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본능’이다.
게임은 인간의 본능 중 하나인 '파괴 욕구'를 해소하는데 최적의 엔터테인먼트다.
나는 폭력적인 게임이 좋다. <둠> <둠2>가 휩쓸었던 90년대 초반에는 소위 ‘죽여주는’ 파괴물이지 적지 않았다. ‘파괴 본능’은 인간의 주요한 본성 중 하나다. 그리고 그것을 자극하는 게임.
사회가 생기고 법이 생기면서 사람들은 ‘동물’로서 자신의 ‘피에 대한 갈망’을 채우지 못하게 됐다. 그래서 사람들은 액션 영화를 통해서 대리만족을 하고 열광을 한다.
하지만 ‘단방향’ 엔터테인먼트인 영화가 모든 것을 해소해 줄 수는 없다. 본능의 욕구를 해소해주는 것은 영화보다 게임이 제격이다. 그런 본능에는 폭력과 섹스 같은 원초적인 것도 있고, 사랑과 감동 같은 감정적인 것들이 있다.
<심시티> 같은 게임도 한참 빠져서 플레이 했는데 결국 클라이막스는 성공한 도시를 만든 뒤 파괴하는 것이었다. 이른바 ‘부수기 위해서 열심히 쌓았다…’는 이야기다.
많은 게임 장르 중에서도 파괴 본능을 가장 잘 해소해주는 것이 1인칭슈팅(FPS) 게임이다. 나도 여느 명작 FPS 게임처럼 튀기는 사실적인 액션물을 만들고 싶은데… 국내 정서상 사실 힘들다.
<리니지2>도 제작중간에 ‘사지절단’과 같은 하드고어(hardgore) 연출 코딩을 직접 해보기도 했다. 예를 들면 ‘사냥할 때 몬스터의 사지가 절단되면서 절명한다’는 식이다. “한번 넣어볼까?”란 나의 말에 팀원들 모두 “미쳤냐~”며 뜯어 말린 기억이 생생하다.
그렇다고 무조건 잔혹하기만 하면 되는 것은 아니다. ‘파괴의 재미’가 게임의 완성도로 연결될 때만 ‘잔인한 액션’은 용납될 수 있다. 이런 면에서 매우 즐겨했던 게임이 <룬>이나 <GTA> 시리즈였다. 사실 <GTA>는 엄청난 상업적 성공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평가절하된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단순히 ‘폭력적인 게임’이라고 평가하지만 나는 처음에 <GTA>를 접해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아! 이렇게 까지 자유롭게 상황을 제공할 수도 있구나…’란 생각을 했다. 정말 대단한 게임이다.
계속 이야기했든 앞으로도 만들고 싶은 게임 장르는 우선적으로 액션물이다. 이른바 ‘18금 폭력액션물’. 역시 액션의 원초적인 의무감은 타격감이다. 처절한 액션게임 못지않게 피 튀기는 영화도 좋아한다. 샘 레이미 감독의 <이블 데드> 시리즈를 좋아한다. 피터 잭슨 감독의 옛날 영화들(<데드 얼라이브> <프라이트너> 등)도 즐겨본다.
액션 다음으로 ‘스피드’에 대한 본능을 충족시켜주는 장르인 레이싱을 만들어보고 싶다. 만일 나중에 다시 온라인RPG를 만든다면 <GTA>의 세계관과 게임철학에 많은 영향을 받을 것 같다. 역시 게임은 ‘본능에 충실할수록’ 그 역할을 다 한다는 생각이다.
스페셜칼럼의 일부 콘텐츠가 DB 오류로 삭제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본문은 모두 복구했지만, 일부 글의 댓글은 복원할 수 없었습니다. 칼럼니스트와 유저 분들께, 깊이 사과 드립니다. 향후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본 게시물은 삭제됐다 복원된 글입니다. (복원일자:2010-07-28) /운영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