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나 동물 따위를 찾으며 애써 인간임을 증명해야 했던 시간은 얼마나 지루했던가.
<둠>이 또 한 건을 해냈다. 미국의 클라우드 플랫폼 서비스 회사 '버셀'(Vercel)의 CEO 기예르모 라우흐가 일명 <둠> 캡차를 만들어 공개해 큰 화제가 됐다.
<둠> 캡차는 방향키로 이동하고 스페이스바로 총을 쏘는 방식으로, 3마리 이상의 몬스터를 죽이면 '사람'으로 인증된다. 나이트메어(악몽) 난이도 기준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3마리를 처치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다. 키를 무작위로 누르다 보면 겨우 깰 수 있는 수준이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수준 낮은 AI 크롤링을 차단하기에는 적절한 난이도의 보안 장벽이 된다.
해당 캡차는 브라우저에서 코드를 실행하는 웹 어셈블리 앱으로, 대부분의 환경에서 잘 구동되는 편이다. <둠> 캡차를 플레이한 사람들의 반응은 매우 뜨거웠다. "이런 캡차를 기다려왔다", "지루한 공공기관 사이트에 공식 캡차로 도입해야 한다", "난 인간이 아닌가 보다" 등의 재밌는 답변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