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략 장르의 대표 IP인 <문명> 시리즈의 최신작이 사전 플레이 단계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았다.
<문명 7>은 오는 12일 정식 출시 예정이다. 현재 '디럭스 에디션'과 '파운더스 에디션' 구매자들은 게임을 한발 앞서 플레이할 수 있다. 각각 11만 8,900원, 15만 4,900원의 고가에 판매되는 두 에디션의 특성상, 현재 플레이어 대부분은 시리즈의 열성 팬으로 추정된다.
이들 중 긍정과 부정의 평가는 반반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현재 스팀 플랫폼에 등록된 4,900여 개의 리뷰 중 게임 추천 비율은 47%에 그치고 있어 부정 평가가 살짝 앞서 있다. 특히 <문명> 시리즈의 적극적인 팬 층의 평가라는 부분에서 의미심장하다.
<문명 7>은 최초 정보 공개 이후 지속적으로 기존 팬들의 우려를 사왔다. 시리즈의 핵심 콘셉트를 처음으로 벗어났기 때문이다.
기존 <문명> 시리즈는 하나의 문명을 선택해 캠페인이 끝날 때까지 플레이하는 것을 기본 전제로 삼았다. 그러나 이번 작품에서는 시대가 전환될 때마다 이전까지의 진척도 대부분이 사라지고, 새로운 문명을 선택해야 한다. 이전 문명의 성과에 따라 선택 가능한 문명이 달라지지만, 이때의 인과적 연결이 설득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다만 주목할 만한 점은 현재 유저들의 불만이 이러한 시스템 변화보다는 게임의 기본적 완성도에 조금 더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스팀 플랫폼의 부정적 리뷰들을 보면, 대다수가 우선적으로 UI의 품질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또한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기능들이 많은 부분 누락되어 게임이 '미완성 상태'로 느껴진다는 의견이 많다. 예컨대 매치 시작 시 설정할 수 있는 커스텀 옵션이 이전 작품들에 비해 현저히 줄었고, 기존에 지원되던 단축키 커맨드가 여러 개 제거되었다는 점이 지적된다.
새로운 게임플레이 룰에 대한 비판도 물론 제기됐다. 각 시대별 플레이 시간이 200턴으로 제한되어 매우 짧아졌고, 다음 시대와의 단절이 심화되면서 이전 작품들이 제공하던 깊이 있는 게임플레이가 불가능해졌다는 점이 주요 비판 대상이다.
한편 '일반 버전' 구매자들의 게임플레이가 시작되는 12일 이후의 게임 평가 변화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재의 평가는 가장 엄격한 잣대를 가진 골수팬들의 평균적 시각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전통 탈피'나 기타 품질 저하에 대한 부정적 감상이 평가에 조금 더 민감히 반영됐을 것으로 보인다.
시리즈 전통에 익숙하지 않은 신규 유저라면 47%의 평가자가 언급하고 있는 게임의 장점에 더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이전 작품들과의 연관성을 배제한 채, 독립된 작품으로 평가할 때 호평할 만하다는 의견이 현재도 눈에 띈다. 높아진 접근성과 다양해진 전략에 대한 호평도 찾아볼 수 있다. 평점 종합 사이트 메타크리틱에서 집계한 매체 리뷰의 평균 점수는 81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