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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외길에서 펼쳐지는 체스 같은 전투! '쇼군 쇼다운' 체험기

평가가 '압도적으로 긍정적'인 데는 이유가 있었다

한지훈(퀴온) 2024-09-17 10:13:36
퀴온 (한지훈 기자) [쪽지]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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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길에서 펼쳐지는 체스 같은 전투! '쇼군 쇼다운' 체험기

평가가 '압도적으로 긍정적'인 데는 이유가 있었다

올해도 어김없이 추석이 돌아왔습니다. 특히 올해 추석은 주말에 착 붙어 선물 같은 연휴를 선사해 그 의미가 더욱 깊은데요.

이 같은 절묘한 타이밍에 출시된 신작 게임이 있습니다. 바로 인디 게임 <쇼군 쇼다운>인데요. 유려한 도트 그래픽과 일본 배경의 독특한 분위기가 특징인 이 게임은 2023년 6월 얼리엑세스를 시작해 지난 5일 정식 출시됐습니다. 

지난 1년간 꾸준한 업데이트로 환골탈태한 <쇼군 쇼다운>은 스팀 이용자들에게 ‘압도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았는데요. 긴 연휴를 함께 보내기에 충분한 게임인지 직접 플레이해보고 그 소감을 여러분께 전합니다.


게임명: 쇼군 쇼다운 (Shogun Showdown)

장르: 로그라이크 덱빌딩, 턴제 전략

플랫폼: PC / PS / Xbox / Nintendo Switch

개발사 / 배급사: Roboatino / Goblinz Publishing

한국어 지원 여부: 정식 한국어화


# 쇼군, 아무튼 내 칼을 받아라!

먼저 말씀드리자면, 이 게임에서 스토리는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게임을 시작해서 끝을 맺는 동안 그 어디에서도 서사에 대한 언급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 흔한 인트로 영상도, 짧은 소개 문구조차 없으니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어떤 사연을 가지고 있고 적들은 누구이며 왜 플레이어를 적대하는지 알 수 없죠.

그나마 <쇼군 쇼다운>이라는 타이틀에서 이 게임이 ‘쇼군(将軍)’과의 최후의 결전을 다룬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게임 내 정보 모드를 활용하면 스테이지별 보스의 짧은 사연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이들은 모두 저마다의 이유로 쇼군을 따르고 있지만 그 이유가 범상치는 않습니다. 확실한 것은 쇼군이 선역은 아니며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그의 정권을 끝내야 하는” 만악의 근원이라는 것입니다.


의미심장한 말을 전하는 보스 '쌍둥이'.
역병에 걸린 형제를 구하기 위해 쇼군에게 충성을 맹세했으나, 그 역병이 쇼군으로부터 비롯됐다는 소문이 돈다.


# 한층 간결해진 체스 같은 전투​

스토리를 포기하는 대신 게임은 코어 콘텐츠인 전투에 집중했습니다. 게임을 직접 해보니, ‘집중할 만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굉장히 짜임새 있는 전투가 펼쳐집니다.

<쇼군 쇼다운>의 전투를 한 마디로 “한층 간결해진 체스 같은 전투”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일렬로 나열된 5칸에서 9칸으로 이뤄진 전장 위에서 적들은 매 턴 자신이 취할 행동을 보여줍니다. 적들의 배치와 행동을 고려하며 펼치는 치열한 수 싸움이 이 게임의 전투가 가진 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전투 방식에 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적들을 공격하기 위해선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타일을 사용해야 합니다. 타일은 일종의 무기 또는 주문으로, 그 성능과 쿨타임이 제각각입니다. 일례로 검은 쿨타임이 없는 대신 전방 1칸을 공격한다면, 창은 전방 2칸을 공격하는 대신 쿨타임이 제법 깁니다.

타일은 게임 진행 도중 얻을 수 있으며, 원치 않는 타일이 나왔다면 코인을 지불해 ‘리롤’이 가능합니다. 또한, 제단에서 타일을 업그레이드할 수도 있는데 업그레이드 효과 역시 코인으로 변경할 수 있습니다.

진행 도중 새로운 타일을 얻을 수 있다. 어떤 타일을 얻느냐에 따라 게임의 진행이 크게 달라진다.

업그레이드는 타일마다 최대 횟수가 정해져있으므로 신중하게 진행하는 것이 좋다.

체스에서는 말 사이에 끼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체크메이트’가 발생하죠. <쇼군 쇼다운>에서도 플레이어가 적들 사이에 끼이는 ‘양각’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전방 또는 후방으로 빠르게 이동하거나 적과 위치를 바꾸는 타일도 있지만, 이럴 때 요긴하게 쓰이는 것이 캐릭터의 특수 능력입니다.

이 게임에는 총 5명의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방랑자’에서 시작해 특정 조건을 달성하면 ‘로닌’, ‘그림자’ 등을 해금할 수 있습니다. 특수 능력은 각 캐릭터가 가진 고유의 기술로, 캐릭터와 적의 배치를 바꾸는 효과가 있습니다. 타일과 마찬가지로 고유 쿨타임을 가지고 있으니 이를 잘 활용하면 더욱 효과적인 전투가 가능해집니다.

전투를 제대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게임의 턴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쇼군 쇼다운>의 전투에선 거의 모든 행동이 턴을 소모합니다. 앞뒤로 이동하는 것부터 보고 있는 방향을 전환하는 것도, 사용할 타일을 선택하고 사용 순서를 바꾸는 것까지 모두 말입니다. 허투루 턴을 소모했다가는 안 맞아도 될 공격을 맞는 사례가 자주 발생하니, 이를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창병 사이에 끼어 이도저도 못 하는 상황. 스테이지가 진행될수록 이 같은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묘수풀이 시간. 이 상황에서 '방랑자'의 특수 능력을 사용해 맨 앞의 적과 자리를 바꾸면…


양쪽의 적을 한 번에 처치할 수 있다!

몇 가지 팁을 드리자면 적들의 공격은 사정거리 내에 플레이어가 있을 때부터 진행됩니다. 적들이 촘촘하게 서 있을 경우 뒤에 있는 적들은 공격하지 않기 때문에 맨 앞에 있는 적부터 차근차근 응수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때때로 뒤에 있는 적이 성가신 공격을 준비하는 경우도 있으니, 후열을 공격하는 ‘번개’ 타일을 준비하는 것도 좋습니다.

또 게임이 진행될수록 원만한 플레이를 위해 높은 피해량을 가진 타일이 필요해집니다. 따라서 주력으로 사용할 타일의 피해량을 충분히 높이고, 무료 플레이(행동 소모 없이 장착 가능한 타일) 중 피해량을 두 배로 늘리는 ‘저주’ 타일을 잘 활용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끝으로 장착한 타일을 뺄 때는 턴을 소모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턴을 넘겨야 할 때 되도록 사용할 타일을 하나 장착하고 있다가 상황에 맞게 이를 빼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 익숙해서 맛있다! 정석적인 로그라이트식 진행

전투를 살펴봤으니, 이제는 게임의 진행 방식을 살펴볼 차례입니다. <쇼군 쇼다운>은 정석적인 로그라이트의 진행 방식을 따르고 있습니다.

게임은 총 7개의 스테이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스테이지에서는 일정 횟수의 웨이브가 진행되고, 스테이지가 이어질수록 더 강하고 다양하게 공격하는 적들이 등장합니다. 최종 웨이브에서는 보스와의 전투가 펼쳐집니다.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플레이어는 자신이 들릴 상점을 선택하게 됩니다. 상점에선 코인을 지불해 타일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고, 패시브 효과인 ‘기술’과 사용 시 턴을 소모하지 않는 ‘소모품’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스테이지 클리어 이후 자신에게 필요한 상점에 들러 재정비할 수 있다.


신나는 쇼핑 시간!

코인은 매 게임이 끝나면 사라지지만 스테이지 보상인 해골은 영구적으로 남습니다. 해골은 캠프 좌측에 있는 상점에서 새로운 타일과 기술을 해금하거나 상점의 판매 물품의 수를 늘리는 데 사용됩니다. 게임을 계속 진행할수록 사용할 수 있는 타일과 기술이 다양해지니 게임의 난이도는 점차 낮아지게 됩니다.

다만 마냥 게임이 쉬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일정 횟수 게임을 클리어하면 등장하는 스테이지가 달라지고, 강화 효과를 가진 엘리트 적이 등장하니 한 번 도전해보시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 잘 만든 게임 속 '불친절함'이라는 옥의 티


이 게임이 스팀에서 ‘압도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는 것도 이해가 됩니다. 적들의 공격과 위치를 파악해 때릴 건 다 때리고, 피할 건 요리조리 피하는 이기적인 플레이로 적들을 “말살”했을 때 쾌감이 상당했습니다. 특히 방향 요소를 더해 좁은 전장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구성과 특수 능력으로 적의 배치를 조정하며 진행되는 전투가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런데 군데군데에서 보이는 불친절함이 아쉬움을 자아냅니다. 

예를 들어 스테이지 내 웨이브는 모든 적을 처치했을 때가 아니라 전장 위 적이 일정량 이하로 감소했을 때 시작되는데 이때가 상당히 당황스럽습니다. 전략적인 플레이를 위해 웨이브를 예고하는 지표가 있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타일 해금과 관련해서도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힘들게 모은 해골을 사용해 타일과 기술을 해금할 때 그 타일이 어떤 성능을 가졌는지 알려주지 않습니다. 상점 옆 보관소에서도 해금 안 된 타일은 확인할 수 없으니 순전히 이름과 생김새만으로 해금할 타일을 결정해야 합니다.

하필 지금 창병이 양쪽으로 나온다고? 숨이 턱 막힌다.

그래서 살모사 기술이 뭐냐고요? 궁금하면 일단 구매하세요.

하지만 이 같은 불친절함이 게임에 대한 평가를 떨어트릴 정도는 아닙니다. <쇼군 쇼다운>은 로그라이크 덱빌딩 장르의 팬이라면 충분히 즐길만한 게임임은 확실합니다. 마침 출시 할인도 진행 중이니, 추석 긴 연휴를 이 게임과 함께 보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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