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시간으로 지난 17일(화요일) 오전 9시 미국 로스앤젤레서 헐리우드에서는 닌텐도의 프레스 컨퍼런스가 열렸습니다.
물론 참석 했어야 마땅한 자리였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한국 게임기자들을 엉뚱한 약속을 '제대로 된 약속'으로 착각하고 순진하게 기다린 바람에 모두 물한컵 쭈욱 마시고 프레스 컨퍼런스에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대신 참석한 것은 바로 그날 오후에 헐리우스 코닥 극장에서 열린 딜러들을 위한 세일즈 컨퍼런스였죠.
어쨌든 예상대로 닌텐도는 차세대 게임기 레볼루션을 발표했습니다. 과연 어떤 혁명이었을까요?
바로 '하위 전체 호환'(backward compatible)이었습니다.
레볼루션은 기본적으로 현재 닌텐도의 주력기인 게임큐브와 하위호환이 되며 닌텐도 20년 게임기 역사의 주역들, 닌텐도(NES), 슈퍼닌텐도(SNES), 닌텐도64(N64)의 모든 게임을 가상 머신(버추얼 콘솔)으로 구동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옛날 게임은 다운로드 방식을 통해서 구하고 플레이 할 수 있습니다.
시스템의 핵심인 CPU는 IBM이 개발한 코드네임 '브로드웨이'가 장착되며 그래픽 처리 칩셋은 ATI가 개발한 코드네임 '헐리우드'가 제공됩니다.
기억장치로는 512MB의 플래시 메모리가 기본 장착되어 있으며 SD 메모리카드 슬롯이 있어서 확장이 가능한 구조입니다.
미디어는 12cm의 광디스크를 사용하며 이 보다 작은 게임큐브의 디스크로 돌아갑니다. 여기에 추가 주변기기를 장착하면 DVD 포맷의 컨텐츠를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컨트롤러는 대세에 맞춰서 무선이며 USB 2.0 포트를 제공합니다. 그리고 닌텐도가 레볼루션의 특징 중 하나로 내세우는 것이 바로 무선 연결(Wi-Fi)입니다.
닌텐도의 무선 전략은 비단 레볼루션 뿐만 아니라 닌텐도 DS에도 적용이 되는데요, 게임스파이의 아웃소싱 개발로 DS를 지역 AP에 연결하면 전세계 게이머들과 멀티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는 설정입니다. 물론 PSP도 가능한 기능이고 국내에서도 네스팟과 함께 진행하고 있죠.
어쨌든 닌텐도의 선택은 많은 게임팬들이 예상했던 닌텐도 DS급의 '놀이방식의 변화'가 아닌, 과거의 모든 컨텐츠를 총 동원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기술과 혁신을 주도하며 치열한 다툼을 벌이는 X박스 360과 플레이스테이션 3 사이에서 예상대로 닌텐도는 '마이웨이'를 선택했습니다.
코닥 극장에서 진행된 딜러들을 위한 닌텐도 컨퍼런스.
레볼루션의 컨셉트 이미지. 향후에는 PC용 DVD 드라이브 3개를 쌓아놓은 듯한 모양으로 바뀐 다고 합니다. 지금의 것은 그야말로 '컨셉트'네요.
게임보이 라인업의 새로운 모델, 게임보이 마이크로도 레볼루션과 함께 발표 됐습니다. 게임보이 어드밴스 소프트를 구동시킬 수 있으며 MP3 플레이어 만한 크기에 2인치의 액정화면을 갖고 있습니다. 올 가을에 발매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