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피터팬>부터 인기 만화 <원피스>, 고전 명작 <대항해시대>까지, 흔히 생각하기에 거친 사내들의 모험과 야망이 담긴 ‘바다’와 ‘항해’를 소재로 여심(女心) 잡기에 나선 모바일게임이 나온다. 출시를 앞두고 막바지 준비에 여념이 없는 디브로스(D'BROS)의 소셜네트워크게임(SNG) <오션테일즈>다.
과연 <오션테일즈>는 어떤 게임이고, 어떤 전략으로 여성 유저들을 끌어들일 생각일까. 디브로스 이호대 대표, 남연우 팀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 봤다. /디스이즈게임 주재상 기자
왼쪽부터 디브로스 남연우 팀장, 이호대 대표.
인터뷰는 <오션테일즈>의 퍼블리셔인 게임빌에서 진행됐다.
만나서 반갑다. <오션테일즈>의 게임 소개부터 부탁한다.
17~18세기 유럽을 배경으로 몰락한 항구 마을의 영주가 돼서 세계 곳곳을 항해하며, 교역을 통해 마을을 재건하는 게임이다. 1세대 모바일 SNG라고 할 수 있는 <에브리팜> 등의 농장 경영을 통한 생산과 마을 꾸미기 요소에 <대항해시대>의 무역, 교역 시스템을 얹은 다음 세대 SNG를 지향한다.
농장 경영에 교역을 자연스럽게 녹이기 위해 노력했다. 추가로 아직 전투 기능까지 구현하진 않았지만, 항구를 거점으로 활동하면서 해적을 만난다거나 하는 다양한 이벤트를 곳곳에 배치했다. 이 게임의 기본 타깃층은 여성 게이머지만, 남성 게이머들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도 마련했다.
또한, 모든 요소를 원화 기반의 감성적인 그래픽으로 구현해 마을을 꾸며 나가는 재미와 항해·교역에 관한 목적성을 유저에게 전달하고자 한다. 원래 PC용 게임으로 제작하다가 모바일로 플랫폼을 바꾼 만큼 그래픽의 디테일에는 자신 있다.
디테일에 부쩍 신경 썼다는 <오션테일즈>의 마을.
SNG에서 바다와 교역이라는 소재를 선택한 이유는?
<오션테일즈> 개발 착수 시기에 이미 SNG 장르는 보편화 및 정형화돼 우리도 많이 고민했다. 그러다 보니 항해와 교역이라는 키워드가 떠올랐다.
항해라면 모험이 연상될 정도로 대중의 로망이 담긴 단어 아닌가? 이런 콘셉트가 마음에 들었고, SNG라는 장르와 잘 어울릴 거라는 판단이 들었다. 시간을 많이 투자할수록 큰 보상을 얻는 팜류 게임과 시간을 들여 먼 곳으로 항해할수록 큰 이익을 얻는 교역의 교집합을 떠올린 것이다.
그래서 생산과 가공으로 끝나는 기존의 팜 게임의 익숙함 속에 항해와 교역이라는 새로운 것을 얹어 순환 구조를 확장했다. 이를테면 런던에 가야 돼지를, 랑드에 가야 포도나무를 가져올 수 있다. 그걸 가져와서 2차 가공해 되파는 식이다. 그럼으로써 보다 풍부하고 생명력 있게 게임을 오래 즐길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다.
물자를 갖고 바다를 건너는데 해적이 안 나오면 섭섭하다.
보통 14~16세기를 배경으로 하는 기존 항해게임과는 달리 <오션테일즈>는 특이하게 17~18세기를 배경으로 하는데, 이유가 있나?
SNG 장르에서는 레벨이 올라가면서 마을이 발전하는 모습을 유저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다 보니 배경 시대를 조금 늦추더라도 게임에 등장할 수 있는 소재를 풍부하게 하려고 그나마 현재와 가까운 시기를 선택하게 됐다. 앞으로 적용할 업데이트까지 고려한 선택이다.
<오션테일즈> 정식 서비스에서 주안점을 두는 부분이 있다면?
서비스 초기에는 유럽과 지중해를 중심으로 활동하게 되는데, 출시 이후에는 대륙별 업데이트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차차 아프리카, 남미, 북미 등의 특정 지역을 상징하는 건축물 및 상품으로 마을을 멋지게 꾸밀 수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부두교에 심취해서 아프리카의 토템을 사온다거나 하는 것들이다.
<오션테일즈>에서 기존 농장경영 게임의 마을회관에 해당하는 것이 ‘배’다. 배가 성장할수록 꾸밀 수 있는 요소들이 늘어난다. 그런데 유럽에서 북미 등 장거리 항해를 하려면 당연히 좋은 배가 있어야 하지 않겠나? 그래서 단순히 꾸미기 요소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기능까지 강화되도록 디자인해 성장 동기를 부여했다.
그리고 돛대나 선수상 등 배의 파츠에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예쁜 캐릭터 디자인도 넣었다. 고양이배, 토끼배 등 동물을 형상화한 귀여운 배도 만들었고. 물론 실제로 17~18세기에는 없었던 것들이다.(웃음) 아, 남성들이 좋아할 만한 유령선도 있다. 단순히 도시가 성장하는 것뿐만 아니라, 펫이나 다양한 지역의 가공품을 배라는 게임의 상징물을 통해서 구현할 수 있게 했다.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꽃미남(남성 눈에는 꽃제비) NPC.
소셜 요소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오션테일즈>만의 특징적인 소셜 요소는 친구의 함선에 선원으로 지원해서 함선의 능력치를 올려 주는 ‘선원 지원 시스템’이다. 아직 장거리 항해를 못해 얻는 자원이 한정된 초보 유저들도 고레벨 유저를 친구로 삼아 고레벨 유저의 좋은 배를 타고 장거리 항해에 참여해 자원을 나눠갖는 콘셉트다.
고레벨 유저 역시 함선의 능력치를 올림으로써 항해 단축, 또는 교역 할인 등의 이득을 본다. 이렇게 저레벨과 고레벨 유저가 서로 ‘윈-윈’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단, 무조건 자원을 나눠 갖는 것은 아니고 일정 확률로 얻게 된다. 포커스 그룹 테스트(FGT) 때 무조건 나눠 갖게 했더니 초보 유저가 좋은 자원으로 단시간에 부를축적하는 등 밸런스 문제가 생기더라.
물론 친구 마을에서 작물을 되살린다거나 공장 아르바이트로 보상을 나눠 갖는 등 기존 팜 게임에서 볼 수 있는 소셜 요소도 대부분 갖췄다.
<오션테일즈>의 소셜 시스템. 친구의 배에 선원으로 지원하는 모습.
SNG는 아무래도 여성 게이머가 메인 타깃이다. <오션테일즈>의 여성 유입 전략은 무엇인가?
<오션테일즈>의 게임 콘셉트인 ‘항해’와 ‘교역’에 어울리는, 그리고 여성이 좋아할 만한 현물 이벤트를 준비했다. 게임 내의 한 도시에 방문하면 그 도시에서 얻을 수 있는 특별한 것들을 현물로 받을 수 있게 해서 게임에 자연스럽게 몰입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했다.
예를 들어 런던과 교역을 완료한 유저들을 대상으로 추첨해서 유명 영국 브랜드 지갑을 주는 식이다. 랑드에 가면 고급 와인을, 스톡홀름에 가면 4박5일 여행권을, 코펜하겐에 가면 전통 자기 찻잔을 증정한다. 추가로 초기 지역인 런던에 들르면 런던의 연쇄 살인마 이야기를 다루는 <잭 더 리퍼> 뮤지컬 R석 티켓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준비했다.
그리고 여성의 시선으로는 남성의 느낌이 짙은 콘텐츠인 항해에 거부감을 느낄 수 있어서 튜토리얼을 대화체로 최대한 부드럽게 꾸미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비주얼 역시 원화 파트 5명을 모두 여성으로 구성할 만큼 많은 여성에게 다가가기 위해 공을 들였다.
또, 항해 물자나 교역 등 어감만 놓고 봐도 딱딱하고 어려운 것들을 최대한 배제하고 이웃 도시에 쇼핑하러 가는 느낌으로 최대한 간편하게 다음 단계와 원하는 목적지를 선택하도록 배려했다.
이벤트 역시 여성 유저들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간소하게 마련했다. 게임을 즐기다 보면 항해 중간중간에 배가 멈추면서 풍랑을 만나 손실을 본다거나, 조난자를 구조해서 보상금을 얻는 등의 이벤트가 발생한다. 이는 특별한 조작을 필요로 하지 않고, <삼국지> 시리즈에서 ‘메뚜기 이벤트’를 만나듯 컷신으로 처리했다.
선수상과 돛대를 귀엽게 꾸밀 수 있다.
테스트 버전에서는 런던에서 돼지를 사와 마을에서 판매하니 손해를 입더라. 결국 재가공해야 한다는 이야긴데, 이 과정이 생각보다 번거롭게 느껴진다.
그 부분은 사실 내 인벤토리에 있는 물건을 마을에서 판매할 때 금전적인 손해를 입는다는 기본 시스템 설정 때문에 어쩔 수 없다. 대신 런던에서 산 돼지를 내 마을이 아닌 다른 항구에 내다 팔면 이득이 붙는다.
<오션테일즈>에서 교역의 목표는 큰 돈을 벌기보다는 다른 도시와의 교역을 통해 벌어들인 것들로 내 마을을 예쁘게 꾸며 친구들에게 자랑하는 것이기도 하다. 친구 집에 들러 봤더니 예쁜 가축이 있더라. 그 친구에게 ‘이거 어디에서 얻었어?’라고 묻고 자신도 그곳을 탐험해 나가는, 그런 유행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
혹시 이것에 재미를 못 느끼더라도, 시간을 들여 먼 거리를 항해해서 큰 이득을 낼 수 있다. 시간은 곧 돈이니까. 모든 물건을 팔았을 때 이득이 나는 것은 아니고, 1차 재료인 가축이나 조경물로는 큰 이득을 얻을 수 없는 대신 2차 가공품인 소시지나 소금, 후추 등은 이 도시에서 저 도시에 팔았을 때 이득을 얻는 구조다.
초반 5분 정도 플레이해 보니 항해가 콘셉트인 게임에서 정작 배의 존재감이 희미했다. <오션테일즈>에서 배는 어떤 역할인가?
배를 꾸미고 나니 멋있고 좋은데, 직접 조종하거나 함선끼리 전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식의 여성 유저들의 의견이 많았으나, 결국 우리는 선택과 집중을 했다. 기존 팜 게임의 마을회관에 해당하는 것을 배로 설정한 것이다. 내가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가장 잘 나타내주고 친구들에게 과시할 수 있는 것이 배다.
처음부터 배를 육성하는 것으로 게임의 특징을 살릴 수도 있었지만, 마을 육성뿐만 아니라 항해 및 교역도 유저들에게 알려줘야 하는 상황에서 뭔가 더 집어넣었다가는 라이트 유저에게 부담이 될 거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게임 초반에는 마을을 육성하는 데 초점을 맞춰서 유저들에게 익숙한 재미를 주고, 그럼으로써 자연스레 배의 육성과 교역 등 새로운 재미를 제안하는 쪽으로 선택과 집중을 했다.
교역으로 얻는 물자는 2차 가공해서 되팔아야 하는데, 파트라슈는 무엇으로 가공할까?
다른 SNG와 비교했을 때 <오션테일즈>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솔직히 항해와 바다가 소재인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들에게 ‘<오션테일즈>는 완전히 새로운 게임’이라고 소개할 수는 없다. 대신 처음 보고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그래픽 면에서 최대한 준비했다. 현재 배를 꾸밀 수 있는 파츠만 약 180개를 만들었을 정도다. 바다와 항해를 소재로 하는 SNG로 한정해서 말한다면 디테일을 강조하면서 개발한 우리 디자인이 제일 예쁘다고 생각한다.(웃음)
기존에 등장했던 항해 소재 게임들이 항해와 교역에 초점을 과도하게 맞췄을 때 좋은 결과를 낸 적은 별로 없었다. 그래서 항로를 하나씩 개척해 나가면서 마을의 발전과 더불어 순환하는 데 집중했다. 다양한 업데이트를 미리 개발해 놓고 차차 보여드리고자 게임 출시를 미루기까지 했다.
업데이트에 관해 살짝 언급하자면, 1차 대규모 업데이트에서는 마을에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NPC를 대거 등장시키고, 이들이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지역은 유럽 지중해를 중심으로 시작됐던 중세 항로를 따라 아프리카, 동남아, 아시아, 북남미 순서로 추가해 나갈 예정이다.
인터페이스가 직관적이라 클릭만으로 교역을 간편하게 진행할 수 있다.
팜 게임에서 흔히 일어나는 상황은 쏟아지는 퀘스트 러시에 유저가 부담을 느끼는 것이다. <오션테일즈>는 어떤가?
<오션테일즈>가 기존 팜 게임에 항해와 교역을 추가하다 보니 튜토리얼만으로 모든 시스템을 유저들에게 설명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퀘스트로 풀어야 하는데, 팜 쪽 퀘스트만 가면 식상하고 새로운 요소인 항해 쪽만 다루면 거부감을 나타내는 테스터도 있더라. 그래서 현재 퀘스트를 최대한 줄여 보는 쪽으로 새로운 빌드를 만들어 테스트하는 중이다.
퀘스트 중간중간에 스토리를 들려주던데, 앞으로 스토리를 길게 풀어 나갈 생각인가?
먼저 캐릭터 볼륨을 조금씩 확장할 계획이다. 주인공의 아버지가 행방불명되긴 했지만, 심각한 분위기로는 몰고 가지 않을 것이다. 대사도 최대한 줄이고 캐릭터끼리 티격태격하는 등 소소한 재미를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