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펑크 2077>은 여러모로 이야기할 것이 많은 게임입니다. 멋진 세계관과 설정, 아트 디자인을 가지고 있지만 출시 직후 '과대 광고' 논란에 휘말렸죠. 수많은 버그는 말할 것도 없고요. 개발사 CDPR은 개선을 약속했고, 지금까지 여러 업데이트를 진행해 왔습니다.
그리고 게임을 가장 크게 개선할 두 개의 전환점을 앞두고 있습니다. 9월 21일 진행되는 2.0 업데이트와 9월 26일 출시되는 DLC <팬텀 리버티>죠. 엠바고가 있어 현재 플레이 중이라는 사실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자세한 것은 추후의 리뷰로 이야기하겠습니다.
파벨 사스코 퀘스트 디렉터(좌) / 안나 불라비나 시니어 환경 아티스트 (우)
A. 파벨 사스코: 안녕하세요! <사이버펑크 2077>의 퀘스트 디렉터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위쳐 2>를 개발할 때부터 CDPR에서 일해 왔습니다. 전반적인 게임의 퀘스트 디자인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A. 안나 불라비나: 시니어 환경 디자이너로써 <팬텀 리버티>의 환경 전반을 담당했습니다.
Q. 그러고 보니 환경 아티스트로써 서울은 어떠신가요? 게임의 배경인 '나이트 시티'와 어느 정도 닮은 면이 있는 것 같은데요.
Q. <사이버펑크 2077>는 세계관 설정이 방대합니다. 본편에서 못 보여준 설정과 이야기가 많을 텐데요. <팬텀 리버티>에서 플레이어가 어떤 것을 새롭게 체험할 수 있을까요?
A. 파벨 사스코: 기본적으로 <팬텀 리버티>는 스파이 스릴러 장르입니다. 이번 DLC를 위해 기본 게임의 틀이나 설정에서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굉장히 멋지고 기억에 남는 경험을 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스토리는 알다시피 V가 렐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로잘린드 마이어스' 대통령을 도우면서 한 명의 스파이로써 활약하는 것입니다.
핵심은, V의 목표가 '살아 남는 것'이라는 겁니다. V의 생존에 대한 의지와 다른 스파이들의 입장이 상충하면서 얽히는 이야기를 메인 퀘스트에서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참고로 <팬텀 리버티> 만의 엔딩도 있지만, 본편 엔딩에도 영향이 있을 것입니다.
A. 안나 불라비나: 본편에서는 '나이트 시티'가 얼마나 위험한 공간인지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팬텀 리버티>의 주요 무대인 도그타운은 지금까지 본 것보다 위험하고 처절한 공간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희망 따위는 없는 곳이라고 할 수 있죠. 척박한 환경에서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 지부터 고민해야 하는 곳입니다.
퍼시피카에 위치한 신규 지역 '도그타운'
Q. '도그타운'은 어떤 곳인가요? V가 도그타운에서 어떤 일들을 할 수 있나요?
A. 파벨 사스코: 도그타운 같은 경우는 나이트 시티의 분위기와 어울리면서도 완전히 새로운 곳으로 디자인됐습니다. 스파이 스릴러 장르를 보여 줄 메인 퀘스트와 미스터 핸즈가 주는 사이드 퀘스트가 있습니다.
새롭게 추가되는 종류의 사이드 퀘스트도 있는데요. AV가 날아다니면서 컨테이너를 투하하는데, 이걸 노리는 갱단을 사살한 후 V가 내용물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하나 더 말하자면 무하마르 레이예스라는 픽서가 주는 자동차 관련 임무도 있습니다.
차를 배달하는 임무인데, 여러 가지 제약이 있네요. 시간 내에 차를 배달하거나, 대미지를 최소화시켜야 하거나, 차량을 해킹해서 탈취하거나, 추격전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외에도 도그타운에는 여러 숨겨진 것들이 많습니다.
차를 배달하는 임무인데, 여러 가지 제약이 있네요. 시간 내에 차를 배달하거나, 대미지를 최소화시켜야 하거나, 차량을 해킹해서 탈취하거나, 추격전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외에도 도그타운에는 여러 숨겨진 것들이 많습니다.
A. 안나 불라비나: 새로운 탐험의 재미를 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곳은 스타디움이라는 장소인데요. 완공되지 못하고 버려진 장소입니다. 꽤 웅장하고, 실제로 들어가서 탐험할 수 있습니다. 도그타운은 버려진 건설 현장 같은 곳들이 많아서 노출된 콘크리트 구조물 같은 것들을 많이 볼 수 있죠.
본편에서는 이미 지어진 거대한 아파트가 많아서 탐험이 제약되는 부분이 있었는데, <팬텀 리버티>에서는 폐허와 같은 곳을 탐험하며 여러 각도로 모험을 할 수 있도록 루트를 많이 열어 뒀습니다.
Q. 플레이 타임은 어느 정도가 될까요?
A. 파벨 사스코: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네요. 플레이 타임에 관한 다양한 피드백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메인 스토리의 분기가 정말 다양하고,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서 서로가 경험하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은신을 위주로 난관을 헤쳐나가는 것과 화끈하게 전투 위주로 빠르게 진행하는 것에는 분명 차이가 있으니까요.
대략적으로는 30시간 전후로 예상하고 있지만, 느긋하게 하면 40~50 시간 이상이 나오는 경우도 있네요. 저희가 준비한 가장 큰 확장팩이기에 최대한 다양한 콘텐츠를 준비했지만, 결국은 플레이스타일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저희가 생각하는 장점이기도 합니다.
A. 안나 불라비나: 개인적으로 저는 잠입을 위주로 하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이런 분들은 천천히 게임을 하시면서 이곳저곳을 탐험하면서 여러 이야기를 알아가더라고요. <팬텀 리버티>는 천천히 할 수록 더욱 재미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도그타운에는 보이는 것보다 많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환경 디자인에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였네요.
Q. <사이버펑크 2077>은 출시 초기 많은 피드백이 있었습니다. 개발진도 이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을 텐데요. <팬텀 리버티>를 개발하며 퀘스트 콘텐츠 부문에서 어떤 부분을 가장 보완하고 발전시키려 했나요?
A. 파벨 사스코: 정말로 길게 답변할 수 있는 질문입니다. 최대한 요약하자면, 저희가 가장 많이 받았던 피드백은 스토리의 구성입니다. 선택에 따른 결과와 이 점이 롤플레잉에 미치는 몰입도죠. 선택에 대한 결과가 게임에 반영되고 플레이어가 직접 확인할 수 있는 '텔레그래핑'에 집중했습니다.
<사이버펑크 2077>은 이 방식이 조금 미묘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NPC의 표정 변화와 같은 것에서 의도하기도 했지만, 미묘하다 보니 플레이어에게 잘 전달되지 못했습니다. 이번 <팬텀 리버티>에서는 플레이어가 선택에 따른 결과를 더욱 가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집중했습니다. 시각이나 스토리, 메인 퀘스트의 전개와 같은 부분에서 확실하게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두 번재는 2.0 업데이트를 통해 새로운 스킬 트리나 경찰 시스템, AI 개선, 차량 전투가 도입됩니다. 업데이트로 인해 바뀐 변화를 퀘스트를 통해 접하실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스파이 스릴러'라는 장르에 집중하면서, V가 살아남고자 하는 동기를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 집중했습니다. <팬텀 리버티>에서 '송버드'라는 넷러너가 등장하는데요. V의 머리에 심어진 렐릭을 통해 연락합니다. 송버드가 연락할 수 있는 인물은 V가 거의 유일합니다.
이런 방식으로 V가 스토리라인에서 '중심인물'이 될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본편에서는 이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V의 목표나 방향성을 보여주기 어려웠죠. 내러티브와 같은 면에서 V가 중심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스파이로서 활동하는 경험을 직접 느끼게 할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V가 게임 내에서 대통령에게 선서를 하는 장면을 넣은 이유도 같습니다.
Q. 본편에서는 '멜스트롬'과의 퀘스트가 많은 분기와 대화가 있어 좋았는데요. <팬텀 리버티>에도 그에 준하는 퀘스트가 많을까요?
A. 파벨 사스코: 메인 퀘스트에서 선택할 수 있는 분기가 상당히 많습니다. 중요한 결정을 할 수 있는 순간이 있고, 이 선택에 따라 스토리가 크게 바뀝니다. 확장팩의 엔딩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넘어 본편 엔딩까지 영향이 있습니다.
멜스토롬 퀘스트는 제가 디자인했습니다. 당시 굉장히 연구하는 자세로 임하면서 여러 가지를 시도했습니다. 지금 와서는 개인적으로 바꾸고 싶은 것들이 있지만, 뒤돌아보면 <사이버펑크 2077>에 어울리는 퀘스트 디자인을 배울 수 있는 학습의 시간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초석으로 삼아 여러 번 플레이해야 찾을 수 있는 숨겨진 것들을 많이 넣었습니다. 롤플레잉 요소에 입각해 게임을 집중해 즐기시면서 여러 숨겨진 것을 찾는 재미를 느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Q. 개인적으로 은신 플레이를 좋아합니다. 스파이 스릴러 장르라면 아무래도 은신이 어울리기도 하죠. <팬텀 리버티>에 은신으로 유리하게 풀어나갈 수 있는 지점이 많을까요? 아니면 은신을 위한 새로운 시스템이 있을까요?
A. 파벨 사스코: 스포일러 우려가 있어 자세한 설명은 어렵지만, 스파이 장르라는 점을 느낄 수 있는 장면을 넣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은신에 따라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구간도 있고요. 스토리를 천천히 진행하시면서 곳곳에 위치한 샤드나 컴퓨터 이메일을 열람하고 NPC의 대화를 듣는 등 여러 가지 장치를 구비해 뒀습니다.
추가로 말씀드리면 스텔스 플레이에 조금 변화가 있을 겁니다. 알다시피 21일에 2.0 업데이트가 진행됩니다. 은신 스킬에도 다양한 변화가 찾아오는데요. 게임플레이와 관련한 디자이너들이 다 같이 모여 본편의 은신 플레이에서 무엇이 부족했는지 토의한 후 이를 보완할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A. 안나 불라비나: 진짜 스파이 느낌을 내기 위해선 아무래도 은신인데요. 은신 플레이에 성취감이 있도록 환경 디자인에서도 노력을 했습니다. 특정 퀘스트는 스파이답게 처리하시면 조금 더 큰 성취감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Q. 새로운 로맨스도 있을까요?
A. 파벨 사스코: 아쉽게도 없습니다. 저희가 만든 캐릭터에 많은 사랑을 보내주셔서 정말로 감사할 따름이지만, 아무래도 <팬텀 리버티>의 전체적인 스토리와 합이 맞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대통령과 로맨스를 할 수 있느냐는 질문도 많았는데, 스토리 상 비현실적이고 결이 맞지 않을 수 있어 논의 끝에 내린 결론입니다.
Q. 본편에서는 큰 존재감이 없었던 '퍼시피카' 지역 담당 픽서, 미스터 핸즈의 비중이 높아질까요?
A. 파벨 사스코: 아무래도 퍼시피카의 픽서이기에 조금 더 중점적인 역할을 맡습니다. 도그타운은 퍼시피카에 속하기에 해당 구역을 담당하는 미스터 핸즈가 다양한 방식으로 연락을 할 것입니다. <팬텀 리버티>에 나오는 인물들에 대한 연결점도 많은 사람입니다.
스포일러를 최대한 자제한 선에서 말씀드리자면, 픽서들이 스토리 상에서 더욱 존재감을 가질 수 있기를 원했습니다. 본편에서도 받았던 피드백입니다. 몇몇 픽서는 메인 퀘스트에서 별 비중이 없다고요. 본편과는 조금 다른 픽서의 모습을 보여주길 원했는데, 이런 변화에 대한 플레이어의 반응이 궁금하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픽서가 여러 연출이나 오픈 월드와의 조화 속에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Q. 인터뷰 자리를 빌려 한국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A. 파벨 사스코: 정말로, 저희에게 신뢰와 관심을 보내 주신 팬분들에게 감사합니다. <사이버펑크 2077>의 출시 초기에는 저희도 고통스러웠습니다. 게임을 개선하기 위해 정말로 많은 노력을 했고, 의견을 귀담아듣고 이를 우선시해 게임에 반영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피드백이 어떻게 반영됐는지 느끼실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출시 이후 "CDPR이 <사이버펑크 2077>을 버릴 것이다"라는 예상까지 들었지만, 저희는 지금까지 게임을 고치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해 왔습니다. 이번 업데이트와 확장팩을 통해 CDPR이 유저의 피드백에 관심이 많고, 최대한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길 원함을 느끼실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A. 안나 불리비나: <사이버펑크 2077>의 배경 디자인에도 정말 많은 노력이 들어갔습니다. 이번에 등장할 도그타운을 보시면 정말로 모험을 위해 많은 신경을 썼다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팬텀 리버티>의 콘텐츠 하나하나를 즐기실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