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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집념과 애정으로 만든 액션 RPG '블랙 위치크래프트'

개발에 8년이 걸린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방승언(톤톤) 2022-08-18 10:12:41

<블랙 위치크래프트>는 콰트로기어의 이석호 대표가 ‘내 마음대로 게임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일념에 이끌려 개발해온 액션 어드벤처 타이틀이다. 출시일이 몇 차례 밀리면서 개발에 총 8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이 소요됐다. 이 대표 스스로도 “처음에는 이렇게 오래 걸릴 줄 몰랐다”고 말하는 <블랙 위치크래프트>는 드디어 다음 달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석호 대표는 <블랙 위치크래프트>에 앞서 15년간 <블레이드 앤 소울>, <큐라레> 등 인지도 있는 게임 개발팀에서 시스템 팀장, 디렉터 등 주요 직무를 맡아보았던 인물이다. 조직에 남아 있었다면 조금 더 편한 미래가 보장되었을 그는 왜 스스로 힘든 길로 접어들었을까? 그리고, 그런 선택을 통해 마침내 완성한 <블랙 위치크래프트>는 과연 어떤 게임일까?

 

<블랙 위치크래프트> 유통을 담당한 크레스트에서 이석호 대표를 직접 만나 숙원을 마침내 달성한 소감을 물었다. 그는 “기다려주신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만족스럽지만, 두 번은 못 할 일”이라며 가감없이 말했다. 이 대표의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옮겨본다.

 

 


 

 

# ‘고딕’ 테마 뚜렷한 <블랙 위치크래프트>

 

Q. 디스이즈게임: <블랙 위치크래프트>는 컨셉이 독특한 게임처럼 보인다. 미국 작가 에드거 앨런 포의 영향을 받았다고 일전에 밝힌 적 있는데, 어떤 식으로 영향을 받은 건가? 그 외 기타 영감이 된 것이 있다면?

 

A. 이석호 콰트로기어 대표: 개인적으로 에드거 앨런 포의 개인사와 작품 모두에 영향을 받았다. 포는 자신의 인생부터 우여곡절이 많았던 작가다. 포라는 인물 자체, 그리고 그의 작품까지를 총체적으로 좋아한다.

 

더불어 고딕 문화도 좋아한다. (르네상스의) 전기 고딕 스타일부터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 초에 해당하는 빅토리아 시대 후기 고딕 시기에 해당하는 문화, 인물들도 좋아한다.

 

 

Q. 게임의 직접적 모티프가 된 에드거 앨런 포 작품이 있다면? 더불어 게임 스토리 소개도 부탁한다.

 

A. 핵심이 되는 것은 앨런 포의 <어셔가의 몰락>이다. <어셔가의 몰락>을 베이스로 앨런 포의 다른 작품들도 섞어 넣었다.

 

<블랙 위치크래프트>에서 어셔 가문은 마녀 사냥꾼 가문이다. 어셔 가문의 저택에는 매우 강한 마녀가 봉인되어 있다. 당주인 로드릭 어셔가 그 봉인을 풀려고 하고, 여동생인 마들렌은 이것을 막으려다가 실패한다.

 

주인공 리지아의 디자인에 관해 상세한 설명을 담은 설정집 일부. 설정집은 디지털로 배포될 예정이다. 

 

자기 힘만으로 마녀를 막을 수 없다고 판단한 마들렌은 저택을 빠져나와 다른 강력한 마녀인 리지아를 찾아가 도움을 청한다. 리지아는 육체 없이 잠든 상태의 마녀다. 마들렌은 목숨을 희생해 자기 육신을 리지아에게 바친다. 영혼이 빠져나간 마들렌의 몸에 리지아가 깃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리지아는 자아를 가진 가방 듀라한을 가지고 어셔 가로 향한다.

 

사실 리지아에게 잘 맞는 육신은 따로 있다는 설정이다. 반면 마들렌의 몸은 평범한(?) 마녀사냥꾼의 육신이어서 리지아는 자신의 원래 능력을 100% 발휘할 수 없다. 하지만 자존심이 강한 리지아는 ‘이런 몸으로도 문제없다’는 태도로 사건에 돌입하고, 그래서 고생한다는 이야기다 (웃음).


 

Q. 캐릭터 디자인이나 공간적 배경에서도 고딕 스타일이 눈에 띈다. 몬스터 디자인에도 고딕 테마를 반영한 부분이 있나?

 

A. 몬스터 테마는 크게 두 가지라고 보면 된다. 첫째는 고딕 스타일에 어울리는 오리지널 몬스터다. 다른 게임에서 찾아보기 힘든 외형으로 디자인했다. 둘째는 기존에 잘 알려진 ‘하피’, ‘좀비’, ‘슬라임’ 같은 익숙한 몬스터들을 고딕 스타일로 다시 디자인하기도 했다.

 

 

 

# 편안하게 스토리, 전투 즐기는 액션 RPG

 

Q. <블랙 위치크래프트>는 어떤 장르의 게임인가? 영향을 준 다른 게임이 있다면? 

 

A. 가장 큰 모티브가 된 게임은 바닐라웨어의 횡스크롤 액션 RPG <오딘 스피어>다. 개인적으로 바닐라웨어 게임을 매우 좋아한다. 중요한 건 PS3, PS4 용으로 나온 리메이크 버전인 <오딘 스피어: 레이브스라시르>가 아닌, 원본 PS2 버전에 영감을 받았다는 것이다.

 

<레이브스라시르>는 발판(플랫폼)이 추가되면서 레벨 디자인이 많이 강화되고, 액션성도 강화된 버전이다. 그러나 내가 참고한 것은 원본 <오딘 스피어>, 혹은 PS1, PS2 시절 초기 <테일즈> 시리즈의 심플한 액션게임 스타일이다. 발판도, 벽도 없이 심플하게 싸우는 ‘캐주얼 액션 JRPG’를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

 

사실 독립하던 당시부터 이것은 트렌드에서 벗어난 장르이기는 했다. 다른 인디 개발자분들은 플레이타임 확보가 더 쉽고 더 대중적인 메트로베니아나 로그라이크로 많이들 나아가더라. 반면 캐주얼 JRPG는 아무도 안 만들기도 했고, 원래부터 해보고 싶던 장르이기도 해서, 이 방향으로 콘셉트를 잡았다.

 

바닐라웨어의 <오딘 스피어: 레이브스라시르>

 

 

Q. 캐주얼 액션 게임이라고 했는데, 그러면 난이도는 어느 정도로 생각하면 될까?

 

A. ‘코어’ 액션 게임은 아니다. 최근 출시한 국산 게임 <스컬> 같은 스타일의 어려운 액션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취향이 안 맞을 수도 있다.

 

장르 상의 차이라고 본다. PS1, PS2 시절 <테일즈> 시리즈 게임을 지금 그러한 어려운 장르에 익숙하신 분들에게 권하면 시시하게 느끼시지 않을까? <블랙 위치크래프트>는 액션 게임을 잘하지 못하시는 분들도 쾌적하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드는 데 목표를 맞췄다.

 

 

Q. JRPG 측면도 궁금하다. 선형으로 스토리가 진행된다는 점에서 그렇게 표현한 건가? 아니면 RPG적인 성장 요소가 있나?

 

A. 기본적으로는 ‘전투 뒤에 스토리 감상’ 패턴이 반복되는 기본 구조를 두고 JRPG라 말한 것이기는 하다.

 

하지만 오래 개발을 지속하며 구현해보고 싶었던 성장요소를 게임에 다 넣다 보니 결과적으로 성장 시스템이 많아졌다. 레벨이 올라감에 따라 캐릭터의 스탯이나 특성을 찍을 수 있다. 그리고 챕터가 진행됨에 따라 해금되는 능력들도 있다.

 

또한 일부 악마형 보스를 쓰러뜨리면 해금되는 콘텐츠도 있다. 이렇듯 엔딩에 다다를 때까지 지루하지 않게 해줄 콘텐츠가 다양하게 존재한다.

 

능력 해금, 스탯 투자 등 여러 성장 요소가 있다.

 

Q. JRPG 스타일로 콘텐츠 분량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전체 플레이 타임은?

 

A. 선형적 스토리를 따라가는 JRPG는 개발효율이 안 높다. 타장르와 동일한 플레이타임을 만들려면 시간이 훨씬 많이 든다.

 

‘죽으면서’ 플레이타임이 확보되는 메트로바니아, 로그라이크와 다르다. 그런 반복 메카닉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블랙 위치크래프트>에 넣고 싶진 않았다. 이 때문에 개발이 오래 걸린 측면도 크다. 1회 엔딩을 보기 위한 전체 플레이타임은 8~10시간 정도다.

 

게임을 추가로 깊이 있게 즐기고 싶은 분들을 위한 ‘균열’ 콘텐츠도 있다. 다른 게임의 이른바 ‘탑’ 모드처럼 추가적인 전투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콘텐츠다. 이것도 무한 스테이지는 아니다. 그리고 엔딩 이후 반복 플레이를 위한 뉴게임플러스도 지원된다.

 

 

Q. 스토리에 분기는 있나?

 

A. 엔딩이 총 세 개로 나뉜다. 먼저 평범하게 플레이해도 도달할 수 있는 일반 엔딩이 있다. 그다음에는 획득 시 특수능력을 주는 ‘스티그마’ 아이템 30개를 모두 모았을 때 확인되는 ‘진엔딩’이 있다. 스티그마의 경우 저택 곳곳에 흩어져있기는 하지만, 발견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게 되어있다. 마지막으로 히든 엔딩도 하나 준비되어 있다.

 

전투와 스토리가 반복되는 JRPG식 구조를 가지고 있다.

 

 

# ‘내 게임’ 만들고 싶어 독립

 

Q. 잘 알려진 회사들에서 일하다가 독립한 뒤 <블랙 위치크래프트> 제작에 오랜 세월 몰두해왔다. 시작한 계기가 무엇인가?

 

A. 1998년 게임 잡지 필자로 일을 시작했고, 2000년부터는 게임제작에 발을 들였다. 운 좋게도 작업한 게임 중 실제로 출시 된 작품이 많았고, 그중에 운 좋게 유명한 게임들도 있다.

 

이 기간에 회사에서 기획팀장, 디렉터, PD 등 포지션을 맡아 게임을 만들었다. 이렇게 회사의 일원으로서 제작할 때는 당연히 대중성이나 상업성, 트랜드를 우선시하며 만들었는데, 회사라는 환경에서는 당연한 일이라 생각한다. 게임 개발은 정말 돈이 많이 들기에 벌어야 회사가 유지되기도 하고, 잘 벌면 구성원 입장에서도 좋은 일이니.

 

그런데 15년 동안 이렇게 만들다보니까, 대중성이나 상업성에 신경쓰지 않고, 그저 내 멋대로 만들고 싶은 욕망이 생겼다. 경력이 길어질수록 주변 개발자분들 중에 ‘만들고 싶은’ 게임을 결국 끝까지 못 만들고 은퇴하시는 경우도 점점 많이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15년 동안 이렇게 만들다 보니까, 대중성이나 상업성과 상관없는 게임을 만들고 싶은 욕망이 생겼다. 주변을 둘러보니 다른 개발자분들 중에 ‘만들고 싶은’ 게임을 결국 끝까지 못 만들고 은퇴하시는 경우도 점점 많이 눈에 들어왔다.

 

그런 와중에 어떤 큰 계기가 있었다. 항상 콘솔게임을 만들고 싶어하시던 개발자가 주변에 한 분 계셨는데, 그만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셨다. 이분을 보며 어쩌면 ‘나중’으로 미루다간 하고 싶은 게임을 끝까지 못 만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독립하게 됐다.

 

 

Q. 개발에 8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이 들었다. 어떤 것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이런 지연이 발생했나?

 

A. 방금 말한 독립의 이유와 관련이 있다. 일반적으로 회사 안에서 게임을 만들면, 애정하던 프로젝트에 대해 (개발자로서) 만족했을 때 게임이 출시되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재정상황이나 시장 트렌드, 기타 여건들을 모두 반영해 적절한 시점에 마무리한 후 출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 것에 연연하지 않고 자유롭게 만들고 싶은 대로, 내가 질릴 때까지, 만족할 때까지 만들다 보니 이렇게 길어졌다. 중간에 기획이 자잘하게 많이 바뀌기도 했다. 만들다가 버리거나 안 쓴 분량만 해도 합치면 게임 3~4개 분량은 나올 거다.

 

현실적, 합리적으로 생각하면 개발을 중간에 끊고 일단 낸 다음 미처 못 한 건 다음 게임에 내는 게 맞았을 거다. 하지만 애초에 독립한 이유가 그러지 않기 위해서였다 보니, 마음껏 만들고 부수고 원하는 대로 해보자는 생각이었다.

 

 

 

Q. 드디어 만족을 느끼고 있다?

 

A. 그렇다, 한 8년 정도 하다 보니 이제는 독립할 때 생각했던, ‘해보고 싶은 것들’을 충분히 다 해봤다고 느낀다.

 

이건 게임 퀄리티와는 별개의 이야기다. 소규모로 만든 게임이고, 일단 시중에 나오면 <블랙 위치크래프트>와 동일한 장르의 더 잘 만든 게임과 비교하며 비판받을 것 같다(웃음). 그건 어쩔 수 없다.

 

하고 싶은 만큼, 질릴 만큼 했기 때문에 만족스럽다. 보통은 그럴 수 없으니까. 만들고 싶은 걸 자유롭게 간섭 안 받고 내키는 대로 시장 트렌드조차 신경 안 쓰고 질릴 때까지 만든다는 것 자체가 되게 희소한 일이다. 두 번은 못 할 일인데, 한 번은 해볼 만한 일 같다.

 

 

 

Q. 그렇다면, 기존 회사에서는 하기 힘들었던 ‘해보고 싶었던 것’의 예시를 든다면?

 

A. 고딕 콘셉트부터가 일반적으로 회사에서는 하면 안 되는 테마다. 디렉터, PD 등으로 일했던 경험에 비추어 보면 중세 판타지가 우선 시장성이 가장 크다. 심지어 현대나 근미래 배경 게임조차 중세 판타지에 비하면 규모가 반도 안 된다. 이에 반해 고딕은 SF에 비견될 정도로 마니악한 장르다.

 

게임 메카닉도 그렇다. 설령 소규모 스튜디오라 하더라도 게임을 굳이 만든다면 메트로베니아나 로그라이크로 만드는 게 현실적이다. 실제로 그 두 가지 장르 중 하나로 바꾸라는 권유도 수백 번은 들었다. 사실 맞는 조언이다.

 

하지만 이 경우 원론적인 질문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럴 거면 왜 독립했냐’는 얘기다. 한둘씩 양보하다 보면 결국 사업이 된다. 이왕 독립한 이상 타협 없이 그냥 하고 싶은 대로 만들고 싶었다. 결론적으로 <블랙 위치크래프트>라는 게임은 장르부터 시작해 콘셉트, 형태 등등 모든 부분에 있어 회사에서는 만들 수 없는 것들이라고 할까, 사실 만들어서는 안되는 것들의 집합이다.

 


 

# 예상되는 반응과 향후 예정

 

Q. 트렌드보다는 열정을 따라 만든 게임 <블랙 위치크래프트>, 게이머 반응은 어떨 것 같나?

 

A. 캐주얼 JRPG장르 인기는 다른 대세 장르가 많이 생기면서 쪼그라들었다. 이제는 왜 다들 안 만드는지 알 것 같다. 하지만  모두가 좋아하는 게임을 만들 수는 없지 않나? 여전히 이 장르를 좋아하는 분들은 계실 것이다.

 

특히 로그라이크나 메트로베니아처럼 ‘계속 죽는’ 게임플레이가 아닌, 엔딩 볼 때까지 게임오버 당할 일이 없는 그런 게임을 좋아하는 분들, 그리고 전투와 스토리 감상을 반복하는 JRPG 스타일을 좋아하는 분들은 재미있게 하실 수 있을 거다.

 

다만 이런 분들의 숫자가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걸 계산하기 시작했다면 만들 수 없었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일부러 그 숫자는 생각 안 한 것 같기도 하다.

 

 

Q. 구체적인 출시 일정은?

 

A. 사실 지난해 4월 직접 출시를 고민했을 정도로 게임은 완성된 상태였다. 이후 계속해서 폴리싱과 퀄리티 업은 하고 있지만 어쨌든 지금은 퍼블리셔인 크레스트와 일정 조율 중이다. 계획된 일정은 9월에 스팀 출시를 먼저 진행한 뒤, 9월 도쿄게임쇼(15일~18일) 이후 스위치 버전을 출시하는 것이다.

 


 

# 끝으로 전하는 말

 

Q. 이석호 대표처럼 꿈을 좇아 어려운 결정을 고민하는 업계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 있다면?

 

A. 회사를 나오고 나서, 간혹 멘토링 요청 등이 오면, 리프레시한다는 생각으로 종종 응해왔다. 이때 젊은 개발자분들을 만나며 느낀 점이 있다. 10대~20대 개발자분들 중에는 시장의 요구와 본인의 흥미가 일치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10대~20대 개발자분들 중에는 태어나서 ‘방치형’으로 불리는 게임만 접하면서 자란 분들도 많다. 이분들은 수익성 좋은 방치형 게임을 만드는 데에서 충분히 즐거움을 느낀다. 내적 갈등 없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돈을 벌 수 있다니 참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콘솔, 스팀(PC) 게임을 하면서 자란 30대 이상 개발자분들은 얘기가 좀 다르다. 코스트 대비 수익성을 생각하면 방치형이 제일 합리적인 선택이긴 하다. 그런데 이 장르를 만들고 싶지 않은데도 ‘합리성’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만들면서 고통받는 분들을 종종 봤다. 쉽게 말해 돈 때문이 아니라면 방치형에 관심이 없었을 사람들이 억지로 만드는 거다.

 

후자에 속하는 분들은 그러니 (회사로부터) 독립하시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보시면 좋을 것 같다. 회사에 다니면서 사이드 프로젝트로 천천히 게임을 만드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아주 오래 걸리더라도 말이다.

 

다만 ‘결국 잘 안되더라도 상관 없다'는 각오가 있다면 괜찮다고 생각한다. 흔히 잘 벌리고 칭찬 받으면 그걸 좋아한다고 착각하는데, 뭔가를 정말 좋아한다는 건 '돈도 안 벌리고 인정 못 받는 걸 알더라도 상관없이 계속 열심히 할 수 있는가'에 가깝다. 이것을 스스로 자문해보고 그 정도로 좋아하고 또 만들고 싶다면 도전해봐도 좋을 것 같다.

 

 

 

Q. 기다려주신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A. 8년 동안 만들었다는 사실을 보시면 알겠지만, 자유롭게 개발한다는 데서 오는 쾌감과 만족감이 커서, 즐겁게 몰두하다보니 당초 생각보다 개발이 더 길어졌다.

 

그러나 이와는 별개로, 기다려주신 모든 분에게 항상 죄송한 마음이다. 결국에는 게임을 완성하고 출시하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여러분 중 고딕 비주얼을 좋아하시거나, 기타 저와 취향이 비슷하신 분들이라면 즐겁게 즐기실 수 있을 것 같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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