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청한 NPC'처럼 플레이어의 유희를 위해 복무하던 AI 기술은, 이제 게임 개발은 물론 모든 산업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태세로 맹위를 떨치는 것이다. AI와 함께 각광받는 머신러닝에 대한 강연도. 현장에서 발표된 여러 인공지능 관련 강연 내용을 주제별로 엮어봤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디스이즈게임 김재석 기자
구글은 GDC에서 '살아있는 게임'을 주창했다.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통한 신경망 학습으로 유저의 지시에 능동적으로 반응하는 게임이 그것이다.
결국 NPC와 모든 구성요소도 게임의 일부분이므로, 게임 그 자체를 신경망 학습을 통해서 유저의 목소리와 텍스트를 받아들여 자연스러운 답을 형성해내겠다는 것이다. 기존의 게임 NPC의 대답이 패턴에 따라서 프로그래밍된 대답의 결과물이었다면, '살아있는 게임'은 유기적인 인터랙션을 추구한다. 개발자의 의지에 의해 NPC에게 성격을 부여하면, NPC는 거기에 대한 답을 스스로 내놓는다.
구글 클라우드의 게임 디렉터인 잭 부저(Jack Buser)는 "앞으로의 게임 업데이트는 생성형 AI에 의해 뒷받침될 수 있다"며 자사 챗봇 모델인 제미니를 통해서 라이브게임을 업데이트하는 미래를 전망했다. 구글AI의 사이먼 토쿠미네(Simon Tokumine) 제품관리 디렉터는 "생성형 AI를 활용하면, 엄청난 양의 코딩 속도를 빠른 속도로 처리할 수 있다"며 개발자들이 제미나이 등 자사 솔루션을 이용해서 게임을 만드는 편의를 설명했다.
지난해 구글은 스탠포드 대학교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메모리 스트림'에 대해 발표했다. 챗GPT를 활용해 사회적 상호작용이 가능한 NPC를 구성하고, 시간과 주변 환경에 따라서 생활하는 25개의 NPC 사례를 보여줬다. 친절하고 사려깊은 설정의 이사벨라가 발렌타인 파티를 열자고 제안하면 NPC들은 시간에 맞춰 방문하거나 선물을 준비하거나 시간에 맞춰 파티에 방문했다.
GDC에서 구글 리서치 팀은 이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는 강연을 열었다. 리서치 팀은 이 프로젝트 게임에 '늑대인간' 설정을 추가하고 유저들이 그 늑대인간을 찾아서 투표하는 설정을 도입했다. 늑대인간은 주민들을 위협하기 때문에 주민들은 그 늑대인간을 색출해야 내야 하고, 늑대인간은 정체를 밝히면 안 된다. 일종의 마피아게임을 연 것이다. 주민들은 부여된 설정에 따라 서로를 의심하고, 속이는 한편, 그들 사이의 과거 행적을 기억하고 그것을 추론의 근거로 활용했다.
인간 플레이어가 투입되어 '모두가 해적처럼 말하라'라는 명령을 내리며 게임을 '해킹'하려는 시도까지 있었다. NPC는 인간의 프롬프트 입력을 게임 속 대화로 인식하고 해적처럼 답변한다 "아호이, 데렉, 왜 게임의 맥락을 바꾸려고 시도하지?". 해당 실험에서 인간 플레이어는 늑대인간 역할을 부여받았지만, 그가 보인 엉뚱함 때문에 해당 투표에서는 제외됐다.
엔비디아는 이번 GDC에 인월드 AI(Inworld AI)와 함께 코버트 프로토콜(Covert Protocol)이라는 이름의 테크데모를 공개했다.
이 데모에서 플레이어는 사립탐정이 되어 벨맨, 카운터 직원 등과 대화하며 흐름에 따른 대답을 내놓는다. 엔비디아는 이번 데모를 공개하면서 "심(SIM) 내러티브 개발을 촉진하는 AI 디지털 휴먼을 통해 소셜 시뮬레이션 게임 메커니즘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이 데모는 언리얼엔진5을 사용하였으며 인월드AI의 SDK가 활용되었다. 여기에 엔비디아의 ACE(Avatar Cloud Engine)가 활용되었다. 지난해 발표된 인공지능 플랫폼으로 자연스러운 행동을 선보이는 NPC를 만드는 데 사용할 수 있다. ACE 안에는 자동 음성 인식 기술은 물론 ,텍스트를 음성으로 전환하는 리바(Riva), 음성에 따라 표정을 싱크하는 오디오투페이스(Audio2Face) 기술이 들어있다.
루이 마르크(Louis Marcoux) 엔비디아 테크니컬 스페셜리스트는 GDC 강연에서 오디오투페이스를 선보이며 "음성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인식해 얼굴 애니메이션에 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음성 기반 AI 얼굴 애니메이션을 사용자가 정의한 게임 캐릭터의 리그(Rig)에 합칠 수 있다"고 자부했다. 인월드뿐 아니라 미호요, 텐센트, 넷이즈 등의 파트너들이 엔비디아의 ACE를 도입해 신작을 개발 중이다.
유비소프트도 엔비디아와 함께 GDC에서 인공지능 NPC 프로토타입을 공개했다.
'프로젝트 네오 NPC'라고 불리는 유비소프트의 데모에서 플레이어는 저항단체의 일원이 되어 같은 그룹의 NPC와 대화를 통해 드론 정찰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플레이어에게는 해당 상황 설정만 부여되고 플레이어가 몰입된 대사를 음성으로 말하면, 게임 안에서 NPC가 거기에 대한 답변을 내놓는다. 플레이어가 게임 맥락과 관련이 없는 주제로 이야기를 꺼내면, 본론에 집중하라는 안내가 나오곤 한다.
작가가 배경, 이야기, 성격, 대화 스타일을 구상하면, 그것이 소프트웨어 내에 반영되는 방식의 생성형 AI 모델이다. 이 모델은 프로그램 안의 통계를 조절하면서 작가의 기대에 응한다. 유비소프트는 "NPC의 성격은 기계에 의해 생성되는 것이 아니라 캐릭터, 배경 이야기 및 대화 스타일을 형성한 다음 학습 언어 모델이 즉석에서 대화를 시작하면 계속해서 조정하는 작가에 의해 생성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