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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게임] 퍼즐 맞추기 게임을 좋아하는 당신에게 이 게임을 추천한다

윌모트의 퍼즐 해결(Wilmot Works It Out)

쿠타르크(쿠타르크) 2024-10-30 16:33:53
쿠타르크 (쿠타르크 기자)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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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게임] 퍼즐 맞추기 게임을 좋아하는 당신에게 이 게임을 추천한다

윌모트의 퍼즐 해결(Wilmot Works It Out)

하나의 그림 퍼즐 묶음에는 단 하나의 그림을 구성하는 퍼즐 조각만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이 무슨 전 일본 총리의 차남이나 할 법한 소리도 아니고 생각해 보면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제 아무리 조각의 수가 많거나 조각의 형태가 복잡하더라도 결국은 모든 조각이 단 하나의 그림을 구성해야 그림 퍼즐이 제대로 성립할 테고, 그런 전제가 있어야 그림 퍼즐을 푸는 입장에서도 안심하고 도전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이는 그림 퍼즐의 기본 상식과도 같은 소리이며 이런 기본 상식이 깨진다는 건 생각해보지도 못하고 생각해서도 안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를 어쩌나, 이런 기본 상식이 기어이 깨져버리고 말았다. 하나의 그림 퍼즐 묶음에 다른 그림을 구성하는 퍼즐 조각이 섞여버린 것이다. 심지어 퍼즐 조각의 색깔과 형태마저 비슷해 어떤 조각이 다른지도 파악하기가 힘들다.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는 도대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오늘 소개할 게임 <윌모트의 퍼즐 해결>(Wilmot Works It Out)에서 그 정답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윌모트의 퍼즐 해결>은 2019년에 출시됐던 창고 정리 퍼즐게임 <윌모트의 창고 정리>(Wilmot's Warehouse) 이후 5년 만에 출시된 후속작으로, 주기적으로 배달되는 그림 퍼즐 묶음을 풀어 그림을 완성해 나가야 하는 캐주얼 퍼즐 게임이다. 

밝고 편안한 색감의 아기자기한 비주얼과 감미로운 사운드트랙이 눈과 귀를 이완시키며 소코반 방식의 직관적인 조작과 퍼즐 조각을 직접 배치해 그림을 완성하는 캐주얼한 게임 플레이가 인상적이다. 한국어를 지원하진 않지만 우편 배달부 샘의 일상 잡담을 제외하면 언어의 필요성은 없다고 봐도 좋을 수준이라 언어 의존도는 다소 낮은 편이다.

그림 퍼즐은 먹잇감을 사방에 늘어놓는 달제어처럼. 윌모트의 퍼즐 해결(Wilmot Works It Out)

한편 이 게임의 원래 제목은 Wilmot Works It Out 인데, 이를 직역하면 '윌모트가 해결하다.'라는 문장이 나오며 네이버 파파고에 이 문장을 그대로 돌리면 '윌모트의 해결 방법'이라는 문장이 완성된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그림 퍼즐을 푸는 게임 플레이를 고려해 '윌모트의 퍼즐 해결'이라는 번역이 더 적절해 보여 일단은 이 제목을 채택하기로 한다. 전작인 Wilmot's Warehouse 와 어느 정도 유사성이 있기도 하고 말이다.

우편 배달부 샘이 주기적으로 배달하는 퍼즐 조각 묶음을 받아 방에 풀어놓고 서로 연결되는 퍼즐 조각을 조금씩 이어 붙이며 그림 퍼즐을 완성해 나가야 한다. 한 번에 받는 퍼즐 조각의 양은 대략 20개에서 30개 정도이며, 그림의 크기는 2x2 크기부터 7x7 크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그 밖에 사소하긴 해도 퍼즐 조각 묶음을 배달하는 우편 배달부 샘의 일상 잡담이 퍼즐 일변도의 게임 흐름을 가볍게 환기시켜준다.

새로운 택배가 도착했다. 새로운 퍼즐을 풀어야 할 시간이다.
전작은 창고 정리 게임이었다. 이번에도 뭔가 정리하기는 한다.


한 가지 재밌는 건 하나의 퍼즐 조각 묶음에 여러 그림에 들어가는 퍼즐 조각이 섞여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게임을 진행하면서 퍼즐 조각 묶음을 받아보면 각 퍼즐 조각의 색깔과 문양이 유달리 다른 것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이로 인해 퍼즐을 풀다 보면 반드시 남는 조각이 존재하며, 이후 하나의 그림을 완성한 뒤 추가로 받게 되는 퍼즐 조각 묶음에서 아직 완성되지 못한 그림의 나머지 조각을 충당해야 한다. 

다소 당황스럽긴 해도 하나의 그림 퍼즐 조각 묶음이 반드시 하나의 그림으로 완성돼야 한다는 고정 관념을 단박에 깨트리는 파격적인 시도라 할 수 있다.

이 모든 퍼즐 조각이 하나의 그림에 들어가는 조각이 아닐 수도 있다는 소리

그림 퍼즐에 대한 고정 관념을 단박에 깨트리는 파격적인 시도라 할 수 있다.

그렇게 계속해서 퍼즐 조각 묶음을 받아 그림을 완성하는 것을 반복하다 보면 문득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분명 퍼즐 조각의 색깔과 문양이 비슷해 보이는데 도무지 퍼즐 조각이 연결되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 한참을 궁리하다가 어찌어찌 퍼즐을 풀어 그림을 완성하면 그때서야 색깔과 문양만 비슷할 뿐 다른 그림을 구성하는 퍼즐 조각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깜빡 속았다는 생각에 괘씸하다 싶다가 주기적으로 퍼즐 묶음을 받아 그림을 완성하는 게임 플레이를 악의적이면서도 영리하게 응용했구나 싶어 감탄하게 된다.

그나마 퍼즐 조각을 회전하지 않아도 되는 데다가 서로 연결되는 조각을 알맞은 방향으로 이어 붙이면 딸깍 소리와 함께 결합되는 덕분에 한결 수월하게 그림 퍼즐을 완성할 수 있다. 그림을 완성하기 전까지 그림의 완전한 형태를 짐작할 수 없는 게임의 특성을 반영한 게임 나름의 배려이자 안전장치라고 보는 편이 좋을 듯하다.

전부 같은 그림의 퍼즐 조각 같아 보이는가, 하지만 맞춰보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확실하지 않다.

'딸깍'하는 소리가 들린다면 안심해도 좋다. 잘 해나가고 있다는 뜻이니까.

그림 퍼즐은 8개의 시즌으로 나뉘며 각 시즌마다 대략 7개에서 8개가량의 그림을 완성하게 된다. 한 시즌에 포함된 그림 퍼즐을 전부 마친 이후에는 새로운 방이 하나씩 해금되며 해금된 방은 그동안 완성한 그림과 추가로 제공받는 가구를 활용해 꾸며줄 수 있다. 원하는 색깔과 무늬의 벽지를 붙이고 벽과 바닥에 몇 가지 가구를 놓고 보유한 그림을 몇 가지 골라 원하는 대로 배치하는 과정은 나름 소소한 재미를 선사한다.

 나아가 특정 테마에 부합하는 그림을 골라 하나의 방에 전부 모아놓는 것도 가능하다. (음식이나 교통수단, 보드 게임, 동물 같은 몇 가지 테마는 관련 도전 과제까지 존재한다!) 한 가지 그림에 여러 테마를 아우르는 경우도 있고 일부 그림에는 특정 테마가 은밀하게 숨겨진 것도 있어 각 그림을 감상하며 테마를 추론해 보는 것도 흥미롭다. 일부 테마는 살짝 억지스러운 감도 없진 않지만 말이다.

내가 맞춘 그림 퍼즐로 방을 꾸미는 것도 꽤나 '이븐'한 걸,
억지 테마가 있는 것 같지만 재미라 생각하고 넘어갈 만하다.

모든 시즌의 그림 퍼즐을 전부 풀고 엔딩을 감상한 이후에는 다른 게임의 뉴 게임 플러스 개념에 해당하는 마라톤 모드로 게임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이 마라톤 모드에서는 본편에 비해 대폭 넓어진 방을 무대로 무작위로 선정된 수십 가지의 그림 퍼즐을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 새로운 그림 퍼즐 묶음을 받기 위해 반드시 하나의 그림을 완성해야 했던 본편과 다르게 원하는 만큼 그림 퍼즐 묶음을 계속해서 받을 수 있으나, 그렇다고 마구잡이로 그림 퍼즐 묶음을 받아 풀어놓다 보면 그만큼 방이 난잡해지기 쉽다.

수십 가지 퍼즐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니 그만큼 그림을 완성하는데 걸리는 시간과 체감 난이도 또한 대폭 상승한다. 거의 반나절에 가까운 시간 동안 쉬지 않고 그림 퍼즐 조각을 재배치해 그림을 하나하나 완성하는 과정은 가히 마라톤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한편 넓은 방에서 퍼즐 조각 묶음을 받아 예쁘게 정돈하는 게임 플레이는 전작인 윌모트의 창고 정리와도 많이 닮아 있다. 이를 통해 이 게임이 전작의 게임성에 다른 아이디어를 씌운 파생작임을 어느 정도 짐작해 봄 직도 하다.

 다만 본편에는 없던 그림이 마라톤 모드에 추가되는 건 조금은 도가 지나친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정확히는 전작에 들어있던 그림이 몇 가지 섞여 들어오는데, 전작의 오마쥬라는 의도라고는 해도 본편에 없는 그림을 섞어 넣은 건 괜한 혼란을 부추기는 것 같아 썩 좋게만 보이지는 않는다.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방이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다.
아무리 전작의 오마쥬라고는 해도 본편에 없는 그림이 추가되는 건 좀 선을 넘은 게 아닐까 싶다.

<윌모트의 퍼즐 해결>은 서로 다른 그림의 퍼즐 조각을 받는다는 파격적인 발상을 개발사 특유의 아기자기한 비주얼과 소코반 스타일의 단순하면서도 직관적인 조작, 그리고 우편 배달이라는 컨셉과 유사한 색상 및 문양을 지닌 퍼즐 조각이라는 악의적이면서도 영리한 기믹으로 풀어낸 흥미로운 퍼즐 게임이다.

마라톤 모드의 일부 도가 지나친 요소가 아쉽긴 하지만, 60여 가지의 그림과 반나절을 훌쩍 넘기는 플레이 타임 덕분에 컨텐츠 볼륨도 꽤나 우수하다. 그 밖에 직접 완성한 그림을 모아 방을 꾸미거나 특정 테마의 그림을 한 방에 모아놓는 자잘한 재미도 좋다. 파격적이고 이색적인 발상을 채택하면서도 그림 맞추기라는 기본에 충실한 훌륭한 퍼즐 게임으로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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