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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이아의 콘셉트는 ‘옛날 리니지2’ 느낌”

11일 ‘차원의 이방인들’ 업데이트 진행한 리니지2 개발진 인터뷰

김승현(다미롱) 2013-12-23 19:12:04
6년 만에 <리니지 2>에 새로운 종족이 나왔다. 여린 외모와 달리 격투에 능한 ‘바람의 종족’ 아르테이아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11일 본 서버에 적용된 ‘차원의 이방인들’ 업데이트는 첫 주에만 총 접속자 수 19%, 복귀유저 수가 200% 이상 증가할 정도로 정체되었던 <리니지 2>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올해로 10살을 맞이한 게임의 지표 변화로 보기엔 극적인 변화다.

개발진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있다. 단순한 지표 상승만이 아니라, 이번 업데이트를 계기로 흐트러졌던 게임의 특성을 다잡고 1레벨부터 99레벨까지 아우르는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등 <리니지 2>의 체질 자체를 개선하겠다는 각오다. 과연 개발진이 ‘차원의 이방인들’ 업데이트로 일으키고 싶은 변화는 어떤 모습일까? /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왼쪽부터 엔씨소프트 <리니지 2>팀 조상원, 강정수, 남택림, 안지섭 팀장.


아르테이아, 커뮤니티와 경제 모두를 잡겠다


여린 외모에 격투가 콘셉트라니. 새로운 종족의 설정이 독특하다.

남택림 기획팀장: 새 종족의 콘셉트 자체가 격투가, 근접 마법사 등 처음부터 강한 이미지였다. 거기에 개발진이 노리는 이미지가 ‘반전매력’이라 일부러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요소들을 결합해 보았다. 기대했던 것 보다 반응이 좋아 다행이다.

강정수 커뮤니티사업팀장: 론칭 전 여성 격투가 송가연 씨와 손잡았던 것도 아르테이아의 이런 콘셉트 때문이었다. 덕분에 <리니지 2>를 즐기지 않는 유저에게도 화제가 돼 개발진이 모두 놀랐다. 앞으로도 아르테이아에 대한 프로모션 이슈가 있다면 송가연 씨를 적극 고려해 볼 생각이다.(웃음)




6번째 종족이었던 카마엘이 2007년에 추가됐다. 너무 오랜 만에 나온 신 종족 아닌가?

남택림: 사실 아르테이아 업데이트는 꽤 오래 전부터 기획돼 왔던 내용이었다. 하지만 그동안은 새로운 콘텐츠를 추가하기보다 기존 콘텐츠를 다듬는 것이 우선이라 생각해 업데이트가 늦어졌다. 오랫동안 유저 분들을 기다리게 해 죄송하다.


오랜만에 나온 신 종족이니 만큼 신경 쓴 부분도 많았을 것 같다.

안지섭 시스템디자인팀장: 오랜만에 등장한 대규모 업데이트인 만큼 기존 유저와 복귀 유저, 그리고 신규 유저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관건이었다. 

먼저 새로운 종족, 새로운 캐릭터가 추가된 것 자체가 신구 유저 융합에 방점을 맞춘 요소였다. 사실 새로운 콘텐츠를 추가할 때 가장 많이 걱정하는 것이 어떻게 신규 유저를 기존 유저와 어울리게 하느냐다. 이렇게 새로운 종족을 추가하면 기존 유저나 신규 유저(혹은 복귀 유저)나 모두 같은 환경에서 게임을 시작하고, 자연스럽게 두 유저층이 어울리게 된다. 신규 유저는 보다 쉽게 게임에 적응할 수 있게 되고, 기존 유저도 성장 과정이 즐거워진다.

아르테이아 종족만의 특징인 ‘연금술’은 기존 유저를 위한 설계였다. 아무래도 주력 캐릭터가 있는 유저가 새로운 캐릭터를 진득하게 파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고 이를 위해 억지로 신규 캐릭터를 강하게 설계하면 밸런스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아르테이아 종족에겐 다른 종족에 없는 연금술 능력을 주었다. 연금술을 통해 기존에 소외됐던 아이템이 다시 조명받고, 이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이 생기는 등 기존 유저도 새로운 캐릭터를 키울 필요성을 느낄 수 있도록 고민했다.




그로 인해 전투 밸런스 부담은 적어졌을지 몰라도, 경제 밸런스가 무너질 수도 있다.

안지섭: 먼저 이번에 추가된 연금술이 아르테이아의 강점을 살리는 것 외에도, 기존 <리니지 2>의 경제 밸런스를 조정하기 위해 도입한 시스템이라는 점을 말하고 싶다. 실제로 연금술을 통해 기존에 버림받던 아이템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고, 이를 시작으로 게임 내 경제도 좋은 쪽으로 많이 변화했다.

물론 게임 내 경제 밸런스는 항상 민감한 문제다. 개발진도 이를 인지하고 있으며, 지금도 꾸준히 아르테이아 생성 추이와 연금술로 생산되는 물품 통계 등을 추적하고 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꾸준한 업데이트와 패치로 경제를 다듬어 나갈 계획이다.


아르테이아는 <리니지 2> 본연의 맛을 살리기 위한 업데이트


아르테이아 등 대규모 업데이트가 본 서버에 적용된 지 열흘이 넘었다. 유저들의 반응은 어떤가?

조상원 콘텐츠사업팀장: 총 접속자 수가 19% 가량 상승했다. <리니지 2>가 10년차 게임인데도 불구하고 게임 안팎으로 많은 이슈가 되었다. 복귀유저도 200%나 증가했다. 신규∙복귀 유저의 80% 가량이 아르테이아를 키울 정도로 인기다. 아, 물론 기존 유저도 예외는 아니다.(웃음)

남택림: ‘차원의 이방인들’(아르테이아 업데이트)에 앞서 공식 홈페이지에 개발자 인터뷰가 나간 적이 있었다. 당시에는 잡으라는 밸런스는 잡지 않고 신규 캐릭터나 만든다고 댓글이 난리였다.(웃음) 하지만 막상 아르테이아가 본 서버에 추가되고 나니 점점 반응이 ‘귀엽다’, ‘재미있다’ 등으로 서서히 바뀌더라. 뿌듯했다.




업데이트 적용 후 가장 큰 변화를 꼽자면 무엇인가?

안지섭: 여러 이슈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신 종족 추가로 인해 그동안 황량했던 저 레벨 구간에 사람들이 북적거리기 시작했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아무래도 <리니지 2>의 역사가 10년이 넘다 보니, 이전에는 유저들이 90~99레벨 지역에 대부분 몰려 있고, 커뮤니티도 그곳을 위주로 일어나는 경향이 강했다.

하지만 아르테이아가 추가됨으로 인해 1레벨 지역부터 유저들이 북적거리기 시작했고, 게임 내 어디에서도 유저 간의 교류가 활발해졌다. 과거 <리니지 2>의 커뮤니티성이 이번 업데이트로 인해 더욱 강해졌다. 


하지만 그것은 신규 종족 업데이트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 아닌가?

남택림: 아마 저 레벨 콘텐츠에 대한 고민 없이 이번 업데이트를 진행했다면 그럴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이번 업데이트에서 가장 많이 신경 쓴 것은 <리니지 2>가 기존에 갖고 있던 특성을 살리는 것이었다. 때문에 이번 업데이트에서도 유저 간 커뮤니티가 끊이지 않도록 기획 단계부터 많은 고민이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새로 추가된 ‘전체 채팅’이다. 과거 <리니지 2>는 지역 기반 채팅 시스템만 사용했는데, 전체 채팅을 추가함으로써 저 레벨이나 고 레벨 모두 어디에서든 서로 대화하고 교류할 수 있게 됐다. 이외에도 신규 지역을 중심으로 사냥 콘텐츠를 개선해 유저들이 보다 자주 만나고 어울릴 수 있게 기획했다. 직접 플레이하면 전성기 <리니지 2>처럼 필드 곳곳에서 유저 간 커뮤니티가 이뤄지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전체 채팅 등 다양한 편의성 개선이 이뤄졌던 ‘차원의 이방인들’ 업데이트.


아르테이아 종족을 설계하면서도 그런 고민이 있었는가?

안지섭: 화두는 ‘일반공격’이었다. 과거 <리니지 2>는 일반공격 위주로 진행되던 게임이었다. 덕분에 ‘말뚝싸움’이라는 말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전투 도중 대화가 용이하다는 등의 장점도 있었다. 이런 전투 특성이 과거 ‘각성’ 업데이트로 인해 스킬 중심으로 바뀌었다. 전투의 역동성은 강화됐지만, 그로 인해 유저 간의 커뮤니티가 줄어든 것은 아쉬운 점이었다.

그래서 아르테이아 캐릭터를 설계할 때는 과거의 느낌을 살릴 수 있게 일반공격에 집중했다. 아르테이아의 전투는 기본적으로 스킬 공격의 비중이 적은 편이고, 한편으로는 그로 인한 단조로움을 해소하기 위해 모션이나 공격 효과에 특히 공을 들였다. 아마 가만히 싸우는 모습을 보고 있다면 일반공격임에도 불구하고 캐릭터의 텐션이 굉장히 동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과거 <리니지 2>처럼 편안하지만 호퀘한 전투가 아르테이아 전투의 콘셉트다.


아무리 모션이 역동적이어도 일반공격 위주의 전투라면 결국 단조롭게 느껴지지 않을까?

안지섭: 스킬공격의 비중이 낮은 것과 스킬이 적은 것은 다른 문제라고 생각한다. 아르테이아의 전투는 전자다. 스킬이 적은 것은 아니지만 몬스터와의 전투라면 모든 스킬을 쓰지 않아도 어렵지 않게 승리할 수 있다. 효율성의 차이가 없진 않지만, 유저가 들이는 공을 생각하면 때로는 적당히 손가락을 쉬게 하는 것이 이득이다.

물론 PvP는 이야기가 다르다. 인공지능(AI)이 아닌 실제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유저는 자신의 캐릭터가 가진 모든 것을 동원해야만 전투에서 이길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일반공격 위주 전투가 싫은 유저는 참고하길 바란다.



 2014년에는 더 많은 오프라인 이벤트로 찾아가겠다


<리니지 2>가 서비스를 시작한 지 10년이 지났다. 앞으로 어떤 변화를 가져오고 싶은가?


강정수: 10년 동안 정말 많은 분들이 <리니지 2>를 즐겨주셨다. 그중에는 여전히 게임을 즐기는 분도 있고, 잠시 게임을 쉬고 계신 분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과거 <리니지 2>를 즐기셨던 분들이 다시 한번 <리니지 2>를 인지하고 이를 계기로 부담없이 언제든지 돌아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

남택림: 물론 지금 <리니지 2>를 즐기고 있는 유저 분들을 위한 고민도 놓지 않을 것이다. <리니지 2>의 특성을 확립하고, 소외된 콘텐츠를 되살리고, 새로운 도전거리를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일이다.


<리니지> 같은 경우 클래식 서버로 올드팬들의 환호를 받았고, <아이온>은 그래픽 리뉴얼로 유저들을 놀라게 한 사례가 있다. 혹시 <리니지 2>는 이런 계획이 없는가?

남택림: 일단 그래픽 개선 작업은 아직 계획에 없다. 당분간 개발진들의 우선 과제는 <리니지 2>의 특성을 다시 확립하는 것이다.

강정수: 클래식 서버는 관심을 갖고 보고 있다. 덕분에 과거 <리니지>에 향수를 가진 유저들이 많이 돌아왔고, 이로 인해 휴면 유저도 많이 복귀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일부 <리니지 2> 유저들도 이런 요구를 한다. 다만 여러 이슈 때문에 아직은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 상태다. 일단 지금 벌려 놓은 일이 일단락되면, 직접 유저들과 소통하며 의견을 수렴해 보겠다.


직접 유저들과 소통한다면 오프라인 이벤트 등을 염두에 둔 것인가? 과거 <리니지 2>는 많은 오프라인 이벤트로 유명했지만 한동안 이런 이벤트가 뜸했었다.

강정수: 맞다. 최근 아르테이아 테스트(FGT) 건으로 일부 유저 분들을 직접 만나봤는데 다들 이에 대해 아쉬워하시더라. 올해 개발 이슈로 오프라인 이벤트가 줄어든 점은 죄송하다. 2014년에는 PC방 이벤트나 유저간담회, PvP 행사 등 오프라인 행사를 늘려 나갈 계획이다. 많은 관심을 부탁 드린다.

한동안 뜸했던 PvP 이벤트 배틀토너먼트도 다시 열릴 예정이다.


아르테이아 이후 이어질 업데이트 계획은 어떻게 되나?

조상원: 이번에 추가된 아르테이아나 전체 채팅 등으로 인해 <리니지 2>에 활기의 바람이 불었다. 지금까지 추가된 것이 큰 단위의 커뮤니티 개선이었다면, 앞으로는 소규모 커뮤니티를 돕기 위한 시스템이 추가될 예정이다.

남택림: 이와 함께 ‘각성’ 업데이트로 변화된 <리니지 2>의 게임성을 바로잡고, 유저들이 원하는 <리니지 2>의 특성을 확립해 나가는 것이 개발진의 가장 큰 숙제가 될 것이다. 차원공성전과 같은 서버 간 PvP 등 계획해 놓은 것은 많지만, 당분간은 게임의 특성 확립이 최우선 사항이 될 것이다. 앞으로도 아르테이아처럼 편안하고 호쾌한 전투를 선보이도록 하겠다.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남택림: <리니지 2>가 서비스된 지 벌써 10년이 지났다. 긴 시간 동안 게임을 사랑해 주신 유저 분들께 감사하다. 많은 분들의 사랑과 관심 덕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이에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강정수: 10주년 프로모션 문구 중 ‘가족이라는 단어가 있었다. 가족이라는 말처럼 앞으로 <리니지 2> 관계자 모두 유저 분들께 진심을 다한 서비스를 할 것을 약속하겠다. 앞으로 성장해 나갈 <리니지 2>를 지켜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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