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C란?] 디스이즈게임에서 새로운 인터뷰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익히 잘 알려진, 또는 아직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실력 있는 인물과 업체를 소개합니다. 그래서 연재물의 명칭에 ‘named’(유명한)라는 단어를 써서 NPC(Named People & Company)라고 이름을 지어 보았습니다.
이번에 소개할 인물은 1인칭 슈팅(FPS) 게임 개발사 레드덕의 노승한 실장입니다. 게임 공략 필진으로 시작해 온라인 게임 사업팀을 거쳐 <메트로 컨플릭트> 개발실장으로 변신한 그를 만나 보시죠. /디스이즈게임 전승목 기자
■ 열성 유저, 게임업계에 몸을 담다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노승한: 레드덕의 차기 FPS게임 <메트로 컨플릭트>의 개발실장을 맡고 있다. 1997년 패키지게임 퍼블리셔 ‘디지털 에이지’에 입사해 본격적으로 게임업계에 종사하기 시작했다. 온라인게임과는 네오위즈게임즈에 입사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그때는 개발자가 아니었고, 좋은 게임을 발굴하는 소싱 업무와 홍보 업무를 맡았었다.
이후 레드덕으로 이직해 사업실장을 맡았다가 <메트로 컨플릭트> 개발실장으로 임명됐다. 좋은 게임을 소개하는 사업팀 직원으로 시작해 게임을 만드는 사람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보면 된다.
네오위즈게임즈 <요구르팅>과 <스페셜포스> 사업팀, <XL1> 사업팀장을 거쳐 레드덕에 입사.
사업팀 직원으로 게임업계 경력을 시작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다.
어렸을 때는 게임을 정말 좋아하는 열성 유저였다. 인터넷과 게임잡지를 통해 게임 노하우를 공유하는 사람들에게 자극받아 게임 잡지 필진 생활까지 했다. 그때 온갖 게임을 두루 공략했다. PC게임은 물론 슈퍼 패미콤 게임의 공략도 썼고, 번역되지 않은 해외 게임도 열심히 했다.
특히 <실버 사가>와 <레인보우 식스: 로그 스피어>가 기억에 남는다. <실버 사가>는 일본어를 공부하면서 공략집을 썼고, <레인보우 식스: 로그 스피어> 공략은 당시 유명게임인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스타크래프트>와 함께 책에 실렸기 때문이다.
그렇게 게임 공략집을 열심히 쓰다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특기를 살려서 유저들에게 더 재미있는 게임을 소개하는 일을 하면 좋겠다고. 그래서 사업팀에 입사해 게임 퍼블리싱 업무를 하겠다고 결정했다.
첫 직장은 1997년에 입사한 디지털 에이지였다. 그때는 패키지게임을 출시하는 작업을 주로 했다. <창세기전 3 파트 2>가 출시될 때 패키지를 포장하고 판매업체에 배급했던 기억도 난다.
이후 네오위즈게임즈에 가서 <요구르팅> <스페셜포스> <XL1> 사업 업무에 참여했고, 그 밖에도 좋은 게임을 발굴하는 일을 해왔다. 일은 참 만족스러웠다. 게임 공략 필진 일을 할 때보다 활동 영역이 확장됐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게임 공략집을 작성하면서 게임업계 취직을 결심했다.
레드덕으로 옮기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는가?
현재 레드덕을 이끄는 오승택 대표의 제의를 받았다. 오 대표는 내가 일하는 부서의 본부장을 맡아서 나를 잘 알고 있었다. 또한 전문적인 게임 개발사에도 사업적 관점으로 조언을 해주고 계획을 수립해주는 인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나 또한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개발실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면 더 좋은 게임을 개발하는 데 참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아바>의 사업팀장으로 활동했다.
■ “재미를 위해 게임적 허용을 유연하게 활용하고 싶다”
사업팀장에서 개발실장으로 변신한 이유는 무엇인가?
‘있는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업무에서 벗어나 내 손으로 직접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다. 그만큼 준비도 열심히 해왔고.
그러던 상황에 오 대표가 개발 프로젝트를 맡아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의해왔다. 그게 바로 <메트로 컨플릭트>였다. 생각해보니 FPS게임과 인연이 참 깊은 것 같다. <아바> 사업팀장, <메트로 컨플릭트> 개발실장 및 FPS 사업팀 때 시절까지 합하면 10년 동안 FPS게임 분야에 종사한 셈이다.
<메트로 컨플릭트>를 기점으로 사업팀장에서 개발실장으로 변신.
익숙한 사업팀 업무 대신 개발 업무를 맡으면서 힘들었던 점은 없었는가?
사업 업무를 할 때와 달리 인내심이 많이 필요했다. 사업을 진행할 때는 업무 주기가 굉장히 짧았다. 길어야 한 달 안에 결과물을 내고 다음 계획을 세울 수 있을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개발 업무는 사업 업무와 매우 달랐다. 예상보다 2개월에서 3개월을 더 기다려야 결과물을 얻는 일이 잦았다. 예를 들어 캐릭터를 하나 만드는 일도 결과물만 보고 판단할 수 없었고, 다른 개발 작업을 진행하면서 장기간 지켜봐야 했다.
다행히 신중함과 인내심을 기르는 과정이 힘들지는 않았다. 개발 과정을 기획하고 프로그램과 아트 결과물을 기다리고, 기획 의도와 맞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반복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인내심을 얻게 됐다.(웃음)
캐릭터 하나 개발해도 결과물을 기다리는 인내심이 필요했다.
사업팀 경험이 개발에 도움이 됐는지 궁금하다.
개발 관점과 철학에 영향을 많이 끼친 것 같다. 보통의 개발은 ‘개연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이뤄진다. 될 수 있는 대로 현실적으로 게임을 만든다는 뜻이다. 적절한 개연성은 몰입감을 높이는 데 도움도 된다.
그러나 개연성만 강조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 예컨대 개연성을 위해 군복의 보호색을 그대로 살렸다고 가정해 보자. 유저들은 적을 발견하지 못해 어디에 쏴야 하는지 혼란을 느끼고 게임을 포기하게 된다. 지나친 개연성이 유저의 흥미를 떨어뜨릴 여지가 있는 셈이다.
나는 개연성을 최우선으로 삼지 않는다. 재미가 있으면 개연성보다 ‘게임적인 허용’을 선택하기도 한다.
“게임성을 위해 개연성보다 게임적인 허용이 우선시해야 할 때도 있다.”
‘게임적인 허용’이란 무엇인가?
게임성을 위해서라면 현실에서 벗어난 요소도 용인한다는 뜻이다. 양손에 소총을 하나씩 드는 듀얼 웨폰의 재장전 동작을 예로 들어 설명해 보겠다.
재장전 동작을 현실적으로 묘사하려면 먼저 한쪽 탄창을 갈고 반대편 탄창을 교체하는 동작을 구현해야 한다. 그런데 권총도 아닌 라이플로 이런 동작을 구현하면 재장전 시간이 필요 이상으로 느려진다.
이래서야 유저는 재장전이 부담스러워 듀얼 웨폰 시스템을 쓸 수가 없겠다 싶었다. 그래서 “두 총을 밑으로 내렸다 올리면 재장전된 것으로 묘사하자”고 의견을 냈다.
<메트로 컨플릭트>에서 피격음을 강조한 것도 ‘게임적인 허용’이다. 게임을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배경을 맞출 때와 캐릭터를 맞출 때의 소리는 물론, 몸통을 맞출 때와 머리를 맞출 때의 소리가 모두 다르다. 피격음을 강조한 덕분에 유저가 어디를 맞췄는지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었다.
그 외에도 개발실에게 게임적인 허용을 강조하자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아무래도 유저로서의 경험과 사업자로서의 경험을 토대로 삼아서 그런 것 같다.
헤드샷을 쏠 때 헬멧과 두개골이 동시에 뚫리는 소리가 나는 <메트로 컨플릭트>.
게임적 허용을 중시하면서 다른 개발자와 충돌하지는 않았는가?
같이 일하는 개발자들이 의견을 잘 수용해줘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개발자들이 내 아이디어를 보강해주기까지 했다.
듀얼 웨폰은 현실적으로는 ‘말도 안 되는’ 발상이다. 한 손만으로는 라이플의 반동을 이겨낼 인간이 어디 있겠는가. 영화에 등장하는 ‘터미네이터’라면 몰라도. 하지만 개발자들은 내 아이디어가 비현실적이라고 반발하지 않았다. 도리어 무거운 전투 장비를 들기 위해 개발된 외골격 슈츠의 자료를 찾아와 내 아이디어에 개연성을 더해줬다.
그 밖에도 개발자들이 보강해준 아이디어들이 많다. 초보 유저들의 적응을 돕기 위해 적의 위치를 표시해주는 기능을 제의하니 증강현실 헤드 기어를 도입한다든지, 게임적 허용을 강조한 게임이 그럴듯한 근미래전 슈팅게임으로 탈바꿈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
현실의 외골격 슈츠 ‘HULC’. (//www.lockheedmartin.com/us/products/hulc.html)
■ “<아바> 개발진의 열정을 배우고 싶다”
게임적 허용을 강조하는 것 이외 중시하는 점이 따로 있는가?
FPS게임의 근본적인 재미는 적을 쏘기 위해 집중하는 데서 오는 긴장감과 짜릿함 아닌가. 그 짜릿함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다른 재미들을 추가하고 싶다. 특히 게임에서 맞닥뜨리는 상황을 다양하게 해결하는 재미를 넣고 싶다.
그래서 <메트로 컨플릭트>에 ‘스톰 스킬’을 도입했다. 벽 너머 적의 위치를 간파하고 공격하거나, 미사일 폭격을 요청해 적을 일망타진하는 등 총을 쏘는 재미에 다른 수단을 활용하는 재미를 더하고 싶었다. 여기에 레드덕이 개발해 서비스하고 있는 <아바>에서 배운 교훈과 노하우를 더하고 싶다.
대표적인 스톰 스킬인 ‘다탄두 미사일’.
<아바>에서 배운 교훈은 어떤 것인가?
꾸준하게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뜻밖에도 이루기 어려운 목표다.
특히 성적이 낮게 나올 때가 문제다. 개발자들이 이직으로 빠져나가 문제를 해결할 인재가 부족해지는 현상이 일어나서다. 사업팀 업무를 담당하는 동안 이런 어려움을 겪는 회사들을 자주 봐왔다.
반면 <아바> 개발자들은 열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서든어택>의 강세로 초기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꾸준히 콘텐츠를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잃지 않았다.
덕분에 최고는 아니더라도 국내 시장에서 서비스를 꾸준히 이어가는 게임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일본 시장에 진출해 <서든어택>을 이기고 현지 FPS 장르 1위를 차지하는 쾌거도 달성했고.
그만큼 <아바> 개발자들의 열정은 대단했다. <아바>의 기술적인 장점과 게임성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 열정만큼은 꼭 배워서 <메트로 컨플릭트>를 개발하고 싶다. 가능하면 출시 후에도 꾸준히 <메트로 컨플릭트>의 콘텐츠를 개발하고 싶다.
게임 출시 후에도 라이브 서비스에 계속 참여하겠다는 뜻인가?
그렇다. 라이브 서비스에도 참여해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개발하고 싶다.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에 진출할 때도 도움이 되고 싶고, 현지 시장도 직접 방문하고 싶다. 거기서 <메트로 컨플릭트> e스포츠 대회도 열고, 유저들의 아이디어를 받아 게임을 더 발전시키는 것이 내 소원이다.
차기작은 그 이후 개발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 <메트로 컨플릭트>를 서비스하면서 얻은 노하우와 세계시장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모은다면 자연스럽게 차기작 개발에 필요한 영감을 얻을 수 있을 테니까.
일본에서 개최된 <아바> IFM 대회.
■ <메트로 컨플릭트>, 총소리 리뉴얼하고 최종 조정 중
<메트로 컨플릭트>의 개발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 어떤 점을 신경 써서 개발하길래 늦어지는지 궁금하다.
‘보기 좋은 떡이 더 먹음직스럽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기본적인 재미와 시스템은 2차 CBT로 충분히 보여줬고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판단했다. 이제는 더 매력적인 게임으로 보일 수 있도록 최종 조정을 하고 있다. ‘해보면 재미있는 게임’을 넘어 ‘보기만 해도 당장 하고 싶을 정도로 재미있는 게임’으로 다듬는 중이라고 보면 되겠다.
2차 CBT에서 공개되지 않은 신규 콘텐츠도 있는가?
여러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 새로운 맵도 시험하고 있고 예전에 공개했던 ‘시네마틱한 튜토리얼’도 준비하고 있고. 매력적으로 보일 만한 콘텐츠를 마련하고 있다. 참고로 하드코어 유저들을 배려한 게임 모드도 개발하는 중이다.
다만 지금 당장 구체적으로 알릴 정도는 아닌 것 같다. 본격적인 서비스를 하기 전에 프리 오픈베타 수준의 테스트를 진행할 텐데, 그때 새로운 콘텐츠와 시스템들을 공개할 듯하다.
2차 CBT에서 듀얼 웨폰 시스템을 기본이 아닌 스킬로 변경하고, 스톰 스킬 구매 횟수에 제한을 거는 변화를 보였다. 무슨 이유 때문인가?
1차 CBT를 분석해 봤더니 마구잡이로 게임이 진행되는 느낌이 들었다. 듀얼 웨폰과 스톰 스킬이 남발되고, 전략적으로 쓰기보다 막 쓰는 경향도 보였다.
그래서 듀얼 웨폰을 평상시에 사용하도록 하는 대신 스킬을 발동시켰을 때만 쓸 수 있도록 바꿨다. 스톰 스킬도 폭파미션 1라운드에 한 번, 섬멸 미션에서는 리스폰 1회당 한 번 쓰도록 변경했다. 희소성으로 스톰스킬의 전략적 가치를 살린다고 보면 되겠다. 다만 스톰 스킬을 쓰지 못해 답답해하는 상황은 피하고 싶다. 스톰 스킬 밸런스를 손보며 절충안을 찾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녹음한 총기 소리에 대한 평이 좋지 않았다. 수정 중인가?
녹음한 총소리를 다양하게 믹싱하는 중에 2차 CBT를 실시했다. 지금은 많이 변했다. 정식 서비스 버전에서는 개성 있는 총소리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파워형 총기는 쾅쾅 울리는 폭발음이 강조되고, 몇몇 총은 노리쇠의 금속음이 강조되는 등 큰 변화가 나타난다. 내부에서도 좋다고 말할 정도로 총기의 개성과 박력을 살렸으니 기대해 달라.
라스베이거스에서 녹음한 총소리를 다시 리믹싱하고 있다.
최근 <워페이스>와 <바이퍼 서클> 등 섬세한 그래픽을 내세운 경쟁작이 하나씩 등장하고 있다. 이런 경쟁작들과 겨룰 만한 장점을 갖췄는지 궁금하다.
일단 FPS 신작들이 많이 나와 더 기분이 좋다. 우리만 FPS게임을 만들고 있다고 외롭게 생각할 일이 없어졌으니까. A급 신작이 많이 나와야 유저들이 FPS 장르에 계속 관심을 보일 테고. FPS게임 개발자로서 환영할 일이다.
더군다나 <메트로 컨플릭트>는 <워페이스>나 <바이퍼 서클>과는 다른 점을 추구하고 있다. 두 게임은 쏘는 재미에 액션을 더했고, <메트로 컨플릭트>는 다양한 화기와 스톰 스킬로 적을 조준하고 쏘는 슈팅 본질의 재미를 강조하고 있다. 충분히 차별점을 갖췄다고 본다.
<메트로 컨플릭트>를 기다리는 유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생각보다 많은 관심을 보여주셔서 감사하고 있다. 일전에 간담회를 열었을 때 참여한 유저들이 정말 많은 양의 질문과 제안을 준비해 와서 깜짝 놀란 적이 있었고, 그에 대한 회신을 이틀 넘게 작성하며 즐거운 비명을 질렀던 기억이 떠오른다.
지켜보는 사람들이 많아서 행복했다는 말을 하고 싶고, 최대한 멋있고 매력 있는 게임을 내놓겠다는 약속도 하고 싶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지켜봐 달라.
“보기만 해도 당장 하고 싶어지는 게임으로 만들어 선보이겠다.”
■ 게임을 함께 하며 대화하는 가족
게임업계에서 오래 일한 경력이 가족 관계에도 영향을 끼쳤는지 궁금하다.
사실 연애할 무렵부터 아내와 함께 게임을 즐겼다. 아는 동생 소개로 만났는데 그 당시 아내는 캐주얼게임을 좋아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퀴즈퀴즈>로 가볍게 놀았고, 그다음에는 <디아블로 2>, 북미판 <에버퀘스트> 등을 함께 했다.
결국 아내는 내가 하는 게임을 하다 보니 하드코어 게이머의 세계에 입문(?)해 버리고 말았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스페셜 포스> <아바>도 함께 했다. 게임에 익숙해진 아내는 <아바>의 핵 유저와 버그를 제보해주기도 했다.
나중에는 도리어 내가 아내에게 영향을 받는 상황이 됐다. 아내를 따라 열심히 <아바>를 했더니 계급이 영관급까지 올라간 것이다. <스페셜포스>를 할 때도 대령까지밖에 못 올라갔는데.(웃음)
아이들도 게임을 좋아한다. 내가 하는 게임을 같이 하지는 않고, 아이들 수준에 맞는 Wii용 타이틀을 주로 한다. 가끔 친구들을 불러와서 함께 게임을 플레이하기도 한다.
가족들이 모두 게임을 좋아하는 것 같다. 이 점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자연스럽게 대화를 많이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취미 이야기부터 시작해 이런저런 대화를 편안하게 할 수가 있으니까. 결혼 생활 10년째 게임이 좋은 대화의 매개체 역할을 해주고 있다.
의미 있는 추억을 쌓는 데도 도움이 된 듯하다. 결혼한 직후 유모차를 끌고 게임 전시관에 놀러 갔는데, 가족들이 함께 다정하게 행사를 즐긴다며 TV 프로그램에서 인터뷰를 요청해 왔다. 주변 사람들이 보기 좋다고 부러워해서 속으로 엄청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노승한 실장의 PC. 가족들과 함께할 수 있도록 자리를 붙여 놓았다.
최근 이슈가 되는 게임중독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부모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난 아이들이 게임을 할 때 관심을 두고 지켜보고, 정해진 시간만큼 실컷 놀게 한다. 그리고 “이제 해야 할 일을 해야지”라며 타이른다.
그렇게 정도를 조절해 주니 아이들이 건전하게 게임을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친구들을 초대해서 함께 즐겁게 노는 모습도 보였고. 부모가 얼마나 관심을 갖는가에 따라 게임이 건전한 여가생활이 될지 안 될지 결정되는 듯하다.
게임과 관련해 가족들과 함께 하고 싶은 일이 있는지 궁금하다
매번 업무 때문에 해외 게임쇼를 방문하는데, 가족이 함께 놀러갔으면 좋겠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도쿄게임쇼를 같이 갔었는데 가족들이 굉장히 좋아했고 다시 가고 싶어한다. 기회가 곧 찾아왔으면 좋겠다.
“개발자로서 <메트로 컨플릭트>의 성공, 가장으로서 해외 게임쇼 가족 나들이를 꿈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