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스위치로 어떤 게임을 주로 즐기시나요? <젤다>, <마리오>, <포켓몬>, <동물의 숲>처럼 스위치 독점작 중에도 재밌는 게임이 많지만, 옷장에 옷이 적잖게 있어도 입을 옷이 없다-고 느낄 때가 종종 있는 것처럼, 또 괜찮은 게임을 찾기 위해 스토어를 드나들게 되는 요즘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스위치 포팅을 마친 3개의 작품을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이터나이츠>, <마녀의 샘R>, <미제사건은 끝내야 하니까>는 1인 개발 또는 소규모 팀 단위에서 만들어진 게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릅니다. 이미 다른 플랫폼에서 장르 유저 및 시리즈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재미가 검증되어, 스위치 포팅까지 진행된 게임들이죠.
이 게임들을 아직 안 해보셨나요? 본지에서도 여러 차례 추천 및 언급했던 이 작품들을 따끈따끈한 스위치 버전으로 만나보시는 건 어떨까요? /디스이즈게임 김승준 기자
갑작스레 찾아온 이상 현상.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세계 종말이 느닷없이 현실로 다가오게 됩니다. 위기의 국면에서 오른팔의 형태를 자유자재로 변화시키는 힘을 넘겨 받은 주인공은 유나, 민, 시아, 요한 그리고 친구 찬이와 함께 세상을 구해야 합니다. 첫 번째로 소개드릴 게임은 시원한 액션과 달달한 연애 '사이'를 노린 스튜디오 사이의 <이터나이츠>입니다.
작년 9월 12일 스팀과 PS4, PS5로 정식 출시된 <이터나이츠>는 스팀 리뷰 2,173개 중 87%가 긍정적인 '매우 긍정적' 평가를 받은 게임입니다. 친밀도를 높이고 연애를 하는 과정을 통해 주인공이 강해지는 독특한 시스템을 근간에 두고 있죠. 감염자를 비롯한 다양한 적과의 긴장감 넘치는 전투 또한 저스트 회피, 배리어 파괴, 마무리 공격 등 다채로운 요소를 품고 있어 엔딩까지 그 매력을 잃지 않았습니다.
스튜디오 사이의 첫 작품인 <이터나이츠>는 유재현 대표가 1인 개발로 토대를 만든 기간이 길었으며, 이후 소규모 팀 단위로 출시까지 이어지게 됐습니다. 다국어 더빙까지 지원한 다채로운 애니메이션 컷씬, 연애 이벤트 및 스토리 진행에 따른 미니게임, 때론 공포스럽기도 한 종말의 분위기 안에서도 유쾌함을 잃지 않는 캐릭터 등 매력이 많은 게임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리는 3개의 게임 모두 마찬가지지만, 엔딩을 본 후 시간이 오래 지난 지금도 여운이 길게 남는 작품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대하는 바에 따라 아쉬운 점이 존재할 수도 있겠으나, <이터나이츠>에서만 즐길 수 있는 종말을 앞둔 세계에서의 연애와 성장 그리고 특유의 재치와 설렘은 많은 사람들의 가슴 속에 깊은 인상을 남긴 듯 합니다.
유재현 대표는 스위치 포팅 완료 소식과 함께, PC와 PS 플랫폼에서 누적 20만 장 판매를 돌파했다고 전했습니다. <이터나이츠>의 닌텐도 스위치 버전은 2024년 10월 17일 발매 예정이며, 현재 사전 예약 판매를 진행 중입니다.
2023년은 <발더스 게이트 3>를 비롯해 정말 많은 대작들이 나온 해였습니다. 국산 인디로 한정 짓지 않고 국내외 대형 개발사들의 작품까지 모두 통틀어 봐도, 작년 한 해 동안 나온 게임 중 개인적으로 가장 높게 평가하는 게임 중 하나가 바로 지금 소개하는 <마녀의 샘R>입니다. 스팀 리뷰 4,578개 중 96%가 긍정적인 '압긍' 평가를 받은 게임입니다.
키위웍스 장수영 대표가 1인 개발로 시작해 2015년 처음 출시한 <마녀의 샘> 시리즈는 4편까지 매번 새로운 주인공과 이야기를 선보이며, 모바일 유료 게임 중에서는 이례적인 인기를 끌어왔습니다. 전작들의 개발 경험을 녹여내 1편의 리메이크 작품으로 개발한 <마녀의 샘R>은 3명으로 구성된 인디 개발사에서 만들었다고 믿기 어려울 정도의 볼륨과 인상적인 면모를 보여준 작품입니다.
1편의 주인공인 '파이베리'의 서사를 따라가고 있는데, 스토리의 큰 줄기만 같을 뿐 경험의 깊이가 다른 것이 특징입니다. 시리즈를 거듭하며 발전해온 그래픽과 연출은 전투와 스토리 양쪽에서 모두 빛을 발했고, 디테일이 살아 있는 풀보이스 더빙으로 몰입감을 크게 끌어올렸습니다. '파이베리'가 심리적, 육체적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표현하기 위해, 연기 톤과 말투까지 다르게 디렉팅한 것이 대표적인 예시죠.
<마녀의 샘> 시리즈 특유의 여러 갈래로 선택 가능한 육성 방향성, 화려한 마법과 시원시원한 물리 공격, 동료 캐릭터와의 협동까지 모두 멋지게 재해석됐습니다. 단순 범위 공격이 아닌 자유로운 다중 타깃 설정이 가능해진 마법, 펫과 합체를 하는 방식도 등장하고, 특색 있는 무기 스킬과 신들의 가호 등 깊이 있는 전투를 즐길 수 있습니다.
시리즈 내내 다뤄지고 있는 '외로움의 극복'이라는 주제는 이번 작품에서,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연달아 보는 듯한 연출과 만나 많은 플레이어들을 웃고 울게 만들었습니다. 작년 9월 PC로 출시된 <마녀의 샘R>은 어제(29일) 닌텐도 스위치와 PS5 버전으로 찾아왔고, Xbox One 포팅 또한 준비 중입니다. 전작들을 몰라도 충분히 재밌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이기 때문에, 꼭 한 번 플레이해보시길 강력 추천합니다.
글로벌 인디 씬에서도 많은 호평을 받은 <미제사건은 끝내야 하니까>가 닌텐도 스위치 버전으로 출시됩니다. 1인 개발자 SOMI의 최신작이며 지난 1월 출시 이후 스팀 평가 4,272개 중 97%가 긍정적인 '압긍' 평가를 받은 게임입니다.
주인공 '전경'의 경감 퇴직 후 12년이 흘렀습니다. 할머니가 된 그녀 앞에 젊은 여경이 찾아와 '서원이 실종사건'을 끝낼 수 있게 도와달라는 요청을 하죠. 흩어진 기억을 떠올리고 재구성하지만, 드러나는 진실은 서원이 주변의 모두가 '거짓말쟁이'라는 것뿐입니다.
주인공은 파편화된 진술(또는 대화) 내용만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언제', '누가' 말한 것인지 불명확한 채로 하나씩 전개되는 이야기들을, 플레이어는 텍스트 직소 퍼즐을 풀듯 맞춰나가야 합니다. 해당 발언을 한 인물 아래로 시간 순서에 맞게 대화를 배치해나가는 과정에는 각종 퍼즐 플레이도 동반되는데, 일관되게 '사건의 진실(이라 믿는 곳)'을 향해 가게 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당연하게도 의도된 '착각'들이 산재해 있고, 게임은 이런 '정보 공백'을 영리하게 활용합니다. 특정 시점까지 이름을 가려두거나, 일반적인 호칭으로는 관계를 구분하기 어렵게 하기도 했죠. 아이가 실종됐으니 부모가 가장 격정적일 것이라는 일반적 상상과 달리, 각자의 이유로 캐릭터들의 감정 고저차가 있어 추론이 쉽지 않은 게 특징입니다.
시간이 지나도 그 잔상이 오래 남는 게임들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SOMI의 게임들은 전작들을 포함해 이번 게임까지도 항상 그랬던 것 같네요. <미제사건은 끝내야 하니까>의 닌텐도 스위치 버전은 2024년 9월 19일 발매 예정이며, 현재 사전 예약 판매를 진행 중입니다. 특히 이번 게임은 플레이 타임도 부담이 없는 편이니, <레플리카>, <리갈던전>, <더 웨이크> 등 SOMI의 전작들도 함께 즐겨보시는 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