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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쓰통 (현남일 기자)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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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곧 무기’ 디아블로3 수도사 스킬/스토리

4번째 클래스 수도사에 얽힌 이야기와 그의 기술

이브고로드에도 가을의 끝 무렵이 닥쳐 왔고, 겨울의 첫 숨결이 대기 중에 스며들었다. 밤이 다가오고 태양이 지평선 아래로 잠들면, 나는 여관에 몸을 누일 수 있음에 감사할 뿐이었다.

 

입구로 들어서면서, 여관 안에 감도는 어떤 긴장감을 느꼈다. 분주해야 할 시간임에도, 그런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몇몇 사람들만 구석에 놓인 탁자 주변에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여관 가운데에 놓인 긴 의자에는 오직 한 사내만이 앉아 있었다.

 

그 남자는 추위를 모르는 것 같았다. 복장은 마치 걸인 같았는데, 주황색 천으로 몸을 감싸고 가슴 반쪽은 드러낸 상태였다. 큼지막한 나무 구슬 목걸이가 두꺼운 목 주위에 둘려 있었다. 머리는 완전히 밀었지만, 턱수염은 무성하게 손대지 않은 상태였다.

 

그제야 앞이마에 문신으로 새겨진, 하나는 크고 하나는 작은 빨간 점 두 개가 눈에 들어왔다. 이 세계의 문화와 인류를 공부하는 학식 있는 학생이라면 알아차렸을 테지만, 이 남자는 비밀스럽게 세상과 떨어져 나라를 지키는 성스러운 전사인, 이브고로드의 수도사 중 한 명이었다.

 


수도사 기술 사용 동영상

[[#Blizzcon 2009/monkskill.wmv#]]

순서대로 마비의 파동, 철벽 방어, 폭발 장법, 칠면 공격, 일발 백중 기술 사용 장면을 담았다. (플레이 버튼을 클릭하면 감상할 수 있습니다)


 

수도사에 대한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무수히 많이 들었는데, 대부분은 성직자 이야기를 터무니없이 각색하여 꾸며낸 내용이었다. 이야기에 따르면 수도사의 피부는 쇠처럼 단단하고 어떤 검이나 화살로도 뚫을 수 없으며, 주먹으로 돌이든 사람이든 가볍게 박살 낼 수 있고 나뭇가지처럼 꺾어버릴 수도 있다고 했다.

 

비록 내 앞에 있는 점잖은 남자는 듣거나 읽은 이야기 속의 수도사와는 천지 차이였지만, 자세히 살펴볼 요량으로 조심스럽게 다가가 맞은편 의자에 앉았다. 수도사는 가벼운 손짓으로 나에게 오라는 신호를 했다.

 

“흠, 용감한 분이로군. 내 옆에 앉으려 하다니. 이리 오시오, 친구여.

 

음식이 앞에 차려졌지만, 먹고 싶은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고, 그 대신 수도사의 삶에 대해 자세히 기록하는 데 집중했다. 수도사는 내게 무수히 많은 신의 존재에 대한 그의 믿음을 얘기했다.

 

그가 믿는 신들은 벽난로 속에서 타는 불이나, 강의 물이나 우리가 숨 쉬는 공기 등 어디에서나 찾을 수 있다. 아마 이 정도면 충분히 이야깃거리 하나는 되리라. 그러나 사리분별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분명히 내가 했던 것처럼, 그런 세계관을 거의 미신이나 마찬가지로 여기며 비웃을 것이다.

 

수도사는 몸과 마음을 성스러운 정의의 도구로 연마하는 끝없는 탐구, 즉 격렬한 정신적 육체적 훈련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러나 나는 수많은 신이 그들의 뜻을 실현하는데 필멸의 존재인 한 인간에게 무엇을 요구하는지 너무나도 궁금했다. 왜 검이나 다른 무기를 지니지 않는지 물었을 때, 수도사는 간결하게 대답했다.

 

“ 내 몸이 곧 무기요.” 그리고 손을 들어 이마를 두드렸다. “내 마음도 마찬가지요.

 

너무나 뜻밖에도, 그는 내게 무술 시범을 보여주겠다고 제의했다.

 

사내들 한 무리가 우리 탁자로 다가와 내 책을 바닥에 떨어뜨리면서 칼과 여러 무기를 내보이며 확 밀치고 지나갔다. 그들의 관심사는 오로지 내 맞은 편에 앉은 수도사 한 사람에만 쏠려 있었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눈치챈 나는 탁자 아래로 기어들어갔다. 어떤 신호에 맞춰 그들은 공격을 시작했다.

 

자리에서 일어나지조차 않은 채, 수도사는 첫 번째 남자의 찌르기 공격을 받았다. 상대의 손목을 잡은 다음 가볍게 어깨너머로 던져버리자 그 남자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탁자 위로 떨어졌다. 수도사의 공격이 얼마나 재빨랐는지 사람들은 잠시 멍해졌고, 그렇게 혼이 빠져 서 있는 와중에 수도사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대혼란이 일어났다.

 

 

수도사는 절제된 기운을 집중하여 유유히, 한 점 흐트러짐 없이 모든 공격을 상대했다. 이전에 보지 못했던 방식으로 손과 발을 사용하여 싸웠다.

 

예전에, 내가 운영하던 주점에서 싸움이 벌어졌을 때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있지만, 이 싸움은 완전히 차원이 달랐다. 가격할 때마다 뼈가 부서지는 소리가 나는데 그 사이로 믿기 어려운 소리가 함께 들렸다. 수도사는 싸우면서 웃고 있었다. 하나씩 둘씩, 상대를 해치우더니 결국 단 하나만이 남았다.

 

마지막 남은 그자는 의자를 집어들고 수도사에게 던졌다. 수도사는 팔을 앞으로 휘두르며 날아오는 의자를 받아쳤고, 단단한 떡갈나무 의자가 그의 손에 부딪혔다. 나무가 산산이 부서지고 그 조각이 공중에 흩날리더니 수도사 앞에 힘없이 떨어졌다.

 

 

“날 속일 생각 하지 마라, 악마야.”라고 수도사가 나직이 내뱉었다. 그는 팔을 자기 쪽으로 거두더니 손을 상대방 앞으로 펼치고는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하얀색의 둥근 빛이 머리 주위에 나타나더니 점점 커지고 강렬해져 수도사의 몸을 완전히 감쌌다. 수도사가 포효하자 빛이 앞으로 내뿜어졌다. 빛이 다른 남자에게 밀려가자, 살갗이 벗겨지며 그 아래 드러난 붉은 피부의 악마가 여관 문 쪽으로 내동댕이쳐졌다.

 

수도사는 재빨리 앞으로 달려나갔는데, 움직임이 너무 빨라서 내 눈으로는 미처 쫓아갈 수도 없었다. 사방에서 수도사 일곱 명이 악마에게 강타를 날리는 것 같았다. 악마는 비틀거리며 몸을 가누지 못했다.

 

수도사는 악마의 목을 잡고 미소 지으며 나머지 한 손을 뒤로 돌려 손바닥에 빛나는 기운을 모았다. 손바닥을 앞으로 내밀자 빛이 악마를 강타했고 악마의 몸은 폭발했다. 근육과 피부, 뼈가 사방으로 흩어졌고 살이 타는 냄새가 대기를 가득 메웠다.

 

이 두 눈으로 직접 보지 않았다면 결코 믿을 수 없었으리라. 이 독보적인 전사의 이야기는 내가 처음에 생각했던 것만큼 과장되지 않았던 것이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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