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3 2005 현장에서 피터 몰리뉴가 직접 설명하는 '블랙 앤 화이트2'
신디게이트, 파퓰러스, 던전 키퍼… 그리고 블랙 앤 화이트. 유저에게 신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독특한 ‘갓(GOD) 게임’의 대부 피터 몰리뉴의 역작들이다. 그리고 이제 그는 자신이 여태까지 만들어 온 갓 게임의 한계를 다시 한번 뛰어 넘기 위해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디스이즈게임은 E3 2005 현장에서 피터 몰리뉴와 만나 올 가을 출시될 신작 ‘블랙 앤 화이트2’의 최신 게임플레이를 접할 수 있었다. 게임은 지난해 E3에서 봤던 것보다 훨씬 더 진보해 있었고, 이제 유저를 만날 준비가 된 것처럼 보였다.
◆ 완벽한 신으로 거듭나다
블랙 앤 화이트 1편에서 유저는 원숭이, 사자, 호랑이 등 동물 모습의 크리처를 통해 자신의 결정과 의지를 게임에 반영했다. 이른바 크리처가 ‘대리인’의 개념이었던 것. 이 것은 ‘무한한 자유도의 갓 게임’을 원했던 유저에겐 나름대로 실망스러운 부분이었다.
그러나 이번 2편에서는 유저가 훨씬 더 막강한 권력을 손에 넣게 됐다.
‘신의 손’으로 불리는 게임 속 손모양의 커서를 통해서 자신의 도시를 건설하고 전쟁을 벌이게 된다. 크리처를 통제하는 방식 등은 여전히 비슷하지만 실제로 블랙 앤 화이트2를 접해보면 1편보다 훨씬 할 수 있는 것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2편의 크리처들은 훨씬 더 세밀한 묘사와 자연스러운 동작을 갖게 됐다.
◆ 시뮬레이션 + RTS + 갓게임
피터 몰리뉴가 E3 2004에서 강조했던 2편의 특징은 바로 갓 게임과 ‘스타크래프트’같은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RTS)의 만남이었다. 여기에 E3 2005에서는 도시 건설시뮬레이션에 버금가는 ‘시뮬레이션’의 요소가 더해졌다.
게임 속 모든 사물(필드에 있는 개미들 조차도)은 각각 완벽한 행동 패턴의 시뮬레이션을 갖는다. 도시에서 키우게 되는 가축인 소, 토끼, 닭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더해서 유저는 완전무결한 도시를 건설하고 경영하는데 신경을 써야 한다.
블랙 앤 화이트2에서 유저는 필수적으로 도시의 터를 닦고 건물을 세우고, 주민들을 늘려 나가야 한다. 이런 건설 시뮬레이션의 요소는 조작이 어렵다는 것이 단점인데, 블랙 앤 화이트2에서는 모든 길과 건물을 단 몇 차례의 마우스 클릭만으로 손쉽게 지을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주민들을 집어서 농장 근처에 갖다 놓으면 자동적으로 농부로 변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전쟁이 날 경우에는 주민들을 한꺼번에 병사로 훈련시켜서 전환할 수도 있다. 크리처는 이 모든 과정에 가장 강력한 도구이자 동료, 유니트로 활용된다.
블랙 앤 화이트2가 RTS의 요소를 갖고 있는 것은 종족(이집트, 그리스, 아즈텍, 일본, 노스의 5가지)을 선택할 수 있는 것만 봐도 명확하게 드러난다.
각각의 병사들은 고유의 이름을 갖는다. 바로 블랙 앤 화이트2가 설치된 PC의 이메일 프로그램에 등록된 '연락처 리스트'의 닉네임이 활용되기 때문이다.
◆ 평화의 신? 아니면 전쟁의 신?
블랙 앤 화이트2에서는 항상 상대편 도시가 등장해 경쟁을 벌여야 한다. 여기서 중대한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바로 평화롭게 도시를 발전시켜 나갈 것인가, 아니면 병력을 양성해 상대편 도시에 공격(RTS의 러시와 똑같다)을 갈 것인가 하는 고민이다.
평화의 신으로 플레이를 할 경우에도 방어를 위한 병사를 모으고 전쟁을 하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상대를 패배시키는 더욱 효과적인 방법은 휘황찬란한 도시를 건설해서 상대편 주민들이 이주해 오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전쟁의 신으로 플레이 할 경우에는 강력한 기적 마법과 사납게 조련한 크리처의 능력을 활용해야 한다. 서로 상대편의 도시를 침략해서 이겼을 경우에는 일정량의 공물(값진 재화)를 빼앗아 오게 된다.
블랙 앤 화이트2의 전쟁은 작게는 수백명, 많게는 수천명 단위의 유니트가 동원된다. 여기에서는 유저의 크리처도 단지 하나의 유니트로 취급될 뿐이다. 전쟁에서 운 좋게 살아남은 병사는 경험치를 얻어 베테랑으로 성장하게 된다.
게임속 노스 종족의 도시.
◆ 올해 가을, 드디어 출시된다!
블랙 앤 화이트2가 기술적으로 진보한 것은 물리엔진을 봐도 알 수 있다. 보통 게임들이 파편(particle) 기반의 물리 엔진을 쓰는데 반해, 블랙앤 화이트2는 독특하게 액체(liquid) 기반의 물리엔진을 사용했다.
이 엔진은 궁극의 기적(miracle, 게임 속에서 사용하는 일종의 마법)인 ‘화산폭발’(Volcano)을 사용했을 때 지형을 타고 흘러내리는 마그마에서 그 진가를 발휘한다.
RTS 요소가 강하게 들어간 만큼 이번에는 유저 대 유저의 치열한 멀티플레이도 기대해 볼 수 만 하다. E3 2005 현장에서 만난 피터 몰리뉴는 “현재 4명까지 온라인에서 접속해서 멀티플레이를 즐길 수 있도록 개발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가장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출시 시기에 대해서는 “9월 아니면 10월이 될 것이다. 올 가을에는 블랙 앤 화이트2를 기대해도 좋다”며 밝은 미소를 지었다. 갓 게임과 RTS, 그리고 시뮬레이션의 만남이은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가? 오는 가을이 기다려진다.
▶▶ 피터 몰리뉴가 설명하는 '블랙 앤 화이트2' 2부 보러가기(클릭)
노스 마을의 밤에 구슬피 울부짖는 울프 크리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