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포션게임즈의 신현근 대표는 23년차 업계인이다. 짧지 않은 업력을 가진 신 대표는 현재 <에오스 레드>의 PD로 일선에서 게임의 라이브 서비스와 업데이트를 총괄하고 있다. <에오스 레드>는 구글플레이에서 최고 매출 2위를 기록했으며, 지금도 20위 권의 매출을 올리는 모바일 MMORPG다.
그는 자유 거래와 PK가 중심이 되는 '한국형 MMORPG' 외길을 걷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것을 위해 진실한 소통과 꾸준한 연구가 중요하다고 신 대표는 강조했다. 최근 업계에 불거진 확률형 아이템 논란에 대해서도 꾸밈없는 견해를 들을 수 있었다.
3월 4일, 선릉역 블루포션게임즈 사무실에서 신 대표와 이야기를 나눴다.
디스이즈게임: 먼저 소개를 청하고 싶다.
블루포션게임즈 신현근 대표: 리니지가 나오던 해 제우미디어에서 패키지 유통을 했다. 로컬라이징, CS, 마케팅, 공략까지 다 직접 했다. 그렇게 오늘날까지 이 업계에 있다. 온라인게임 PM으로 네오위즈에서 퍼블리싱 사업팀장을 했고, 엔트리브에서 사업 총괄을 했다. 스마일게이트에서 임원으로 있다가 미스터블루에서 게임사업을 시작한다고 해서 블루포션게임즈 대표까지 오게 됐다. 게임 쪽이 첫 직장이고, 지금까지 계속 일하고 있다.
블루포션게임즈는 어떤 곳인가?
미스터블루의 게임 사업부로 있다가 물적분할을 했다. 웹툰과 게임이 문화도 다르고 투자받는 방식이나 인력 구조도 많이 다르기 때문에 분사했다. 미스터블루는 합정, 블루포션게임즈는 선릉에 있다.
블루포션게임즈 첫 게임이 <에오스 레드>인 건가?
미스터블루가 게임 사업을 시작하면서 <에오스 온라인> IP와 팀을 인수했다. 블루포션게임즈는 현재 <에오스 온라인>의 라이브 서비스를 계속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 어셋과 IP를 기반으로 처음으로 개발한 게 <에오스 레드>다.
<에오스 레드>는 2019년 8월에 서비스를 시작했으니 만으로 2년이 되어간다. 게임이 매출 2위를 기록할 줄 예상했나?
게임을 제작할 때부터 우리 기조는 '오래 가는 게임'이었다. 나도 온라인게임을 했었기 때문에 (온라인게임처럼) 오래 서비스하는 게임을 서비스하고 싶었다. 그런데 처음 론칭했을 때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인기를 얻게 됐다. 뜨거운 반응이었고, 신생 업체가 매출 2위를 기록하는 의외의 성과를 거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리하지 않고 차분하게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오래 가는 게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과도한 유료화 모델이나 패키지 출시를 절제하고 유저가 상식선에서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게임을 만들고 있다. 절제된 서비스로 가자는 목표를 가지고 운영을 해왔고, 그게 유저들에게 공감대를 얻을 수 있었다.
이번에 '에피소드 3'를 출시하면서 매출 순위 100위까지 떨어졌다가, 20위까지 올라왔다. 장기간 레이스를 위한 체력과 건강 상태를 유지한 덕이다.
솔직히 말해서 게임이 처음으로 매출 2위를 기록했을 때 내심 "바짝 땡기겠지" 생각했다. 그런 사례가 워낙 많기도 했으니.
게임을 제작할 때부터 먹튀 논란이 있는 게임들이 많았다. 게다가 한국 개발사가 서비스하는 게임들이 과도한 유료화 정책을 쓰면서 유저 스트레스도 높은 상황이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반짝했다가 떨어져 나가는 게임이 많다. 근데 그 자체가 유저의 자산 손실이라고 봤다. 특히 MMORPG는 유저의 축적된 시간이 곧 자산이 되는 게임이다. 무책임한 서비스로는 오래 가지 못한다. 게임이 오래 가지 못하면 회사도 못 간다고 본다.
초반에 유료 아이템을 낼 때 사업 쪽에서 엄청 많은 패키지들을 냈는데, 대부분 걷어내고 꼭 내야 할 이유가 있는 것만 내라고 말했다. 기간 한정 아이템 그런 것들도 최소화하고 심플하게 메뉴를 짰다. 우리 게임을 하는 분들한테는 선택하는 것도 스트레스다. 여러 옵션을 만드는 대신에 가장 단순명료하게 "필요하신 분들은 이걸 쓰세요" 했다.
우리 게임은 타 게임에 비해서 구매를 강요하지 않는 편이다. 팝업도 넣지 않았고, 게임 흐름을 방해하는 알림도 뺐다.
보통 MMORPG 접속하면 팝업으로 달력과 추천 패키지가 뜨는데 <에오스 레드>는 그게 숨어있더라.
의자에 앉기도 전에 메뉴판 들고 와서 "뭐 먹을래?" 하는 게 제일 싫다. 손님들 불편해질 수 있다. 우리는 짧게 하고 마는 무책임한 장사가 아니라, 10년 20년 가는 국밥집 같은 장사를 하는 게 목표다.
게임이 매출 순위 20위 권에 안착했다. 이렇게 게임이 유저의 선택을 받는 비결이 있다면?
솔직하게 커뮤니케이션을 했기 때문이다. 우리의 상황, 곤란함 같은 것들을 때마다 있는 그대로 이야기했다. 어려운 게 있으면 어렵다고 수시로 보고했다. 그렇게 직접 이야기한다는 측면에서 매달 직접 PD 브리핑 리포트를 작성한다. 운영진들도 게임 내 각종 사안에 대한 질의응답을 한다.
물론 부족함도 있겠지만, 지금 우리 상황을 최대한 공유하자는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방식을 사용하는 게 불편할 수도 있다. 유저들과 정면 대응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이제 게임이 2년이 지났으니 코어 유저층이 생겼다. 그러면 만나는 자리마다 욕을 먹을 게 뻔하다. 힘든 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얼굴을 비추고 이야기를 나누면 상황을 이해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소비자들도 어른이다.
타 게임도 그렇고 PD나 디렉터가 얼굴을 직접 드러내고 유저들과 소통하는 게 점점 중요해지는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MMORPG라는 게 엄청난 재화와 시간을 들이는 일 아닌가. 손님들은 책임자의 말을 직접 듣고 싶은 거다. 책임도 못 지는 운영진의 말을 들으려고 그 게임을 하는 것은 아니지 않을까?
이번 <에오스 레드>의 '에피소드 3'는 어떤 업데이트인가?
에피소드 3는 크로스월드 업데이트다. 콘텐츠 물량으로는 많지 않은데 시스템적으로는 월드 간의 대전을 지원해서 시스템적으로는 큰 업데이트였다.
일 년에 1번 내지는 2번 신규 대륙과 스토리가 담기는 에피소드를 출시한다. 새로운 대륙에 맞는 클래스가 등장하고. 드라마로 따지면 일종의 새 시즌 같은 메이저 업데이트다. 전까지는 월드 안에서 진행했던 공성전이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서버 대전이 진행되는 기반이 만들어지고, 콘텐츠를 쌓아올렸다.
<에오스 레드>가 캐릭터를 많이 확장하는 콘셉트의 게임은 아니다. K-RPG의 기준이라면 자유경제와 PK인데, 이 자유경제가 잘 굴러가려면 클래스를 너무 많이 출시하면 안 된다. 같은 인구가 여러 클래스로 나뉜다면 거래량이 줄어들 수 있다. 다른 게임에 비해서 클래스 업데이트가 많진 않다. 새 클래스가 생기면 기존 클래스를 키웠던 분들의 상실감이 생길 수도 있다. 게임을 운영하면서 2번째 신캐다.
서버 대전 점령전에 대한 유저 평가는 어떤지?
신규 사냥터에서 매주 토요일 6시부터 8시까지 점령전이 열린다. MMORPG가 워낙 밸런스와 안정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2주간 베타 테스트를 하고 있다. 1차 테스트는 문제없이 잘 진행됐다. 일부 밸런스 이슈가 나와서 개선 업데이트를 했다. 두 번의 테스트로 유저 부하를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 볼 것이다. 정식 점령전부터는 보상도 커지고 던전 사용 시간도 전 서버 유저들에게 늘어난다.
점령전에 참여하면 다른 서버보다 더 많은 재화를 얻을 수 있다. 참여자들에겐 참여 보상이 나간다. 새로운 패턴의 전투가 생긴 것에 대해 재밌어 하시는 반응이 많은데, 기존에 길드에 가입되어있지 않던 분들이 만족하시는 것으로 안다. 모든 고스펙 유저들이 길드 생활을 하지는 않기 때문에 공성전에 참가하지 못하는 분들이 점령전을 더 재밌게 즐기는 것이다.
서버의 명예를 걸고 공식적으로 PK를 하는 건데, 아쉬워하시는 분들도 있다. 열 몇 개 서버가 전부 들어와서 치고받는 걸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그루핑된 서버끼리 대전을 진행하는 거다. 대형서버가 4개 정도밖에 없어서 아쉬울 수 있다. 또 적혈로 어제까지 싸우다가 갑자기 "서버를 위해서 다 모이자" 이러니까 생소하게 느끼는 분들도 있다. 기존 전투의 패턴을 틀어서 적용하는 콘셉트니까 적응을 해주실 거라 생각한다.
팔라딘을 해봤더니 원작 느낌도 나고, 체력도 단단했다. 어떻게 기획된 클래스인가?
4개의 클래스로 게임을 운영한 지 오래다 보니 전투 패턴이 단조롭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 조금 더 전략적인 조합을 만들기 위해 퍼포먼스도 좋지만 컨트롤도 다양하게 쓸 수 있도록 팔라딘을 집어넣었다. 새로운 전투 조합으로 게임이 좀 더 재밌어질 거라 기대하고 있다.
지난 모험가의 밤에서 직접 출연해 연간 계획을 발표했다. 다음 계획도 그대로 진행되는 건가?
매년 연간 계획을 유저분들께 발표한다. 기본적으로 개발 스펙을 맞춰서 가지만, 라이브서버에서 급한 이슈나 개선 사항이 더 우선하는 경우가 있어서 일부 조정되는 경우도 있다. 기본적으로는 연간 스케줄대로 움직이고, PD 브리핑을 통해서 진척도와 상황을 중간에 공유하고 있다. 변경의 이유가 있다면 거기에 쓴다. 당장 서버에 룬 재료들이 나오고 있는데, 곧 룬 시스템이 추가될 거다. 그러면서 에피소드 4를 큰 틀에서 준비하고 있다.
<에오스 레드>가 2019년에는 한국에서 매출 2위를 올렸더니, 2020년에는 대만에서 매출 2위를 올렸다. 해외 진출 성과를 짚어보면 좋겠다.
작년 7월 대만에 론칭했는데 긴 호흡으로 가자는 정책을 해외에도 유지했기 때문에 급하게 업데이트를 적용하지는 않는다. 대만에서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최대 동시접속자 10만 명 이상을 달성했다. 대만에서도 PD 브리핑을 하고 있고, 유저 간담회도 준비 중이다.
해외 서비스 중 나오는 VOC(고객의 소리)를 가볍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한국과 동일한 정책으로 운영하고 있다. "대만 마켓에서는 사람들이 빠질 때 확 빠진다" 이런 동향이 있긴 하지만, 우리는 예상보다 훨씬 좋은 성과를 보고 있고 유지하고 있다.
MMORPG는 서비스 안정성이 최우선이고, 그중에서도 한국이 제일 먼저기 때문에 급하게 국가를 확장할 생각은 없다. 동남아 출시를 준비 중이다.
동남아에 <에오스 레드>가 나간다면 현지에서 사양 스트레스는 적겠다.
<에오스 레드>는 쿼터뷰에 로우 폴리곤 게임이다. 글로벌 마켓에서 저사양에 대응한다는 기조다. 클라이언트 용량도 가볍기 때문에 현지 접근성이 훨씬 좋을 거라 보고 있다.
<에오스 레드>로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무엇인가?
이야기가 추억이 되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 옛날 온라인게임 시절에 게임에서 친구도 사귀고, 결혼도 하지 않았나? 요즘 같은 언택트 시대에 사람 만나기도 어려운데 게임 속에서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주는 사회적 공간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런 세상을 만드는 게 국내에서의 목표다.
글로벌 관점에서 보면, 먹히는 K-RPG가 되고 싶다. 대기업 물건들도 그렇고, 아시아 밖에서는 K-RPG를 안 한다. 큰 꿈이지만 <에오스 레드>로부터 시작해 글로벌 시장에서 돌아가는 한국형 RPG를 만드는 메커니즘을 만들어보고 싶다.
K-RPG란 무엇인가?
<리니지>로 대표되는, 자율 거래와 PK가 게임의 중심이 되는 그런 MMORPG를 말한다. 다른 RPG 종류도 많지만 한국에서 제일 심화되고 발전된 그런 장르다. 블루포션게임즈도 그런 게임을 지향하고 있다.
<에오스 레드>가 현재 K-RPG와 차별되는 요소는 무엇인가?
아주 특이한 시스템을 채택하지 않았다. 유저들이 납득도 못 하는데 차별화를 강조하는 건 쇼라고 생각한다. 그저 옛날부터 있었던 정통 MMORPG의 시스템 문법에 충실하려 했다. 그게 유저들에게 제일 익숙하고, 많이 사용된 방식이니까.
그래서 자유경제를 위한 기반 시스템을 잘 구축하긴 했다. <에오스 레드>는 개인 간 거래를 지원하는데, 이걸 지원해주는 게임은 거의 없다. 거래소에서도 최소한의 수수료를 유지하면서 자유거래를 위한 시장 조건을 확보했다. 아이템에 대한 가치를 최대한 유지하면서 라이브서비스를 가져가려고 한다.
그래서 그런 기반을 해치는 무리한 아이템을 팔지 않을 생각이다. 시스템과 서비스가 잘 융합된 자유경제 속에서 현상 수배, 익명 던전 같은 시스템으로 유저들과의 쫀쫀한 PK를 지원하는 게 <에오스 레드>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블루포션게임즈의 미래를 듣고 싶다. 다른 장르에 도전할 계획은 없나?
블루포션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설립할 때부터 MMORPG만 하겠다는 뜻으로 세웠다. K-RPG를 연구하는 데만 엄청난 깊이가 있다. 아이템 가치 유지를 하고, 작업장 매크로에 대응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연구개발이 필요하다. PK 연구에도 엄청난 테스트와 밸런싱이 필요하다. MMORPG를 끝까지 파보겠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다. 그래서 미래엔 K-RPG의 개발과 운영, 서비스를 가장 잘하는 회사가 됐으면 좋겠다. MMORPG 외길을 걷기를 희망한다.
모험가의 밤에서 직접 발표하고, 매달 PD 브리핑을 작성하고, 이렇게 인터뷰에 응하는 것도 소통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소통이란 무엇일까?
진심과 공감이다. 솔직하게 팩트에 기반해서 내 상태를 이야기하고, 그로부터 공감을 얻어내는 것이다.
시장에서 우리가 반전을 이뤘던 티핑 포인트가 있다. 우리가 클로즈 베타를 딱 3일 했는데, 그때는 마케팅에 김이 샌다는 이유로 클로즈 베타(클베)를 선택하는 게임이 많지 않았다. 우리는 마케팅으로 블러핑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클베를 열었다. 우리 게임에 공감하지 않는 100명을 모으는 것보다 우리 게임에 공감하는 10명을 모으는 게 좋다는 관점이었다.
클베 첫째 날, 둘째 날에 욕을 진짜 많이 먹었다. "그래픽이 왜 그렇게 구리냐", "이게 게임이냐"... 우리는 매시브한 전투를 여러 사람에게 구현시켜주기 위해서 로우폴리곤으로 게임을 짰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은 거다. "누가 요즘 시대에 이런 게임을" 이런 반응들로 난리였다.
클베가 끝나고 PD 브리핑을 했다. 한 30가지 지적에 대해서 하나하나 답변을 남겼다. 이 문제는 죄송하다, 이 문제는 원래 우리 의도다, 이 문제는 언제까지 개선하겠다 이런 식으로. 장문의 글을 남기니 BJ나 유저 분들이 우리를 좋게 봐주시면서 분위기 반전이 됐다.
부끄럽지만 우리 액면을 까고 블러핑을 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2위를 했다. 솔직히 이번 유저 간담회도 욕먹을 각오를 하고 얼굴을 비췄다. 거기서 있는 그대로 보고를 하고, 들을 말 있으면 들으면 되는 거다. 그중에서는 공감하면서 응원을 보내주시는 분들도 있다. 적어도 우리가 뒤통수 때리는 짓은 하지 않으니까, 납득해주시는 분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납득이 안 돼서 떠나신다면 인사를 드릴 수밖에 없는 거다.
요즘 몇몇 게임사 앞에 등장하는 트럭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지?
우리는 확률을 전부 공개하고 뒤에서 건드리지 않는다. 변동확률이라는 말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 무료 재화와 유료 재화가 섞여 있는 것도 소비자 보호를 위해서는 확률 공개를 할 필요성이 있다. 6강에서 7강 갈 때 확률이 궁금하다고 하면 보여주면 된다. 솔직히 우리는 확률을 공개해서 문제 될 게 없다. 우리는 확률을 잠수함 방식으로 숨어서 변경해본 적도 없다.
<에오스 레드>는 과도한 유료화에 지친 유저분들의 부담을 줄여주려고 하는 게임이다. 간담회 때 패키지 좀 더 내달라는 제안이 나왔는데, 지금 수준으로 충분하다고 이야기를 드렸다. 업계에서 돌을 맞을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지만, 그간 눈 가리고 아웅이 너무 많았다. 무료 재화에 유료 재화를 얹어서 소비하는 건 결국 유료 아닌가? 이렇게 목소리도 나오고 있으니 이제 더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시점이다.
협회의 현재 입장과 일정 부분 이상으로 대치되는 발언인데.
냉정하게 이야기해서 업이 오래 가려면 건강하게 가야 한다. 사람들의 스트레스를 유발해서 얼마나 가겠나? 유저와 개발사가 합리적인 이해가 가능한 선에서 뭔가를 팔고 그래야 하는데, 지금은 "고혈을 짠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계약을 맺을 때 균형이 안 맞으면 지속될 수 없는 것처럼, 이제는 소비자들이 납득할 수준의 서비스를 해야 오래 간다고 본다.
끝으로 한 말씀.
많이 부족한 게임이고 회사였다. 기대 이상의 애정과 응원으로 에피소드 3를 업데이트할 수 있었다. 이번 업데이트로 <에오스 레드>가 더 오래 갈 수 있는 시스템 기반을 만들었다. 너무 감사드린다. 처음 론칭할 때 편지로 드렸던 약속처럼 함께 갈 수 있는 <에오스 레드>가 되기 위해서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