이라는 점을 응용해, 간편한 조작으로 이런 '고수의 움직임'을 느껴 보며 적을 처치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 에임의 경우에는 어시스트 기능이 있다. 


이 게임에서 중요한 것은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주어진 상황을 응용해 '어떻게 적을 멋지고 화려하게 죽일 것이냐'다. 이 점에 대해 행동에 대한 랭크를 매기며 플레이어의 실력을 평가하지도 않는다. 플레이어의 순전한 자기만족에 달렸다.


클리어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멋지고 화려하게 적을 죽일까'다.


여기에 퍽 시스템을 통해 '더 멋지게 적을 처치하는 방법'을 마련해 놓기도 했다. 일정 조건을 만족하면 '불릿 타임'을 원하는 타이밍에 발동시켜 느려진 화면에서 적을 더 쉽게 조준할 수 있도록 한다거나, 공중에서 지상으로 즉시 떨어지며 충격파를 발생시킨 후 상대방을 날려 보낼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권총 무기군을 사용할 때 '택티컬 리로드' 버프를 받아 재장전 속도를 빠르게 할 수도 있다.

그래플링 훅을 적에게 사용하면 적을 무방비 상태로 공중에 날려보낼 수 있다. 바닥에 깔아 자신의 이동 속도를 증가시키거나, 닿으면 공중으로 떠오르는 장판을 생성하는 수류탄을 사용해볼 수도 있다. 이것을 응용해 천장이 있는 지역에서, 적의 발 밑에 떠오르는 장판을 설치한 후, 떠오른 적에게 곧바로 유탄을 발사해 '에어샷'을 시도할 수도 있다.

적들도 '맛있게' 공격을 접수해줄 준비가 되어 있다. 게임을 진행하면 '자신 주변에 원형의 쉴드를 전개하는 적'이나, '반드시 머리에 있는 환풍구를 공격해야 빠르게 처치할 수 있는 2족 보행 로봇', '똑같이 호버보드를 타고 이동하는 적', '엄청 큰 공중 건쉽'과 같은 적들이 나온다. 이런 적을 어떻게 공략할 것인지를 정해 놓는 것도 게임의 즐거움이다.





가령 거대한 이족 보행 로봇 같은 경우는 RPG나 유탄류 무기를 두 번 발사해 손쉽게 처치할 수 있지만, 공중으로 올라간 후 마치 <타이탄폴 1>에서 '로데오'(로봇 머리 위의 약점에 올라타, 총을 발사해 공격하는 특수 기믹)을 하듯이 격파할 수도 있다. 실제로 로봇을 폭파한 후 하늘로 밀려나는 그 감각이 정말 유사하다.


몇몇 중간 보스는 아예 극한의 '낭만'을 추구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사막에서 돌아다니는 거대한 기차를 호버보드로 타고 쫓아가, 열차의 처음부터 끝까지 이동하며 '코어'를 하나하나 파괴해 격파하거나, 공중을 떠 다니는 로봇에 올라타 구역을 하나하나 공략할 수 있다. 정말로, FPS를 하며 상상하거나 원했던 모든 것들은 대부분 이 게임 안에 준비되어 있다.


거대한 공중 기지와의 전투. 지역의 코어를 하나씩 부술 때마다 면적이 줄어드는데, 이 때문에 공략하는 재미가 있다.


# 자연스럽게 플레이어를 탐험으로 이끄는 게임 구조

적들도 호락호락하게 당하지는 않는다. 주인공에게 빠르고, 다양한 방식의 이동 기믹이 부여된 만큼 적의 총알을 몇 발 맞으면 곧바로 죽음의 위기에 몰린다. 화려한 처치에 집착하다 보면 후반 스테이지에서는 리트라이를 경험할 수 있다.

플레이어는 여기서 자연스럽게 '탐험'에 눈을 돌리게 된다. 튜토리얼에서 자연스럽게 설명해 주는 부분이지만, 이 게임은 여러 숨겨진 지역을 찾거나 개별 스테이지를 클리어함으로써 새로운 기믹을 배우고 주인공에게 장착할 수 있는 특전의 개수를 늘리거나, 맵 곳곳에 위치한 수집 아이템을 획득해서 캐릭터를 강화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무기군을 찾을 수도 있어 전투의 다양성을 늘리기 위해서도 탐험은 중요하다.


탐험을 통해 메인 퀘스트 외의 지역을 찾고, 해당 구역에서의 전투를 클리어해 보상을 받을 수 있다.

특전을 많이 장착하려면 여러 곳을 탐험하고 전투 미션을 완료해야 한다.


사실 이런 게임에 탐험이라는 요소는 자연스럽게 붙이기 조금 어렵다고 생각한다. 탐험을 통해 여러 기믹이나 스킬을 배워야 한다면 "전투를 싶은데 탐험을 인질 잡고 강제한다"는 불평을 듣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게임은 신나게 전투를 즐기다가 지치는 순간 플레이어가 자연스럽게 탐험으로 나아가도록 해 놓았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게임의 이동 방식이 상당히 쾌적하고 신이 나기에 탐험을 해야 한다는 것이 그렇게 불편하거나 귀찮지도 않다.

그리고 이 게임에는 벽을 파괴하는 기믹도 존재한다. 대부분의 벽이나 바닥은 폭발류 무기를 발사하거나 근접 무기인 '망치'를 내려찍는 것으로 파괴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땅을 파고 들어가다가 숨겨진 지역을 발견하기도 하고, 전투 도중 벽을 파괴함으로써 적을 공격하는 새로운 각도를 만들어낼 수 있다. 못 지나가는 벽이 있다면 땅굴을 파서 우회할 수도 있다. 이런 기믹을 활용해 종종 숨을 돌릴 수 있는 퍼즐 구간이 등장하기도 한다.


<마인크래프트> 처럼 열심히 땅을 파서

길을 우회하거나 숨겨진 구역을 찾아낼 수 있다.


즐거움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커스터마이징'이나 탐험을 통해 플레이어가 장착할 수 있는 '모자'를 얻을 수 있다. 팀 기반의 하이퍼 FPS 장르 대표주자인 <팀 포트리스 2>에서 주요 치장 수단이 모자임을 생각하면 재미있는 부분이다. 무기에는 도색을 할 수도 있는데, 해당 무기로 적을 많이 처치할 수록 다양한 도색이 해금된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경우에는 핑이 높아 움직임이 자주 끊기지만 친구와 함께 최대 4인의 멀티플레이 코옵을 즐길 수도 있다. 다수의 플레이어와 코옵을 할 경우 스케이트를 타고 이동할 때 남는 궤적이 화려해 제법 볼 만하다.


종종 퍼즐이 주어지기도 하는데, 곳곳에 숨겨진 버튼을 모두 파괴하면 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호버 보드를 타고 이동하며 장애물을 피하는 기믹이 등장하기도 한다.

코옵 플레이어마다 호버 보드의 색깔이 달라 제법 화려하다.


# 취향에 맞는다면 정말 즐겁다.


지금까지 온갖 미사여구로 <에코 포인트 노바>를 설명했는데, 이 게임은 정말 그럴 가치가 있는 게임이다. 플레이 동영상에서부터 보이는 화면의 시야각, 무기의 생김새, 재장전 모션, 발사 감각만 보아도 개발진이 FPS에 꽤 진심인 사람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곧바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정말로 '인디'라는 모토를 잘 살린 즐겁고 멋진 FPS다. 2024년 플레이한 인디 게임 중 가장 즐거웠었다.


수집 요소를 무시했을 경우 게임의 플레이타임이 10시간 정도로 길지 않다는 것은 단점이라 할 수 있지만, 이 게임의 모토 자체가 빠르고 자유로운 이동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분량을 늘리기 힘들다는 것을 이해해줄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런 감각으로 '짧고 굵은 임팩트'를 주는 게임이 분량이 너무 길면 하는 사람이 지친다.


<에코 포인트 노바>는 스팀에서 2025년 4월 27일까지 -33%의 할인을 통해 1만 8천 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FPS를 좋아한다면 한 번 플레이해 보시길 바란다.




최신목록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