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행사의 성격을 구분하자면 루돌프플라츠 쪽은 디제잉 파티, 호엔촐레른링 방면은 락페스티벌로 볼 수 있습니다. 과연 얼마나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행사인지 의문이 생겨, 직접 방문해 보기로 했습니다. 그저 구색 갖추기 축제일지도 모른다는 우려는 보기 좋게 빗나갔습니다. / 독일 쾰른=디스이즈게임 방승언 기자
먼저 방문한 것은 루돌프플라츠 쪽 디제잉 공연 겸 파티입니다. 개방된 공간에서 무료로 진행되는 공연이어선지 관객의 구성이 흥미롭습니다. 일렉트로닉 음악의 주요 소비층인 20~30대는 물론이고 노년층은 가족 단위 방문객까지 성별이나 나이를 아우르는 관중이 섞여 춤추는 모습이 재미있습니다. 이후 해가 저물고 사람이 훨씬 많아진 이후에도 그 구성과 분위기는 크게 바뀌지 않았습니다.
또 한 가지 특기할 만한 것은 이곳에서 운영 중인 야외 주점의 정책입니다. 5유로짜리 맥주를 사면 일회용 컵에 따라주면서 일종의 보증금 명목으로 2유로를 더 받고 토큰을 내줍니다. 나중에 토큰을 컵과 함께 반납하면, 2유로를 돌려주는 방식입니다. 그 덕인지 주변에서 버려진 플라스틱 컵을 하나도 볼 수 없었습니다. 우리도 야외행사에 도입하면 좋겠네요.
이어서 호엔촐레른링 방향으로 향했는데, 페스티벌의 메인 무대는 아무래도 이쪽인 듯했습니다. 무대 규모와 관객 모두 루돌프플라츠의 몇 배에 달하고, 여러 기업의 야외 부스도 줄지어 설치되어 있습니다.
무대에 오른 것은 90년대부터 활동했다는 현지 락밴드 ‘두낫츠’(Donots)입니다. 독일 밴드씬을 잘 몰라 어떤 팀인지 전혀 감을 잡지 못했는데, 모여든 관람객 수에서 심상치 않음을 느꼈습니다. 이어진 무대에서 관중들이 노래를 대부분 따라부르는 모습을 보면서, 과연 상당한 인기 밴드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게임스컴을 주최하는 쾰른메세에 따르면, 시티 페스티벌은 (아무래도 당연하지만) 시 당국과의 협업으로 이뤄지는 행사입니다.
이 축제 덕에 게임스컴을 보러 쾰른을 찾은 외부 방문객들의 관광 소비가 쾰른시 시내 상권으로 분산되는 효과가 발생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게임스컴 측에서는 쾰른 시민들에게 행사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심어 주고, 반대로 행사장 방문까지 유도하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어쨌든 양쪽의 윈윈 전략 덕에 기자도 쾰른에서의 출장 일정을 즐겁게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