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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말파이트·아무무가 대세인 그 곳, 신비로운 심해 속으로 떠나보자

심해의 놀랍고도 기묘한 메타 해석법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이형철(텐더) 2020-06-05 13:56:39

브론즈, 실버, 골드 티어(이하 브실골)에 존재한 4대 신앙을 아시나요? 당시 브실골 유저들의 말파이트, 아무무, 블리츠크랭크, 쉔에 대한 믿음은 확고했습니다. 밴하지 않으면 게임을 던지겠다고 하는 유저도 있었으니까요.

 

꽤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 4대 신앙의 근황이 궁금해졌습니다. 굳건했던 심해 신도들의 믿음은 유지되고 있을지, 그 믿음으로 얼만큼의 성과를 내고 있을지 확인하고 싶어진 것입니다.

 

디스이즈게임은 10.9 버전으로 진행된 아이언, 브론즈(이하 아브)와 플래티넘 이상 유저들의 솔로 랭크 데이터를 통해 전설 속에 존재한 '신앙'에 대해 파헤쳐볼까 합니다. 아직도 신도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챔피언부터, 새롭게 떠오른 신흥 종교까지! 아브속 신비로운 신앙에 대해 정리해봤습니다. /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본 콘텐츠는 디스이즈게임과 오피지지의 협업으로 제작됐습니다.



# 신흥 종교 '우주 신앙', 여전히 강세를 보인 '거석 신앙'


새롭게 등장한 신앙부터 살펴봅시다. 바로 ‘우주 신앙’ 마스터 이입니다.

새로운 종교에 대한 심해의 반응은 뜨거웠는데요. 아브 구간에서는 5게임에 한 번꼴로 마스터 이가 등장했습니다. 이는 상위 티어의 4배를 넘는 수치입니다. 신도들의 믿음에 마스터 이는 51%를 초과하는 높은 승률로 화답했습니다. 

신도들의 뜨거운 지지는 ‘벌레 취급’을 받아온 마스터 이 티어까지 바꿨습니다. OPGG가 제공한 데이터에 따르면 10.9 버전 아브 구간 마스터 이는 1티어보다 높은 ‘OP티어’에 해당합니다. 현실에서는 티모, 베인과 함께 ‘3대 벌레’로 꼽히던 그가 심해 구간에서는 최상위 포식자로 분류된 것입니다.

입장차이는 밴에서도 드러납니다. 플래티넘 이상 유저들의 마스터 이 밴률은 3%에도 미치지 못한 반면, 심해 구간 마스터 이 밴률은 약 30%에 달합니다. 그만큼 아브 유저들은 마스터 이를 두려워했고, 가질 수 없다면 차라리 부숴버리는 걸 선택했습니다. 어쩌면 마스터 이와 아브는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 그들만의 로맨스를 나눈 것처럼 보이네요. 

신흥 종교 '마스터 이'는 많은 신도들의 마음을 훔쳤다 (일러스트: R9M 유튜브 채널)

 


매력적인 신흥 종교가 등장했지만, 말파이트에 대한 심해 신도들의 믿음은 여전했습니다. 

말파이트는 상위 티어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챔피언입니다. 하지만, 아브 구간에서는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는데요. 신도들은 말파이트의 주 무대인 탑을 넘어 미드와 서포터 라인까지 믿음을 전파했고, 50% 이상의 승률을 올리게 됩니다.

반면, 거석 신앙에 대한 상위 티어의 불신도 계속됐습니다. 말파이트에 대한 빈약한 믿음(픽률 4.38%)은 낮은 승률(48.60%)으로 연결됐습니다. 멈출 수 없는 힘을 불신한 대가를 치른 것이죠.

  

이러한 흐름은 OPGG가 승률, 밴픽 등을 통해 산출하는 ‘티어 점수’에서 더욱 분명해집니다. 데이터에 따르면, 상하위 구간 챔피언 티어 격차가 가장 많이 벌어져 있는 5개 챔피언은 미드 말파이트, 럭스, 가렌, 오른, 직스입니다. 다시 말해 이 챔피언들은 플래티넘 이상 구간에서 활용할 경우 ‘평균 이하’지만, 아브에서 사용할 경우 평균 이상의 챔피언으로 '떡상'합니다.


이중 으뜸은 '미드 말파이트'입니다. 심해 구간 미드 말파이트의 티어 점수는 24.12였지만, 플래티넘 이상 유저의 티어점수는 ‘-2.53’에 불과했습니다. 이는 아브에서 21.67, 상위 티어에서 6.37의 티어 점수를 기록한 탑 말파이트보다 훨씬 큰 격차입니다. 이 정도면 ‘미드 말파이트 협곡 출몰 금지’ 판정이라고 봐도 무방하겠네요.

티어를 올리려면 '미드 말파이트'를 피해야 한다 (일러스트: R9M 유튜브 채널)

 

 

# 열성 신도 보유한 '이집트 신앙', 생활 속의 종교 '기계 신앙'


친구가 필요하다며 신도를 유치하던 아무무는, 실제로 각종 신앙을 통틀어 가장 신도 수가 낮은 편(아브 픽률 7.62%)에 속합니다. 물론 상위권에 비하면 이것조차도 7배나 많은 수치이지만요.

눈에 띄는 것은 신도들의 ‘성적’입니다. 

플래티넘 이상 유저들의 아무무 승률은 46.50%에 불과한 반면, 아브 유저들은 굳건한 믿음을 바탕으로 51%가 넘는 승률을 올렸습니다. 양쪽의 승률 차이는 모든 신앙을 통틀어 가장 큰 폭입니다. 소수의 인력으로 높은 결과물을 뽑아내는 ‘이집트신앙’이야말로 가장 광적인 신도를 보유한 곳이 아닐까 싶네요.

가장 뛰어난 신도를 보유한 '이집트 신앙' (일러스트: R9M 유튜브 채널)

 

그랩의 신 ‘매드라이프’의 가호 아래 심해를 지배한 블리츠크랭크는 사이비 종교라는 프레임을 박살 내고 <리그 오브 레전드> 우수 챔피언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블리츠크랭크는 10.9 버전 동안 어떤 티어에서건 5할 이상의 승률과 13%가 넘는 픽률을 기록했는데요. 그랩 빼면 깡통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천대받은 과거를 생각해보면 꽤 인상적인 수치입니다.

 

웃음기 빼고 말씀드리자면, 현재 블리츠크랭크는 쓰레쉬, 유미, 파이크 등 숙련도에 따라 상대하기 어려운 챔피언을 카운터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오늘(5일) 기준, OPGG가 제공하는 ‘챔피언 매치업 데이터’에서도 블리츠크랭크는 위 챔피언을 상대로 좋은 승률을 보여주고 있죠.

 

달라진 위상은 챔피언 티어에서도 드러납니다. 아브 구간 블리츠크랭크는 OP에 해당되는 0티어에 속하며, 플래티넘 이상 구간에서도 1티어에 해당합니다. 심해용 챔프를 넘어 어느 구간에서 활용해도 든든한 ‘국밥류 챔피언’으로 거듭난 것입니다.

  

블리츠크랭크는 '국밥'같이 든든한 신앙으로 자리 잡았다 (일러스트: R9M 유튜브 채널)​​

  

 

# 믿음을 가지면 안 될 게 없다

허락 없이는 같은 팀을 죽일 수 없었던 ‘갓쉔’, 매라의 영광을 받은 폴리곤 노랑 깡통 로봇 ‘갓리츠크랭크’, 아무리 튼튼한 방어선을 구축해도 모든 장애물을 파괴하는 멈출 수 없는 힘을 가진 ‘갓파이트’, 멈추라고 명하면 다가올 죽음을 받아들여야 했던 ‘갓무무’는 더 이상 없습니다.

하지만 신도들의 믿음은 그대로였고, 높은 승률로 이어졌습니다. 상위 티어에서 죽을 쑤는 챔피언이라도, 신앙의 힘을 받으면 승률 50%를 넘는 기적의 ‘종교’로 탈바꿈했죠. 흔히들 종교에서 ‘믿음’을 가지면 안 될 것이 없다고 합니다. 어쩌면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도 심해 신앙에 대한 믿음을 통해 구원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네요.

P.S) 오늘만큼은 협곡 방문을 자제해야 할 것 같습니다. 혹시나 이 글을 읽고 신앙에 매료된 새로운 신도가 나타날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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