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산 게임의 허위 광고가 다시 한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러한 허위 광고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게임 다운로드를 유도하기 위해 실제 게임과 무관한 장면을 게임플레이인 것처럼 속이거나, 다른 게임의 플레이 영상을 무단으로 도용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인스타그램에서 보이는 허위광고 중 시프트업의 PS5 게임인 <스텔라 블레이드>의 편집된 플레이 영상이 광고 도용된 것이 대표적이다. 해당 광고를 클릭하면 전혀 관계없는 SPGAME의 '귀신과 함께' 플레이스토어 페이지로 연결된다. 이 게임사는 과거에도 유사한 허위 광고를 여러 차례 게재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중국산 게임의 인스타그램 허위광고 예시
<스텔라 블레이드> 인 줄 알고 광고를 누르면, 전혀 엉뚱한 게임의 플레이스토어 페이지가 나온다.
이런 허위 광고는 2024년 연말 들어 다시 한번 급증하는 모양새다. 한 예시로 1월 21일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나 혼자 만렙 삼국>이 있다. 해당 게임은 유튜브에 게임과 일절 관련 없는 자극적인 동영상을 광고를 적극 내걸고 있어 악명이 높다.
사실, 중국산 게임의 허위 광고 문제는 지난 몇 년 전부터 꾸준히 문제되어 왔다. 국내 게임의 리소스를 자사 게임의 광고를 위해 적극 도용하고 있기도 하다. 최근에는 생성형 AI를 이용한 허위광고도 증가하고 있다.
한 예로 지난 2024년 레니우 게임즈의 <I9 인페르노 나인>이나 킹넷의 <블러드헌터: 도깨비전>은 넥슨의 <히트 2> 캐릭터 리소스를 무단 사용한 광고 동영상을 내보냈다. 넥슨은 해당 광고 확인 직후 플랫폼을 통해 저작권 침해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런 광고의 추세를 따라가 보면 업체마다 정해진 방식이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선정적인 음향과 영상을 이용한 자극적인 콘텐츠, 언리얼 엔진 5로 구현했다고 주장하는 허위 그래픽, 국내외 주요 콘솔게임의 플레이 영상을 편집해 UI만 변경 후 자사의 게임으로 위장하는 형식이다.
<테라> 아트를 교묘히 도용한 이 광고를 클릭하면...
전혀 관계없는 웹 게임으로 연결된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러한 게임들은 대부분 틱톡,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의 SNS 플랫폼에서만 볼 수 있다.
자극적인 광고로 클릭을 유도하고, 상대적으로 심의나 광고 정책상 허위 과장 광고임을 걸러내기 힘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도자료나 네이버 게임 공식 라운지에서는 허위 이미지나 광고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언리얼 엔진 5를 사용했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나 혼자 만렙 삼국>의 유튜브 광고
당연히 실제 게임의 모습은 위 사진과 전혀 관계없다. (출처: ㅈ같은 광고 올리는 채널)
<어비스 데스티니>의 유튜브 광고. 위와 양식이 똑같다. 두 게임은 같은 개발사가 만들었기 때문이다.
참고로 이 경우에는 <스카이림>에 모드를 설치해 마치 자사의 게임처럼 노출하고 있다. (출처: ㅈ같은 광고 올리는 채널)
# 모호한 처벌 수단에 국내 대리인도 없다... 어떻게 이를 규제하나?
그러나 이러한 허위 광고를 규제할 마땅한 수단이 부족한 실정이다. 대부분의 해당 게임사들은 국내 지사 없이 서비스를 운영하며, SNS나 유튜브 등 광고료만 지불하면 노출할 수 있는 플랫폼을 주로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광고를 신고해도 플랫폼사는 문제가 없다는 답변만 되돌려주며, 광고가 삭제되더라도 이미 다수의 사용자에게 노출된 후다.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34조 제1항은 등급을 받은 게임물의 내용과 다른 내용의 광고나 선전물을 배포, 게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게임 광고 규제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게임물관리위원회가 담당하지만, 광고 삭제 요청 수준에 그치고 있다. 더욱이 논란이 되는 게임사 대부분이 국내에 지사나 사업소를 두고 있지 않아 실질적인 규제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4년 10월, 해외 게임사의 국내 대리인 지정의무를 부과하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 개정안은 2025년 10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다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일정 기준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국내대리인 지정 의무가 부과되어, 실효성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현재 대통령령으로 정할 구체적인 기준은 아직 발표되지 않은 상태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2024년 10월 기준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하고, 법률 적용 대상을 정하기 위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에 한 허위 광고에 대한 삭제 신고를 넣었지만, 돌아온 답변은 "문제가 없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