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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니’를 포기하다, LOL: 도미니언 개발 후기

GDC 2012: 리그 오브 레전드 도미니언 포스트모텀

현남일(깨쓰통) 2012-03-09 22:5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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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정식 서비스 중인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s, 이하 LOL)는 지난 9, 새로운 게임 모드 ‘도미니언(Dominion)을 선보였습니다. ‘클래식’에 이은 2번째 게임 모드 도미니언은 FPS게임에서 많이 쓰이는 진지점령 규칙을 <LOL>에 접목한 결과물입니다.

 

그렇다면 <LOL>의 개발사 라이엇게임즈는 어떤 과정을 통해 도미니언을 기획하고 론칭하게 됐을까요? 라이엇게임즈 트래비스 조지(Travis George) 리드 프로듀서가 8일(미국시간) GDC 2012 강연에서 도미니언 포스트모텀(출시 후 분석평가)을 진행했습니다.

 

참고로 그의 강연 제목은 ‘MOBA 장르 발전시키기: 리그 오브 레전드 도미니언 포스트모텀’입니다. 사실 국내에서는 ‘AOS게임’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요, 외국에서는 ‘MOBA(멀티플레이어 온라인 배틀 아레나)’라는 장르명을 쓰고 있습니다. 어쨌든, 도미니언 이야기를 들어 보시죠. /샌프란시스코(미국)=디스이즈게임 현남일 기자


 

라이엇게임즈 트래비스 조지 리드 프로듀서.


 

■ [출발점] 새로운 경험을 선사해야 한다

 

<LOL>은 지난 2009년 북미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후 좋은 평가를 받으며 MOBA 장르의 강자로 자리를 잡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 <LOL>이 선보인 클래식 모드는 사실 <DOTA> 시절에 확립된 게임 방식과 거의 동일했으며, (길어지면) 한 시간을 넘기는 플레이 시간과 특유의 난이도 때문에 더 많은 유저들에게 사랑을 받기에는 아쉬움이 있었다. 무엇보다 클래식 모드 하나만으로는 기존 유저들에게 뭔가 새로운 경험을 주기에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라이엇게임즈는 <LOL>의 새로운 모드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보다 많은 유저를 끌어들이고, 기존 유저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주고, RTS(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 방식의 MOBA 장르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그런 모드를 개발하는 게 목표였다.

 

새로운 모드를 개발해야 할 이유는 많았다.



■ [연구·개발] 쏟아진 아이디어


라이엇게임즈 내부에서 새로운 모드에 대한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왔다. 그야말로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클래식 모드의 규칙은 유지하는 대신 맵의 구조를 바꿔 보다 박진감 넘치는 전투가 벌어지도록 하자는 의견도 나왔고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식의 모드를 만들자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그중에서 채택된 아이디어가 FPS게임의 진지점령 규칙을 활용하는 지금의 도미니언이었다.

 

라이엇게임즈는 회사에서 직원들이 자사 게임을 플레이하도록 권장하는 회사다. 덕분에 개발자들은 주인의식을 갖고 여러 가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었다. 도미니언도 그중에 하나였다.

 

도미니언의 초기 기획 중 하나였던 마그마 체임버(Magma Chamber). 별도의 모드가 아닌 신규 맵으로 기획됐다.

 

새로운 모드의 개발 방향이 정해졌다. 하지만 여기에서 라이엇게임즈는 선택을 해야 했다. 도미니언 개발팀을 따로 만들면 기존에 수행하던 업데이트에 지장이 생길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LOL>은 당시에도 2~3주에 한 번씩 새로운 챔피언을 업데이트했다. 그것은 유저들과의 약속이자 모든 일에 앞서는 최우선 사항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새로운 모드의 개발이 중요하다고 해도 업데이트에 지장을 주면 안 된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라이엇게임즈는 초기에 소수의 인원을 도미니언 개발팀에 배치하고, 기존 업데이트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연구·개발을 진행했다. 좀 오래 걸리더라도 보다 완벽한 모드를 만들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실제로 도미니언의 완성까지는 약 1년이 필요했다.

 

연구개발 기간 중 도미니언에 온갖 종류의 아이디어가 적용되고, 또 폐기됐다. 아이디어 중에는 강력한 폭탄’이 점령 포인트에 생성되는 것부터 엄청나게 다양한 패턴을 가진 몬스터(Bots)의 등장, 가운데에 클래식 모드의 가장 강력한 몬스터인 내셔 남작(바론)을 배치하는 것 등이 있었다.

 

 

■ [선택과 집중] 프로젝트 샤이니를 포기하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적용하고 폐기하던 가운데 라이엇게임즈는 한 가지 욕심을 품게 된다. 기왕 도미니언을 개발하고 있으니 이 참에 <LOL>의 그래픽을 한 차원 업그레이드해 보자는 것이었다.

 

바로 <LOL> 개발팀에서 ‘프로젝트 샤이니(Shiny)’라고 부르던 것이다.

 


프로젝트 샤이니는 <LOL>의 비주얼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계획이었다.

 

실제로 아주 잠깐 동안이지만 라이엇게임즈는 도미니언 개발과 프로젝트 샤이니를 동시에 추진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 프로젝트 샤이니는 취소됐다. 물론 계속 진행하면 <LOL>의 그래픽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고 좋은 결과를 낼 수 있겠지만, 도미니언의 개발과 프로젝트 샤이니의 동시추진은 개발팀의 역량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트래비스 조지 리드 프로듀서는 “때로는 무리하게 일을 추진하는 것보다 개발팀의 한계를 정확하게 알고, 실수를 인정하고 포기하는 것이 중요할 수도 있다. 우리는 그렇게 프로젝트 샤이니를 포기했기 때문에 도미니언을 계획대로 개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프로젝트 샤이니와 <도미니언> 개발을 동시에 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결국 개발팀의 역량을 초과한다고 판단된 프로젝트 샤이니는 취소됐다.
 
 

■ [업데이트] 게임+웹+홍보의 삼위일체

 

순조롭게 개발된 도미니언은 지난해 9 <LOL>에 업데이트됐다. 유저들의 호응도 좋았고, 언론의 평가도 나쁘지 않았다.

 

라이엇게임즈는 당시 <LOL> 유저들이 일정한 시간 동안 도미니언의 베타테스트에 참여할 수 있는 게임 내 이벤트를 진행했다. 동시에 공식 홈페이지와 웹, 게임쇼 등을 통해 꾸준히 도미니언을 알렸다. 게임스컴 2011과 팍스(PAX) 프라임 2011에서 관람객들에게 도미니언 체험 기회를 제공했다.

 

   

결과적으로 처음에는 7명의 소규모 인원으로 개발을 시작한 도미니언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아이디어를 검토한 끝에 지금의 모습으로 세상에 나왔다. 전체 개발 기간은 약 12개월, 그중에서 순수하게 개발에 걸린 시간은 9개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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