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날씨가 참 좋다. 긴 여름에 지쳐 가을을 그리워 한 건 기자 혼자만이 아니리라. 취재 때문에 외근을 나가거나 기분 전환 겸 산책을 할 때면, 요즘 유독 <포켓몬 GO>를 플레이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곤 했다. 가장 많은 유형은 부모와 자녀가 함께 플레이하는 형태였고, 디바이스도 작은 스마트폰부터 커다란 패드까지 다양했다. 노안이 온 부모가 휴대폰을 멀리 잡고, 자녀보다 더 열정적인 트레이너가 되는 모습도 종종 목격했다.
"얘만 잡고 갈게, 엄마", "알았어, 이거까지만이야~" 기분 좋은 실랑이가 행인들의 귀를 잠시 묶어뒀다. 그래서 그럴까, 최근엔 <포켓몬 GO>라는 타이틀만 봐도 '인연'이라는 단어가 연상되곤 한다.
<포켓몬 GO>가 한국과 또 한 번 깊은 '인연'을 맺었다. 그간 많은 현장 이벤트가 있었지만, 인천에서는 처음으로 진행되는 '<포켓몬 GO> 사파리존: 인천'이 오늘(27일)부터 일요일(29일)까지 송도 센트럴파크에서 열리고 있다.
사파리존 행사가 지금까지 그래 왔듯 특정 포켓몬을 더 쉽게 만날 수 있는 이벤트가 마련됐다. 이번 사파리에선 랄토스, 메탕, 볼비트, 네오비트 등의 포켓몬을 만날 수 있고, 특정 확률로 이로치 안농(C, I, N)과 이로치 메이클 등을 마주칠 수 있다. <포켓몬 GO>에 열정적인 글로벌 트레이너들도 이 행사에 참여하지만, 인천에 놀러온 김에 '포켓몬'과 인연을 맺어보는 것도 좋아 보인다. 이를 위해 인천관광공사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이번 '<포켓몬 GO> 사파리존: 인천'은 인천관광공사가 추천하는 관광지를 기반으로, 최초로 지자체와 협력해 제작한 공식 루트 10개를 선보인다. 인천에 거주하고 계시거나, 자주 놀러 가는 분들에겐 친숙한 장소들이 아닐까 싶다.
▶ 송도미래길: 센트럴파크 공원 주변에서부터 인천 아트센터까지 이어지는 길로 맛집이 많은 게 특징이다.
▶ 센트럴파크: 국내 최초로 바닷물을 활용해 조성한 해수공원이다.
▶ 청라호수공원: 여러 드라마의 촬영지이기도 한 친환경 공원으로, 음악에 맞춰 움직이는 분수대와 플라워 뮤직 아일랜드 등이 있다.
▶ 덕진진: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강화해협과 강화도를 지킨 군사적 요충지로, 역사와 바다의 경치를 함께 느낄 수 있는 곳이다.
▶ 광성보: 고려 무신정권 시대 몽골의 침입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곳으로, 1871년엔 미국 군대와의 사투가 벌어진 공간이기도 하다.
▶ 인천 수목원: 인천 대공원 안에 위치한 수목원으로, 도서해안과 육상의 주요 식물종을 만날 수 있다. 장미정원과 수목원 내부 산책길이 잘 조성된 것이 특징이다.
▶ 인천 대공원: 연간 400만 명이 찾는 인천을 대표하는 공원이다.
▶ 차이나타운: 1883년 인천항 개항 이후 중국인들이 정착한 곳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관광지다. 쇼핑, 문화와 예술의 거리, 먹거리 등 즐길거리가 많은 공간이다.
▶ 월미도 문화 거리: 달의 꼬리를 닮았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 월미도. 모두가 알고 있듯 볼거리 놀거리가 풍성한 곳이다.
▶ 인천 골목문화투어: 배다리 헌책방 골목을 비롯해 인천의 역사와 함께한 주민들의 삶이 녹아든 공간이다. 드라마 <도깨비>의 촬영지이기도 하며, 배다리 벽화거리도 유명하다.
'<포켓몬 GO> 사파리존: 인천' 행사 기간에 맞춰, 앞뒤로 더 조금 더 긴 기간 동안 적극적으로 관광객을 맞이할 준비도 했다. 9월 23일부터 29일까지 인천국제공항에는 새롭게 단장한 웰컴데스크가 운영되고, 영종도, 송도, 개항장을 잇는 인천시티투어 버스도 운행된다.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은 <포켓몬 GO>를 테마로 꾸며지며, 3층에 위치한 안내데스크에선 피카츄 바이저(썬캡)도 선착순으로 지급한다.
피카츄 바이저는 '사파리 스퀘어'에서도 받을 수 있으며, 포켓몬 조형물로 구성된 대형 포토존도 만날 수 있다.
배틀 라운지에선 크리에이터, 앰버서더, 유저가 대결을 펼치고, LED 스크린을 통해 대결이 중계된다.
피카츄 만남의 광장에선 피카츄와 사진을 찍을 수 있고, 자이언트 피카츄 풍선이 마련된 공간 또한 많은 사람들이 찾았다.
행사에 참여한 글로벌 유저 의견도 들어볼 수 있었다. 한국에서 지내고 있는 시카고 출신의 군인 '카트리나'는 "<포켓몬 GO>를 즐기고 있고,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는 것을 좋아해서 이번에 처음으로 라이브 이벤트에 참여했다. 센트럴파크에 온 게 처음인데, 이렇게 좋은 곳이 있다는 걸 이번 기회를 통해 알게 됐다. 또 다시 방문할 의사도 있다"고 전했다.
이렇듯 글로벌 유저들이 <포켓몬 GO>를 즐기기 위해 현장 이벤트에 참여하다 보니, 나이언틱과 인천시 모두 행사에 큰 힘을 쏟고 있다.
<포켓몬 GO> 시니어 바이스 프레지던트 '에드워드 우'는 "나이언틱을 대표해 사파리존 인천에 오신 분들을 대단히 환영합니다. 주말까지 수천 명의 트레니어들에게 인천에서 즐거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되어 무척 기쁩니다. 나이언틱의 미션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함께 세계를 탐험하며, 포켓몬을 사랑하는 여러분과 함께하는 것"이라 말했다.
또 다른 나이언틱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인천광역시의 큰 도움으로 모든 사람들이 즐길 수 있게 준비했습니다. 트레이너들이 이곳에서 많은 포켓몬을 만나고, 인천의 좋은 음식과 문화, 역사를 체험하며 즐길 수 있길 바랍니다"라고 전했다.
인천시청 관광마이스과 김은효 과장도 "<포켓몬 GO> 사파리존이 인천에서 개최된 것은 처음인데, 이번 행사로 인천시를 홍보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감사합니다"라고 언급했다.
'<포켓몬 GO> 사파리존: 인천' 일반 입장 티켓을 소지한 트레이너는, 보유한 티켓의 날짜와 시간에 송도 센트럴파크를 탐험하면 아래와 같이 '사파리 모자를 쓴 피카츄', 히스이 찌리리공, 랄토스, 가라르 메더, 메이클 등의 포켓몬을 만날 수 있다. 일반 입장 티켓은 날짜를 선택해 구매할 수 있다.
또한 일반 입장 티켓을 소지하고 있으면, 이로치(색이 다른 포켓몬)를 만날 확률이 높아지고, 이벤트 한정 스페셜리서치와 필드리서치를 통해 메이클 등의 포켓몬을 만날 수 있다. 또한 특별한 교환을 최대 5회까지 할 있고, 교환에 필요한 별의모래가 평소의 절반이 된다. 루어모듈과 향로 효과 지속 시간이 늘어나며, 이벤트 한정 메달을 받을 수 있다.
스냅샷을 찍는 중에 '사파리 모자를 쓴 피카츄'가 트레이너를 놀라게 하는 경우도 있다.
참고로, 별도의 시티와이드 티켓도 있는데, 시티와이드 티켓은 센트럴파크를 제외한 인천 전역에서 이벤트를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추가 구매 상품이다.
<포켓몬 GO>가 국내에 첫 출시된 2017년 이후, 여러 차례 라이브 이벤트가 진행되어 왔고, 이번 '사파리존: 인천'처럼 글로벌 유저들이 한국을 방문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진행된 라이브 이벤트를 시간순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사파리존: 인천' 행사가 진행되기 전까지 <포켓몬 GO>가 어떤 행보를 걸어왔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