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 ID/PW 찾기

칼럼

[가마수트라] 장기적인 성공을 위한 부분유료화 게임 만들기

윤리적인 부분유료화 게임 설계 by 그렉 코스티키안

밝은해 2014-01-30 12:20:04
안녕하세요. 거의 5개월 만에 돌아온 가마수트라 골라보기입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글은 베테랑 게임 디자이너 그렉 코스티키안이 부분유료화(free2play, 이하 F2P) 게임 설계의 윤리성을 이야기하는 기고문입니다. 코스티키안은 성숙하는 F2P 게임 시장에서 플레이어를 존중하는 윤리적 설계가 게임의 장기적 성공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제시합니다.

※ 이 연재는 가마수트라와 디스이즈게임의 기사 제휴에 의해 제공되는 것입니다. /편집자 주


광고업계의 발전에서 중요한 인물인 데이비드 오길비는 이렇게 말했다. “소비자는 멍청이가 아니다. 당신의 아내다.” 물론 오길비가 보기에 차갑고 교활한 광고를 두고 한 말이었다. 그런데 F2P 시장에서 우리는 (물론 전부 그렇단 말은 아니지만 확실히 대부분은) 누구 할 것 없이 소비자를 멍청이로 취급하는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 심할 경우 사람을 조종하고 뿌리부터 비윤리적인 사업 관행을 쓰면서 소비자를 털 깎일 양 취급한다. 다르게 말하자면, 일반적으로 우리는 장기적 유지를 희생하면서 단기 수익을 강조하고 있고, 단기적 수치를 올리려고 플레이어들을 괴롭히는 위험을 무릅쓰고 있다.

F2P 사업은 그 성질과 문화에서 단기적 성과에 극도로 집중해왔다. 스타트업은 당장 일을 해내고 당장 수입을 올리려고 밀어붙이고, 기본적으로 장기적 비전이 없거나 있더라도 더 큰 회사에 매각 혹은 기업공개(IPO)를 통한 대망의 '엑시트'(EXIT, 투자 회수)에 도달하기 전 3~5년을 넘어가지 않는다. 이름을 언급하진 않겠지만, 결국 자기 사용자 층을 불태워 게임이 빠르게 쇠퇴할 것임을 잘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단기 수입을 극대화하려 한 경우를 적어도 하나는 안다. 매각이 가까워지는 만큼 더 높은 가격을 끌어낼 수 있게 해당 분기 매출 성장을 잘 포장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수행하는 측정(메트릭)은 단기적으로 발생하는 일을 보기 쉽게 해주고 여러 요인이 장기적으로 미칠 영향은 훨씬 판단하기 어렵게 만든다. 게임에서 어떤 것을 변경해서 A/B 테스트(※1)를 해보니 측정 결과 ARPDAU(일간 활동 사용자당 평균 매출)가 증가한다고 나오면, “좋았어!” 하고 늘어난 매출을 확인한 후 테스트를 끝내는 경향이 있다.

※역주1: 서비스나 마케팅에서 특정 변수를 다르게 한 두 가지 이상의 경우를 가지고 하는 실험을 가리키는 말. 가령 웹페이지의 구입 버튼이 어떤 방문자들에게는 붉은색으로, 어떤 방문자들에게는 녹색으로 보이게 하고, 어떤 색 버튼을 본 방문자들이 구입 버튼을 많이 누르는가 따져보는 것이다.


하지만 그 측정은 그 변화가 플레이어를 괴롭히고 있다고, 몇 주 혹은 몇 달 뒤면 사용자 이탈이 늘어날 거라고 말해주지 않는다. 이탈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게 될 때는 지난 몇 주 혹은 몇 달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을 터이니 어떤 변화가 가장 잘못되었는지 판단하기 어렵거나 불가능해진다.

물론 우리 업계에는 사려 깊고 윤리적인 사람이 많다. 하지만 심리적 속임수를 배치해서 사람들이 돈을 더 내도록 부추기는 것이야말로 정말 적절한 사업 방식이라 믿는 교활한 새끼들이 많다는 것도 의심의 여지 없는 사실이다.

그 결과 우리는 F2P 시장에서 예상할 수 있는 현상들을 정확히 그대로 보고 있다. F2P 게임들의 수명은 보통 1년 남짓이다. 성장해서 돈을 벌고, 사용자 층이 줄어들기 시작하고, 운영 주체가 생애가치(LTV)보다 사용자 획득 비용(COA)이 크다고 결론 짓는 시점에 마케팅이 중단되어 게임은 아득한 나락으로 떨어진다. 기존 고객은 이탈하고 새로 오는 사람은 드물어지며 게임은 얼마지 않아 종료된다.

몇십 년 동안 온라인 게임에 몸 담아온 나 같은 사람에게 이는 참으로 놀라운 광경이다. F2P가 떠오르기 전 온라인 게임은 기본적으로 영원히 살아갈 잠재력을 지니고 있었다. 사실 역사적으로 온라인 게임은 무척 ‘죽이기’ 힘들었다. 세 가지 예만 들어보겠다.

<백년전쟁>(hyw.com)은 1970년대 말 컴퓨터가 운영하는 우편 게임으로 시작해서 옛 GEnie 네트워크에서 운영되는 온라인게임이 되었고 오늘날 아직도 웹에서 플레이되고 있다.

<젬스톤>(www.play.net/gs4/)은 GEnie의 유료 MUD로 시작해서 아직도 존재하면서 개발사인 시뮤트로닉스에게 돈을 벌어주고 있다. 텍스트 뿐인 MMO가 여전히 헌신적인 팬들과 함께 존재한다.

<울티마 온라인>(www.uo.com)은 1997년에 론칭해 차세대 세계가 된 지금까지도 구식 2D MMO로 존재하면서 수만 명의 플레이어와 함께 계속되고 있다.

1996년에 론칭해서 운영사가 두 번이나 서버를 닫았지만 지금까지 팬 커뮤니티가 유지하는 무료 게임으로 살아있는 <메리디안 59>(www.meridian59.com)는 말할 것도 없다.

이런 게임들의 사업 환경은 F2P 시장과 많이 달라 F2P 게임은 그렇게 오래 유지될 수 없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그 말은 언젠가 틀린 말이 될 것이다. 여전히 크고 안정적인 사용자 층을 지닌 <팜빌>이 훌륭한 예다. <팜빌>은 <팜빌 2>가 론칭했는데도 여전히 징가의 총 매출 중 16퍼센트를 구성한다.

지난 GDC에서 마이크 페리는 “왜 <팜빌>은 사라지지 않을까?”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했다. <팜빌>은 사라지지 않는다. 나도 페리도 <팜빌>이 앞으로 계속되지 않을 이유를 찾을 수 없다. 한 가지 간단한 이유 때문이다.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지만 오늘날의 <팜빌>(아래 이미지)은 정확히 플레이어 유지를 위해 관리되고 있다.



오늘날 페이스북 시장은 성숙한 시장이다. 여전히 페이스북 게임은 많은 매출을 내지만 성장하는 시장은 아니다. 모바일 F2P 시장은 아직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나 2~3년 안에 역시 성숙해질 것이다. 성숙한 시장은 다른 생각을 요구한다. 골드 러시에서는 속도와 단기적 사고가 득이 되었겠지만 성숙한 시장은 소비자의 헌신을 구축하는 사업이 보답 받는다. 소비자를 존중으로 대하지 않으면 도리가 없다.

그렇다면 '윤리적 F2P 게임 디자인'은 대체 무슨 말인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소비자를 존중으로 대하고 윤리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다른 모든 것이 이 단순한 원칙에서 나와야 한다.

이렇게 전환되는 시장에서 요구되는 변화는 틀림없이 1~2년 전에 통했던 방법으로 행동하는 많은 사람들을 겁에 질리게 만들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변화를 환영해야 한다. 생각해보라. 당신 게임을 하고 싶어 안달이 난 헌신적인 팬들을 지닌 회사에서 일하고 싶은가? 아니면 게임은 쓰고 버리는 쓰레기로 생각하고 플레이어를 털 깎으려고 표시해두는 양으로 대하는 회사에서 일하고 싶은가?


존중하라

안다. 때로는 플레이어를 존중하기 어렵다. 게임이 대상으로 하는 인구와 함께 한 사용자 테스트를 지켜보고 얼핏 보이는 무지함에 놀란 직후라면 특히 그렇다. 혹은 최초 사용자 경험의 데이터를 검토해보니 굉장히 단순해 보이는 일을 수행하는 부분에서 큰 낙폭을 보게 되어도 그렇다. 특히 캐주얼 시장에서는 모든 플레이어가 아무 것도 모른다. 당신은 이 점을 염두에 두고 게임을 설계해야 한다. 하지만 그런 무지함에 상관 없이 플레이어는 존중 받아야 한다. “모든 사용자가 무지하다”와 “플레이어를 존중하라”는 말이 모순 같아 보이지만 두 원칙을 모두 따라 행동해야 한다. UI는 필사적으로 단순하게 만들면서 수익화 시스템에는 존중을 담아야 한다.


장기적으로 계획하라

앞서 말했듯이 게임플레이의 변경이 주는 단기적 효과로부터 장기적 영향을 파악하는 일은 무척 어렵다. 그런데 사실 상식과 약간의 직관으로 제법 파악해볼 수 있다. 플레이어가 친구들에게 스팸을 날리거나 돈을 결제하도록 강요하는 관문이 오늘은 돈을 벌어줄지 모르지만, 내일은 플레이어들을 쫓아내리라는 것은 어느 바보라도 알 수 있다. <파이오니어 트레일>이 실패한 데는 이유가 있다. 스팸 관문의 레버가 기가 막힐 정도로 빡빡했고 플레이어들은 금세 지쳐버렸다.

또 무엇이 도움이 될까?

먼저 변경이 순수하게 단기적 측정에 영향을 주기 위한 것이란 생각을 그만 둬야 한다. 그 변화를 게임플레이를 개선할 기회로 생각하자. <드래곤즈 오브 아틀란티스>를 나쁜 예로 들어보겠다. 게임을 까보면 원래 디자이너는 전략 감각과 진지전을 유도했음이 명확히 보이지만, 전투 시스템이 너무도 가혹해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플레이어는 부대를 전초지에 두고 올 수 없다. 그대로 두면 쉽게 당하는 데다가, 전투는 흔히 한 쪽이 완전히 전멸하면서 끝나므로 본부를 지킨다는 게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부대를 재건하는 일은 길고 지치는 노가다다. 게임 론칭 때부터 이런 식이었고 카밤은 이후 많은 업데이트를 하면서도 망가진 전투 시스템을 고치는 수고를 하지 않았다. 게임이 충분히 인기를 끌고 있는 데다 그 프로듀서들이 수익화를 개선하는 데 집중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만약 그 사람들이 플레이어 경험에 집중했다면 한 순간의 부주의(혹은 공격자의 시스템 악용)로 부대 전체를 잃는 것은 명백히 게임을 때려 치게 만드는 순간이며, 디자이너의 원래 의도를 되돌리도록 전투를 수정해야 사용자를 더 길게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페리는 <팜빌>이 성공을 이어가는 이유 중 하나로 팀이 계속해서 플레이어들을 놀라고 기쁘게 하는 새로운 콘텐츠와 기능을 추가한다는 점을 이야기한다.

수익화를 개선하기 위한 변경을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 아니다. 해야 한다. 하지만 동시에 순수하게 게임 디자인 관점에서 더 좋은 게임을 만들려고 노력해야 한다. 좋은 라이브 팀에는 플레이어를 대변하는 게임 디자이너와 수익을 대변하는 제품 관리자, 그리고 둘 사이를 중재하며 귀중한 개발 지원의 배분을 결정하는 프로듀서가 함께 존재한다.


놀라고 기쁘게 하라

우리가 게임을 하는 이유는 게임이 우리를 놀랍고 기쁘게 해주기 때문이다. 좌우간 좋은 게임은 그렇다. “최소한 생존 가능한 제품”을 만들어서 게임을 론칭하는 게 F2P 게임을 출시하는 올바른 방법이라는 말이 여전히 자주 들린다. 거기에 사람이 모이면 개선(기능의 A/B 테스트)에 투자한다. 이걸 더럽게 이야기하자면 “벽에 똥을 막 던지고 냄새가 안 날 때까지 A/B 테스트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런 건 통하지도 않고 통한 적도 없다. 게임에 견고한 핵심이 없으면 얼마나 조정을 하든 구원 받지 못한다. 그리고 “최소한 생존 가능한 제품”에 필요한 퀄리티는 게임 개발의 다른 부분들과 마찬가지로 시간이 지나며 상승하게 마련이다. 순전히 HTML로 된 소셜 네트워크 RPG는 페이스북 게임 초기에는 성공했으나 오늘날에는 사람을 모으지 못한다. 지금은 브라우저 게임에 훨씬 많은 것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통적인 시장이 그랬던 것처럼 이제는 F2P 게임도 “론칭은 단 한 번 뿐”이다. 게임에 처음 몰려오는 사람들이 사실상 나중에 오는 사람들보다 더 많은 돈을 쓴다는 점을 데이터가 보여준다. 한 번 잃은 플레이어가 돌아오는 일은 드물다. “최소한 생존 가능한 제품”을 가지고 론칭할 수 없다. 뭔가 놀라운 것을 가지고 론칭해야 한다. 그것이 눈덩이를 굴려서 더 많은 사람들을 모으고 장기적 성공을 이루어줄 가장 큰 희망이기 때문이다. 물론 본격적으로 게임을 진행하고 마케팅 지출에 큰 투자를 하기 전에 최초 사용자 경험과 측정을 주무를 목적으로 소프트 론치(※2)를 하고 작은 규모로 단기 테스트를 할 수는 있다. 하지만 다듬어진 멋진 물건이 나오기 전까지 절대 널리 게임을 론칭해서는 안 된다.

※ 역주 2: soft launch. 주로 모바일 서비스에서 서비스를 정식으로 미국 혹은 전세계에 론칭(하드 론치)하기 전에, 사용자 경험과 수익 설계를 다듬을 요량으로 캐나다와 호주 같은 곳에서 먼저 론칭하는 것.


당신의 플레이어는 A/B 테스트에 쓰이는 기니피그가 아니다. 살아있는 인간이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있는 사람이라면 처음부터 질 높은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할 책무가 있다.

더 이상 스타트업의 사고방식으로 생각하지 말고 다듬어진 게임을 만들어내는 20퍼센트의 노력을 더 부어야 한다.


스팸이 아닌 내생하는 메시지를 보내라

F2P 쪽에서  “K인자”(K-factor)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K인자는 원래 유행병학에서 환자 한 명에게 감염되는 건강한 사람의 수를 뜻하는 말이다. 유행병과 싸우는 사람들은 환자가 집에 머물거나 마스크를 쓰거나 약을 먹게 하는 등 조치를 취해서 이 K인자를 가능한 작게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이 말을 게임계에서는 한 명의 플레이어가 데려오는 신규 플레이어의 수를 가리키는 데 사용하고, 우리는 K인자를 늘리고 싶어한다. 한때 눈에 띄게 높은 K인자를 보이던 페이스북 게임에서는 신규 게임이 크게 도약하고 성장할 수 있었다. 이는 게임 개발사들이 플레이어가 가능한 많은 메시지와 많은 뉴스피드, 많은 담벼락 포스트를 보내도록 만드는 데 관심이 있었다는 뜻이다. 그런 노출이 플레이어를 더 끌어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든 게임이 기회가 될 때마다 그런 바이럴을 게시하도록 조장했고 사실상 강요한 경우도 있었다. 때문에 건설 게임에서는 직원을 고용하는 시스템이 흔히 나왔다. 새로 지은 건물을 열고 싶으면 친구 여섯 명에게 직원이 되라고 초대를 보내 동의를 받아야 한다.

나는 요구 인원이 너무 큰 부담이 될 때면 게임을 그만 두었다. (14명? 장난해?) 나만 그렇지는 않았으리라 확신한다. 그런 시스템은 메시지 전송을 늘려주지만 장기적 유지에는 나쁜 요인이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는 무엇을 목표로 계획을 세워야 하는가?

부정한 사례를 하나 들어보겠다. 대부분 게임은 최초 사용자 경험 초반에 친구를 초대하도록 요구한다. 거기까지는 그럴 만하다. 하지만 초대를 요구하는 팝업을 닫지 못하게 하는 게임도 많다. 그저 “초대” 버튼 하나만 있으니 사용자는 누르거나, 게임을 그만 둘 수 밖에 없다. 버튼을 누르면 친구 목록 창이 뜨는데 그걸 닫으면 초대하지 않고도 게임으로 돌아갈 수 있긴 하다. 하지만 이미 당신은 플레이어에게 이런 메시지를 전달한 셈이다. “우리는 당신을 가축 취급하면서 바이럴을 보내게 만들려고 술수를 부리고 있습니다.” 존중과는 반대되는 일이다.

닫기 버튼이 있는 것과 없는 것으로 A/B 테스트를 해보라. 두 가지를 보게 되리라 장담한다. 하나, 닫기 버튼이 없으면 당연히 더 많은 초대가 발생한다. 둘, “됐어, 안 할 거야”라며 그만 두는 플레이어들이 생기므로 최초 사용자 경험의 이 지점에서 더 많은 감소를 보게 된다. 다시 말해 당신은 다른 사용자를 끌어 오리라는 희망을 얻는 대가로 이미 들어온 사용자를 내보내고 있다. 어느 쪽이 장기적으로 좋은지는 딱 잘라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건 어렵지 않게 말할 수 있다. 당신은 이미 존재하는 사용자에게 무례를 범하고 있다. 그러지 말자.

'메시징'은 모바일 F2P에서는 더 큰 문제가 된다. 물론 플레이어는 손쉽게 자기 전화번호부에 있는 사람이나 (페이스북에 연동되었을 경우) 페이스북 친구들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하지만 전화는 소셜 네트워크가 아니고 전화에서 이런 유형의 메시징은 소셜 네트워크보다 부자연스럽다. 강제하지 않는 이상 소수의 사용자만이 메시지를 보낸다. 그리고 강제하는 일은 비윤리적이다.

그리고 이제는 K인자가 작은 게 현실이다. 페이스북이 바이럴을 너프한 게 큰 요인이다. (그리고 메시징은 모바일에서 주된 플레이어 유입원인 적이 없었다.) 이제 이미 플레이하고 있는 게임이 아닌 이상 뉴스피드나 담벼락 포스트가 보이지 않는다. 보통 바이럴로 유입되는 사용자는 3퍼센트가 넘어가지 않는다. 그런 작은 수를 위해 플레이어를 괴롭히는 게 정말 가치 있는 일인가?

바이럴은 플레이어 유지 면에서는 여전히 유용하다. 친구에게 게임 메시지를 받은 플레이어는 돌아올 가능성이 더 높다. 하지만 이런 현상을 늘리려면 장벽 같은 부정적인 장치가 아니라 “무료 선물” 같은 긍정적인 메시징이 가장 좋다.

메시징을 키우고 싶다면 강제하지 말자. 그 대신 메시징이 게임에 내생(內生)하도록, 게임 디자인에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맞아 떨어지게 만들자. 예를 들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게임인) <나이트후드>에서 플레이어는 중세 귀족이 된다. 플레이어가 친구를 초대하면 초대에 응한 친구들은 플레이어의 가신이 되고 친구들이 매일 버는 자원의 일부를 받게 된다. 게임이 제공하는 핵심 판타지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데다 초대를 보낼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자신의 가신을 계속 행복하게 해주지 않으면 다른 군주에게 떠나버리니 계속 도와줄 강력한 인센티브가 생기는 것이다. 좋은 사회공학이자 좋은 게임 디자인이다.

“징가가 어떻게 하나”, 그만 물어보라. 우리는 징가가 어떻게 하는지 알고 있고 징가는 제대로 풀리지 않았다. 그 대신 “어떻게 플레이어가 메시지를 보내고 싶게 만들까” 생각해보자. “어떻게 그것을 긍정적인 경험으로 만들 수 있을까? 어떻게 메시징을 게임의 핵심으로, 자연스럽게, 플레이하면서 자발적으로 발생하게 만들 수 있을까?”


콘텐츠를 위한 결제는 괜찮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현재 시장에서 가장 성공한 F2P 게임 중 하나다. <LoL>은 대부분 F2P 게임처럼 여러 가지 수익화 지점을 갖추고 있지만 가장 벌이가 되는 부분은 챔피언 구입이다. <LoL>은 <도타> 스타일의 게임이고 챔피언은 각자 장단점을 지닌 플레이 가능한 캐릭터들이다. 챔피언마다 플레이 경험이 다르고 서로 조합되면서 흥미로운 전략이 나와 언제나 더 많은 챔피언을 열고 싶은 욕망이 있다.

챔피언을 구입하는 데 필요한 통화는 노가다로 벌 수 있지만 모든 챔피언을 열려면 (그리고 챔피언을 더 커스터마이징하는 데 사용되며 연화(※3)로만 구입할 수 있는 룬을 얻으려면) 굉장히 긴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돈을 지불할 강력한 인센티브가 존재하고 많은 플레이어가 적어도 가끔은 돈을 낸다.

※ 역주 3: soft currency. 현금 결제로만 얻을 수 있는 경화(hard currency)와 달리 게임을 플레이해서 벌 수 있는 게임 속 통화. 즉 LoL에서는 IP가 연화, RP가 경화다.


이는 완벽하게 정직하면서 합리적인 시스템이다. 돈을 내고 얻을 수 있는 것과 그 가치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게다가 하나 혹은 소수의 챔피언으로 플레이하는 데 만족하는 플레이어라면 돈을 내지 않고도 무리 없이 필요한 룬을 모을 수 있다. 자신이 게임에 애착을 가져야만 돈을 내게 된다. 그리고 그만큼 즐긴다면 아마 돈값을 한다고 느낄 것이다. (그런데 <LoL>의 수익화가 전부 윤리적이라는 말은 아니다. 나에게 룬 페이지 판매는 상당히 지저분한 모습으로 보였다. 하지만 챔피언 판매는 꽤 합리적이다.)

또 다른 예로 <질병 주식회사>(안드로이드에서는 무료, iOS는 1달러다)는 플레이하면서 열 수 있는 일곱 개 유형의 질병을 제공한다. 급한 사람은 돈을 내서 일찍 열 수 있다. 더해서 기본 질병과는 아주 다른 방식의 질병 두 가지, 열 네 가지 시나리오를 제공하는 세 개의 콘텐츠 팩도 구입할 수 있다. 정직한 거래다. 나는 게임이 마음에 들어 개발자들에게 기꺼이 돈을 주고 싶었기 때문에 세 콘텐츠 팩 모두 기쁘게 구입했다.

물론 콘텐츠 개발에는 시간과 돈이 들어간다. 소모품이나 관문 만큼 벌이가 되는 수익화 수단은 아니다. 아마 유일한 수익화 지점으로 둘 수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딱 한 번 대기 시간을 통과하는 것보다는 훨씬 더 돈을 내고 싶어질 것이다. 돈을 냈을 때 콘텐츠를 제공한다면 돈을 내는 플레이어의 비율이 더 올라가리라 (꼭 결제 플레이어 당 매출이 더 높아지지는 않겠지만) 장담한다.


돈 내고 이기기 말고 돈 내고 진행하기

작년 워게이밍넷은 <월드 오브 탱크>에서 “돈 내고 이기는” 요소를 없앤다고 발표했다. 확실히 영리한 움직임이었다. 돈 내고 이기는 게임이라는 느낌은 짜증 나서 게임을 때려 치게 만드는 주된 요인이다. 무료 플레이어거나 적당히 쓰는 플레이어라면 상식 이상으로 돈을 내는 사람들에게 졌을 때 불쾌함을 느낀다.

<클래시 오브 클랜>은 이 부분을 영리하게 다루었다. 다른 많은 게임들처럼 플레이어는 돈을 내서 대기 시간을 통과하고 진행 속도를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전투를 할 때는 항상 대략적으로 동등한 힘(마을 회관 레벨)을 지닌 플레이어와 상대하게 된다. 플레이어의 마을 회관 레벨이 6이라면 거기서 두 레벨 범위 안에 있는 플레이어와 상대한다. 상대가 그 레벨에 오르려고 노가다를 했든 돈을 냈든 상관 없다. 어쨌든 공정한 싸움이 된다. 결제는 발전을 빠르게 해주지만 전투에 이점을 주지는 않는다.


가치를 보여줘라

<시티빌>을 플레이하던 친구가 어느 날 내게 말한 적이 있다. “50달러를 썼는데, 다 사라져 버렸어.” 그 친구는 게임이 마음에 들었고 돈을 내고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돈을 내고 나서 후회하게 되었다는 말이다. 그리고 얼마지 않아 그 친구도 게임에서 사라졌다. 그만 둔 것이다.

<클래시 오브 클랜>(아래 이미지)은 나를 수익화한 몇 되지 않는 게임이다. 게임은 한 번 '장인의 집'을 지을 때마다 지을 수 있는 건물의 수가 늘어난다. 처음 시작할 때 장인의 집은 하나고 두 번째는 최초 사용자 경험에서 경화를 써서(강제 구매) 구매하게 된다. 거기서 가치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 장인의 집이 더 있으면 영구적이고 사라지지 않으며 계속 발전 속도 향상에 기여하는 수단을 갖추게 된다. 장인의 집을 더 사려면 경화를 써야 하는데 도전과제를 달성하면 경화를 벌 수 있다. 흥미롭게도 도전과제 달성으로 받는 보상이 세 번째와 네 번째 장인의 집을 지을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하다. (네 번째 장인의 집은 장인 수보다는 자원의 제약이 심할 엔드게임(※4)까지 필요치 않지만.) 그런데 10달러를 내면 세 번째 장인의 집을 즉시 구입하고 남은 경화에 며칠 노가다해서 네 번째를 얻을 수 있다. F2P의 기준으로 볼 때 상당히 무리 없는 가격이다. 나는 게임이 마음에 들었고 그렇게 돈을 지불할 의사가 있었다. (하지만 대기 시간 통과를 위한 결제에는 별로 마음이 없었다. 나는 고래가 아니다.)

※역주 4: MMO 등 끝이 없는 게임에서 사용할 경우, 흔히 '만렙 콘텐츠'로 불리는 최대 성장 이후의 게임플레이.





나는 게임이 선택을 내릴 수 있게 해줬다는 점을 높게 평가한다. 노가다를 선호한다면 노가다를 할 수 있다. 정직하고 합리적인 거래로 느껴진다. 흥미롭게도 유사 게임인 <백야드 몬스터즈: 언리쉬드>는 세 번째에서 현금 결제를 하게 한다. 노가다를 통해서는 얻을 수 없다. 이게 <클래시 오브 클랜>보다 더 잘 되었는지, 못 되었는지는 관심이 가는 부분이다. 그것도 여전히 정직한 제안이지만 나는 노가다를 할 수 있게 해주는 <클래시 오브 클랜>이 더 마음에 든다. 슈퍼셀은 수익화하는 방법을 알지만 그 레버를 부드럽게 당긴다. (적어도 엔드게임으로 갈 때까지는 그렇다. 엔드게임에서는 다크 엘릭서의 생산 속도가 느려지면서 돈을 쓰고 싶은 강력한 유혹이 든다.)

비슷하게 <리그 오브 레전드>는 매주 돌아가면서 일부 챔피언을 무료로 플레이할 수 있게 한다. 플레이어는 다른 챔피언을 사용해보고 장단점을 알 수 있다. 플레이어들은 그 챔피언들을 가지고 실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적극적으로 즐긴다. 그 챔피언의 플레이 스타일을 즐긴 플레이어에게 구매 동기가 생기면서 당연히 챔피언 무료 기간이 끝나는 순간 추가 매출로 이어진다. 다시 말해 사기 전에 시험해보는 방식이지만, 플레이어에게 긍정적이면서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방식이다.


노가다는 괜찮다. 단단한 장벽은 괜찮지 않다

많은 이들이 F2P 게임들의 노가다 수준을 비난하는데, 노가다는 F2P 모델이 가진 특징이 아니다. 그보다는 사실상 모든 F2P 게임이 MMO처럼 “끝이 없는 게임”이라는 점에서 비롯되는 특징이다. 게임은 끝이 나지 않고 최종적인 승자도 패자도 없다. 끝나지 않는 게임에서는 게임플레이를 가능한 오래 끌고 나가야 한다. 콘텐츠에는 한계가 있고 최선의 경우라도 플레이어는 예상보다 더 빠르게 콘텐츠를 소모한다. 그래서 중후반 게임에서 대기 시간이 길어지고, 그래서 와우에서는 노가다로 레벨을 올려야만 한다.

게임 디자인 관점에서 노가다는 이상적이지 않지만 끝나지 않는 게임에서는 거의 불가피하다. (그런 이유로 나는 주기적으로 결말이 나는 F2P 게임을 실험해보고 싶은데, 그건 또 다른 이야기다.)

그리고 플레이어가 결제를 통해 노가다 속도를 높이거나 우회할 수 있게 하는 건 용인 가능한 일이다. 용인 불가능한 것은 돈을 내지 않으면 진행이 불가능하거나 미칠 듯이 어렵게 만드는 일이다. 예를 들어 <캔디 크러시 사가>의 어떤 레벨은 결제하지 않는 사람은 수십 번 혹은 수백 번 도전해야 지나갈 수 있게 (보기에) 의도적으로 디자인되었다.

흥미롭게도 킹은 점차적으로 그런 레벨들의 난이도를 낮추는 것 같다. 플레이어들의 불평에 따른 대응일 뿐 아니라 변경을 A/B 테스트해봤으리라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래서 나는 수익화 장치의 레버를 부드럽게 당겨야 장기적인 소비자 가치를 성공적으로 높인다고 본다. 때려치우게 만드는 것보다 미래에 수익화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으로 계속 플레이하게 만드는 게 더 낫다.

물론 “미칠듯이 어렵다”는 건 모호한 말이지만 요점은 이거다. 원하는 플레이어는 결제 없이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노가다할 수 있다고 약속했다면, 그 약속은 계속 지켜야 한다. “극소한 확률로 계속 진행할 수 있어요”라고 말하는 것보다 큰 의미가 있다.


유인 상술을 쓰지 마라

<마블 어벤저스 얼라이언스>는 달마다 “특수 임무”를 내놓는다. 특수 임무는 하나의 스토리로 연결된 여러 번의 전투로 구성되어 있고, 정해진 기간(보통 2주) 안에 임무를 마친 플레이어는 무료로 새로운 슈퍼히어로를 얻을 수 있다.

그런데 특수 임무를 구성하는 각각의 전투에는 특수 임무 기간 중에만 사용할 수 있는 화폐('불안정한 ISO')를 지출해야 한다. 불안정한 ISO는 매번 전투를 시작할 때마다 어느 정도 소모하게 된다. 플레이어는 처음에 불안정한 ISO를 일정량 할당 받지만 특수 임무 전체를 끝내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플레이어들끼리 불안정한 ISO를 선물할 수 있지만 하루에 받을 수 있는 양이 엄격하게 제한되어 있다. 불안정한 ISO는 전투 중에 보상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즉, 개발자들은 하루에 받을 수 있는 양과 전투 중에 떨어지는 양을 조절해서 플레이어가 벌 수 있는 불안정한 ISO의 양을 억제할 수 있다.

특수 임무 진행 중간에 받을 수 있는 보상도 있다. 미션 중간 어느 지점에서 플레이어는 희귀한 무기나 소량의 경화, 혹은 다른 가치 있는 것을 보상 받는다. 주기적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제공하고, 마지막에 달콤한 보상이 있는 데다, 완료하지 않아도 중간에 보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은 특수 임무를 적극적으로 즐긴다.

말할 필요도 없지만 불안정한 ISO는 현금으로 구입할 수도 있다. 그리고 특수 임무 완수로 받는 슈퍼히어로는 나중에 경화로 구매할 수 있게 올라오기 때문에, 어느 정도 불안정한 ISO를 사는 게 직접 슈피히어로를 구매하는 비용보다 쌀지도 모른다.

이 시스템은 비윤리적인가? 나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고 말하겠다. 만약 플레이어가 최적의 플레이(매일 받을 수 있는 불안정한 ISO 선물 수령을 최대화하고, 전투를 거의 혹은 전혀 지지 않고, 노가다에 시간을 들이는 플레이)로 시리즈를 완수할 수 있게 게임의 변수가 맞춰져 있다면 나는 윤리적이란 인상을 받을 것이다. 플레이어에게 콘텐츠를 추가로 제공하는 데다가 결제하지 않는 사람도 노력한다면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약 말 그대로 결제하지 않으면 완수할 수 없게 변수가 맞춰져 있다면 나는 비윤리적이라는 인상을 받을 것이다. 그것은 유도 상술이다. 공을 차라고 해 놓고 차려는 순간 빼는 짓이다. 보상을 보여주며 노가다를 통해 얻을 수 있다는 ‘인상’을 주지만 그럴 기회는 주지 않는다. 플레이어는 이런 사실을 알아차릴 것이고 결국 당신은 플레이어를 잃게 된다.


플레이어를 친구로 만들고 대변하라

우리는 고객 서비스와 관계 관리의 비술을 다시 배워야 한다. MMO 개발자들은 잘 안다. 포럼의 중요성을, 팬들이 게임의 대변자가 될 수 있음을, 업데이트가 문제를 일으킬 때 포럼에서 오가는 이야기로 일찍 징후를 알아차릴 수 있음을, 좋은 아이디어가 플레이어들에게서 올 수 있음을 안다. 그런 종류의 정보는 일시적인 반면 측정은 견고한 데이터라는 점은 사실이다. 플레이어는 때로 자기가 뭘 원하는지도 모른다는 것도 사실이다. 플레이어들은 문제를 잘못 보는 경우(사실은 지루한 것을 “너무 어렵다”고 말한다던가)가 많다는 점도 사실이다. 시장 조건이 허락하지 않아 플레이어가 원하는 대로 해줄 수 없는 경우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물론 측정도 계속 분석해야 한다.

그런데 대조적으로 F2P에서 고객 서비스는 매몰 비용(회수할 수 없는 비용)으로 취급되며 무시되거나 최소화되어 왔다. 문제가 발생한 사람이 도움을 찾기 어렵게 만든 게임이 많다. 조직에 고객 서비스가 있다 해도 흔히 라이브 팀과는 떨어져 있어 티끌 같은 정보만 개발자들에게 전달된다. 개발 팀이 업데이트에 앞서 플레이어에게 정보를 전해주는 일은 거의 없다. 그야말로 커뮤니티를 육성하지 않는 방법이다.

고객 서비스는 매몰 비용이 아니다. 고객 서비스는 잃게 될 플레이어를 유지할 기회다. 플레이어를 끌어오는 데 쓴 돈을 생각하면 유지는 굉장히 중요하다. 옆에 있는 한 명의 소비자가 숨어 있는 두 명보다 낫다.


플레이어가 한계를 정하게 하라

F2P 시장은 대부분 게임이 막대하게 많은 돈을 쓰는 소수의 플레이어, 고래에 의존해왔다. 고래가 사우디 아라비아의 왕자나 백만장자라면 윤리적 문제가 될 게 없다. 주차장에서 사는 누군가가 걸맞지 않게 5천 달러를 쓴다면 문제다.

극도로 윤리적이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누군가 한 달에 세 번 현금 결제를 한다면 이런 대화창을 띄우자. “구매에 감사드리며 저희 게임에 더 많은 돈을 쓰고 싶으시다는 점에 무척 기쁩니다. 하지만 고객님은 이번 달에 이미 XXX 달러를 쓰셨습니다. XX 달러를 더 쓰셔도 정말로 괜찮은가요?”

이런 체크박스가 들어갈 수도 있겠다. “저는 어마어마한 부자입니다. 다시는 이런 창 띄우지 마세요.”

그렇다. 아마 돈을 덜 벌게 될 것이다. 하지만 선의를 쌓게 된다. 그리고 밤에 잠이 더 잘 올지도 모른다.


돈을 내고 싶다

패키지 환경에서는 거래가 단순하다. <콜 오브 듀티>를 하고 싶으면 돈을 내고 구입해야 한다. 하지만 그 퍼블리셔가 낼 수 있는 매출은 표준 정가가 최대치다.

F2P는 다르다. 심리 기법과 윤리적으로 모호한 술수를 활용해 소비자의 지갑에서 돈을 빼낼 수도 있고, 아니면 돈을 지불하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만들 수도 있다. 어떤 방식이든 소비자 당 매출의 한계는 그들이 지불하고자 하는 의지 뿐이다.

그렇다면 그 사람들이 진심으로 돈을 내고 싶어하면 더 좋지 않을까?

사람들은 어떤 이유로 돈을 내고 싶은 마음이 될까?

  • 당신이 플레이어에게 가치를 보여주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이 결제로 자신이 새로운 콘텐츠를 받을 수 있거나 현재 없는 기능을 가질 수 있거나 더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플레이어가 거래의 성격을 파악하고 가치를 확인한다.

  • 당신이 플레이어에게 놀랍고 기쁜 경험을 제공했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당신과 당신이 앞으로 할 일을 지원하기 위해 조금 돈을 내는 일을 꺼리지 않는다.

  • 당신이 커뮤니티와 교류하면서 잘 대답해주고 존중하고 기발한 방식으로 소통했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당신이 자신들 만큼이나 게임을 사랑하는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안다. 당신은 플레이어에게 의심스러운 술수를 써먹어 등골을 뽑아 먹는 차가운 인간이 아니다. 당신은 받은 돈 만큼 플레이어에게 가치를 제공하고 플레이어가 돈을 낸 만큼 만족하길 바란다.

  • 플레이어가 게임이 더욱 멋지게 발전해나갈 방향을 기대하고 바라기 때문에. 당신이 포럼과 메시지로 미리 이야기해준 발전 방향을 플레이어가 기대하고 돈을 내면 게임의 지속과 성장에 도움을 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 플레이어가 당신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리고 당신은 그 사랑을 느끼기 때문에.

이것이 윤리적인 F2P 게임 디자인이다. 플레이어가 계속 옆에서 함께 하게 해주는 디자인이다. 이것이 성숙한 시장을 대하는 현명한 방법이다. 이것이 당신의 게임을 계속 되게, 어쩌면 영원하게 만들어준다.

4X라 불리는 장르가 있다. “탐험, 확장, 채취, 몰살”(explore, expand, exploit, and exterminate)의 준말이다. 우리는 “채취와 몰살”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너무 강하다. “탐험과 확장”에 좀 더 집중해보자.

[스머프베리가 충분하지 않습니다. 스머프베리를 더 얻고 싶은가요?]


저자: 그렉 코스티키안

 

30년 넘는 경력의 베테랑 게임 디자이너. 그 긴 경력에서 성공적인 게임을 여럿 만들어왔을 뿐 아니라 학구적인 디자이너로 명성이 높다. 다양한 매체를 통해 게임 디자인과 업계에 대한 글을 기고해왔고, 그중 적지 않은 글이 게임 개발자들에게 회자되며 교육 현장에서는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한국에는 '코스티캔의 게임론'이라는 글로 잘 알려져 있다. 인디 게임이 붐을 형성하기 이전 인디 게임의 대변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화두가 화두인 만큼 지난 10일 가마수트라에 올라온 이 글에는 8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며 게임 업계인들이 자신의 경험과 관점을 나누었습니다. 코스티키안의 견해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지금 이런 방향을 시도한다는 개발자들도 있었지만, 완화된 밸런싱이 사용자의 장기적 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관점에 의문을 제시하는 제품 관리자도 있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앞으로 소셜/모바일 F2P 시장이 성숙하면 정말 코스티키안의 이야기처럼 플레이어를 존중하는 게임들만 살아남을까요? 여러분이 생각하는 F2P 디자인의 윤리성이 있나요? PC 온라인 시장에서 더욱 오래 부분유료화 체계를 거쳐온 한국의 경우는 어떨까요? 혹자가 이야기하듯 한국 시장에는 어떤 특수성이 있다고 보시나요?

최신목록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