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관련 목소리를 내는 단체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게임개발자연대를 비롯해, K-IDEA 역시 첫 상임 대표가 나오면서 목소리를 내줄 것을 기대한다. 게임인연대 또한 자주 의견을 드러내고 있다.
학계에서는 게임학회만 몇 종류 존재하고, 법조계에도 게임을 다루는 단체들이 등장했다. 게임산업이 커나가면서 개발자나 회사, 학자, 법률가 등 직능 별로 집단적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게임계에서 가장 숫자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빠져있는 단체가 있다. 바로 게이머를 대표하는 단체다.
게이머를 대표하는 단체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면 으레 나오는 질문이 있다. "세계 어디에 그런 단체가 존재하냐?" 라는 물음이 종종 나오지만, 그런 곳이 있다.
바로 ECA(Entertainment Consumer Assosiation)이다.
주로 미국과 캐나다에서 활동하는 ECA(엔터테인먼트 소비자 협회)가 자신들의 홈페이지에 밝힌 사명은 다음과 같다.
"게임 소비자의 목소리를 정치인에게 전달하여, 게이머의 힘을 인식하고, 받아들이게 한다."
"소비자의 권리와 반(反)게임적인 법률 혹은 다른 공공 정책에 영향을 미침과 함께, 회원들에게 공동체와 이익을 제공한다."
이 같은 목표로 ECA는 '게임폴리틱' 같은 게임과 정치를 다루는 뉴스사이트나, '게임컬처' 같이 게임과 문화를 커버하는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게임잡' 같은 곳도 운영 중이다.
직적접인 목소리를 내는 경우도 많다. 2013년에는 미국 부통령 조 바이든에게 교내 총기난사에 대해서 게임을 비난하지 말라는 공개 성명을 내기도 했다. 또한 게임과 폭력이 관계가 없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하기도 했다.
구글, 레딧 등과 함께 인터넷 규제가 될 가능성이 높은 법안인 SOPA 법안과 PIPA 법안에 반대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물론 회원들이 즐거운 게임 생활을 즐길수 있도록 협찬사들을 통해 회원들에게 게임할인 등의 혜택 또한 제공하고 있다.
이런 정치권에 목소리를 내는 단체가 아니더라도, 게이머의 목소리가 모여 <매스 이펙트 3>의 엔딩을 바꾼 사례도 존재한다. 바이오웨어는 강한 거부 태도를 보이다가 결국 새로운 엔딩 DLC를 준비했다.
발언력을 행사하는 이런 단체뿐만이 아니라, 북미에는 모여서 하는 보드게임이나, 랜파티 등의 영향으로 지역마다 게임 관련 커뮤니티가 많은 편이다. 그런 모임들은 자기들끼리 대회를 열기도 하며, Child's Play 같은 게임 관련 기부행사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한국에서도 이제 한 게임이 20년 가까이 서비스되고 있을 정도로 게임산업의 역사가 깊어졌다. 게임 소비자, 즉 게이머가 게임 문화의 한 축으로서 역할을 할 시기가 된 게 아닌가 싶다. 최근 확률형 아이템 논란과 관련해서도 소비자단체가 할 몫이 분명히 있을 테니까.
혼자서 게임을 하면 그것으로 끝이지만, 여럿이 모여 게임에 대해 이야기하고 목소리를 모으면,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