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스>(//bless.pmang.com/)가 1년 3개월 만에 돌아왔다. 그동안 일반 유저들에게 모습을 드러냈던 것은 2번. 개발 소식을 알렸던 2011년 지스타에서는 다양한 상황을 만들 수 있는 공성전 콘텐츠를 주력으로 내세웠고, 이듬해인 2012년 지스타에서는 살아 움직이는 세계를 강조하며 처음으로 체험 버전을 선보였다.
그리고 2014년 2월 20일, <블레스>의 첫 클로즈 베타테스트(이하 CBT)가 시작된다. 과연 <블레스>는 어떤 게임으로 준비되고 있으며, 1차 CBT에서는 무엇을 보여주려는 걸까?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네오위즈 블레스 스튜디오의 한재갑 PD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봤다. /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네오위즈 블레스 스튜디오 한재갑 PD
초식과 육식, 라이트와 하드코어 모두가 살아가는 세계
드디어 첫 테스트다. 2012년 지스타 이후 첫 플레이어블 버전인데, 기분이 어떤가?
한재갑 PD: 원래는 2013년에 테스트를 하려 했었다. 그런데 개발 일정이 어디 마음대로 되던가? 이런저런 일이 있다 보니 1년이 넘어 플레이어블 버전을 공개하게 되었다. 공개가 늦어진만큼 설레기도 하고 걱정도 되고, 복잡하다.
1년 3개월 만에 새 버전을 공개한다. 이제 어지간한 열성 팬이 아니면 <블레스>가 어떤 게임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하겠다.
대중적이고 고급스러운 MMORPG?(웃음) 농담처럼 말했지만 반은 진담이다. 아마 <블레스>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2011년 최초로 <블레스> 영상을 공개했던 때를 기억할 것이다. 그 때는 진영과 진영의 공성전을 메인 콘텐츠로 내세웠다.
그리고 2012년부터는 살아 움직이는 세계를 앞에 내세웠다. 시간이나 날씨에 따라 NPC의 행동이 변하고, 캐릭터의 행동에 따라 세계와 등장인물들이 달리 반응하는 게임. 이를 위해 ‘캐릭터의 복식이나 도시의 건축 양식, 게임의 생태계까지 이렇게 만들었어요.’ 하고 안내했다. 이전에 내세웠던 RvR 콘텐츠보다는, PvE 콘텐츠를 연상하기 쉬워 의아했던 분들도 많았을 것이다.
결론만 말하자면 둘 다 맞다. <블레스>를 통해 MMORPG에서 느낄 수 있는 많은 재미를 선보이고 싶다. 똑같이 MMORPG를 즐겨도 어떤 이는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고 싶어 하고, 어떤 이는 화끈한 전투를 경험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그 어떤 것이 있어도 이상하지 않을, 살아 있는 세계를 강조했다. 전쟁에 있어서도 최대한 다양한 양상을 보여주고 싶어 육해공을 아우르는 RvR 영상을 선보였다. 이 밖에도 MMORPG라면 떠올릴 수 있는 많은 것을 준비하고 있다.
이야기만 들으면 대중성이 아니라 자유도를 추구하는 것 같다.
대중성이 맞다. 물론 자유도를 고려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블레스>의 자유도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자유도와는 다른 형태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보다 대중성이 더 먼저다.
대중성은 곧 성공으로 가는 열쇠다. 결국 모든 상업 게임 개발자들의 꿈 아닌가?
부정하지 않겠다.(웃음) 하지만 그것 외에도 다른 이유가 있다. <블레스>를 개발하며 많은 유저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다들 선호하는 콘텐츠는 달랐지만, 가만 생각해 보니 유저들이 원하는 경험은 결국 몇 개로 모여지더라. 그리고 그것을 합치니 하나의 세계가 나왔다. MMORPG의 기본은 살아 움직이는 세계 아닌가? 그래서 많은 유저가 만족할 수 있고, 또 많은 유저가 함께할 수 있는 세계를 만들고자 했다. ‘그들만의 리그’가 아닌,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세계’가 <블레스>의 목표다.
그래서 가장 중시한 것이 대중성이다. 대중성이라고 해서 흥행에 성공한 게임의 특정 콘텐츠를 무비판적으로 따왔다는 것은 아니다. 대신 그 콘텐츠가 어떤 경험을 주는지 연구하고, 이를 <블레스>에 담고자 했다. <블레스>의 세계·전투·이야기 곳곳에 이러한 재미요소를 녹였다. 캐릭터 클래스만 하더라도 <블레스>는 기본적으로 타겟팅 전투를 기반으로 하지만, ‘버서커’ 같은 특정 클래스는 논타겟팅 전투와 같은 경험을 할 수 있게 만들어 다양한 유저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니까 캐릭터의 클래스도, 이외의 다른 콘텐츠에도 유저들이 만족할 만한 요소를 하나 이상 넣어 최대한 많은 유저를 만족시키겠다?
맞다. 물론 그렇다고 MMORPG의 틀에서 벗어나는 것은 없다. 오히려 누군가 <블레스>의 특징이 뭐냐고 물으면 ‘정통 MMORPG’라는 말밖에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새로운 무언가는 없다. 대신 MMORPG가 가지는 큰 틀 안에서 최대한 다양한 유저들을 만족시킬 수 있게끔 만들었다.
클래스마다 각기 다른 전투 경험도 그중 하나고, 그동안 강조했던 탄탄한 세계와 이야기도 그 안에 다시 다양한 경험으로 분화된다. 성장이 중요한 사람은 굵직한 스토리만 따라가며 캐릭터를 육성할 수도 있고, <블레스>의 세계가 궁금한 사람은 NPC와 필드 사이를 파고들며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다닐 수도 있다. 이외에도 서로의 실력을 겨루는 PvP나, 세계와 맞서고 탐구하는 PvE, 그리고 유유자적 즐기는 비전투 콘텐츠에서도 유저가 어떤 것을 원하느냐에 따라 플레이 양상이 나눠질 것이다.
“막막한 자유보다 추구하고 싶은 목표들을 보여주겠다”
그렇다면 결국 자유도를 이야기하는 게 아닌가? PvP도, PvE도, 비전투 콘텐츠도 모두 만족스러운 게임이라고 하면 자유도라는 단어부터 먼저 떠오른다.
자유도라고 하면 사람들이 떠올리는 이미지가 있다. 어떤 것을 해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 정해진 길 없이 유저가 자신이 갈 길을 개척하는 게임. 그리고 이러한 개념은 시간의 흐름과 유저의 경험에 따라 진화한다. 싱글 게임만 했던 유저들에게 다른 이들과 어울릴 수 있는 온라인게임은 자유도 높은 게임이 될 수 있고, 사냥 위주의 온라인게임만 했던 이들에게 <울티마 온라인>이나 <이브 온라인>은 ‘별세계’처럼 느껴진다.
그런 의미에서 보았을 때 <블레스>는 자유도를 추구하는 게임이 아니다. 유저들이 상상하는 자유를 제공할 수도 없고, 설사 이를 제공한다고 하더라도 모든 유저들에게 이 자유를 설명하고 납득시킬 자신도 없다. 물론 맛있어 보이는 콘텐츠만 만들어서 늘어 놓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유기적으로 이어지도록 하나의 세계로 엮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설사 이런 세계를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유저들에게 안내하고 자신이 원하는 경험을 찾아가도록 하는 건 또 다른 문제다.
그래서 다른 자유도를 생각해봤다. 많은 유저들이 추구할 법한 목표를 여러 가지 제공하고, 그것에 이르는 길을 다시 여러 개를 제공한다. 유저마다 각기 다른 목표를 추구하고, 그것에 이르는 길도 다양하다면 나름대로의 자유도를 확보한 것이 아닐까?
똑같은 캐릭터를 키워도 유저의 선택에 따라 경험하게 되는 세계나 성장한 결과물이 달라진다. 성장 외에 PvP나 비전투 콘텐츠까지 확대하면 경우의 수는 더 많아진다. 물론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무제한적인 자유도와는 거리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자유도라는 말 대신 ‘<블레스>식 자유도’라는 말을 쓴다.
기존 MMORPG보다는 선택지가 다양하지만, 자유도를 앞세운 게임보다는 제한된 선택지를 제공한다고 이해해도 되는가?
맞다. 처음에는 정통 MMORPG의 틀 안에서 많은 유저를 포용하려고 만든 꼼수였지만, 생각해 보니 장점도 있더라. 수많은 선택지는 달리 말하면 유저들에게 어떤 것이 내게 맞고,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선사한다. 선택지가 많으면 많을수록 이러한 고민은 더 커진다.
하지만 몇 개의 최종 목표를 제시하고, 여기까지 가는 길을 여러 개 제공하니 고민은 줄고 자유도 높은 게임과 비슷한 감성을 느끼게 되더라. 학교처럼 유저의 적성에 맞는 목표를 보여주고, 이를 추구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한다고 할까? 그래서 개인적으론 이런 시스템을 ‘고등교육’이라고 말한다. 무작정 산업전선에 내보내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유저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이고 어떻게 이룰 수 있는지’ 알려준다는 의미에서.(웃음)
의도는 좋다. 그렇다면 이러한 ‘<블레스>식 자유도’가 어떤 방식으로 구현되는가?
2011년 공개했던 RvR 콘텐츠를 예로 들어 보자. <블레스>는 두 진영의 전쟁을 다룬 RvR 게임이고, 이를 위해 성을 사이에 둔 공성전 콘텐츠를 제공한다. 진영 간 공성전 이전에, 각 성은 진영 내 길드나 가문(길드연합)이 소유권을 가질 수 있다. 이 시스템은 PvP를 즐기고 집단에 속해 함께 무언가를 이루고자 하는 유저들에게 좋은 목표가 된다.
이러한 목표를 추구하기 위한 길은 여러 개다. 국경지대에 있는 성은 항상 상대 진영의 침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길드와 길드의 전투력을 겨루는 공성전을 통해 얻을 수 있다. 반면 교역로의 중심부에 위치한 상업도시에서는 지배자의 전투력보다는 재력이나 정치력이 더 큰 가치를 가진다. 이런 성은 많은 부를 가진 길드나 해당 도시에 많이 기여한 길드가 가지는 식이다. 진영 내에서의 영향력(도시) 다툼은 여러 변수가 있기 때문에 이러한 요소들 외에도 길드장이나 소유자의 정치력도 중요하다.
물론 진영과 진영 사이의 전투로 이야기를 확대하면 그 특성 상 전쟁을 통해 도시의 지배자가 갈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똑같은 공성전이라도 공성병기나 함포사격, 고공침투, 땅굴 등의 공략 요소를 넣어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할 예정이다.
다양한 목표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그렇다면 RvR 콘텐츠 외에도 여러 가지 즐길거리가 있나?
다른 MMORPG에도 다 있는 것들이다. 집단과 집단 간의 투쟁보다 스스로의 실력 향상을 추구하는 유저를 위해 투기장이나 무법지대 같은 소규모 PvP 콘텐츠도 있고, 친구들과 힘을 합쳐 강대한 존재에 대적하는 것을 즐기는 유저를 위한 레이드 콘텐츠도 있다. 아마 설명만 들으면 ‘다른 게임에 다 있는 건데?’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블레스>의 이런 콘텐츠들은 단순히 퀘스트 자판기나 반복작업이 아닌, <블레스>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사건처럼 묘사될 것이다. 예를 들어 상대 진영이 쳐들어오면 다른 유저들은 NPC의 고함이나 벽보를 통해 알게될 때 PvP 성적이 좋은 유저는 장교나 장군이 직접 참전을 부탁한다. 또, 강대한 몬스터가 세계를 위협하면(레이드) 병사들의 대화나 벽보 등을 통해 몬스터의 공략 상황을 알려줘 자연스럽게 어떤 파티가 해당 서버의 최고인지 시스템 차원에서 부각시키는 식이다.
다시 ‘살아 있는 세계’로 주제가 넘어왔다.(웃음)
아무래도 게임의 핵심 테마다 보니 자꾸 입에서 나온다. 실제와 같은 세계는 곧 다양한 목표와 가능성이 아니겠는가?(웃음)
본론으로 돌아가자. 전투 외에 비전투 콘텐츠의 최종 목표는 없는가?
물론 존재한다. 다만 비전투 콘텐츠는 플레이 시간이 긴 오픈 베타테스트(OBT) 때 공개하는 것을 목표를 개발 중이라 아직은 구체적인 내용을 말하긴 힘들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나 <마비노기> <아키에이지> 등 많은 게임에서 영감을 받아 개발 중이다. 아마 <블레스>의 콘텐츠 중 가장 색다른 것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힌트를 주자면 앞서 말했던 <블레스>의 최종 콘텐츠들과 연계되는 무언가가 <블레스>의 비전투 콘텐츠다. 또한 비전투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 같은 몬스터를 수백마리 잡거나, 레이드에 참여하는 등 하드코어한 PvE 콘텐츠를 강제적으로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면 이미 비전투 콘텐츠가 아니니까.
1차 CBT, 우러나는 이야기와 ‘스킬 덱’에 주목하라
이번 1차 CBT에서는 어떤 것을 중점적으로 점검하려고 하는가?
첫 번째 테스트인 만큼 기본적인 요소들을 검증할 계획이다. RPG가 가져야 할 개연성 있는 세계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그 첫 번째다. 1차 CBT에서는 10개 종족 중 아미스타드(인간). 판테라(수인), 아쿠아엘프 3개 종족이 공개된다. 종족마다 가지고 있는 문제도, 사연도 다르다. 플레이하며 내가 여기서 왜 이런 일을 하는가만 제대로 알 수 있다면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MMORPG가 스토리를 강조했지만, 그중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경우는 드물다.
그래서 더 고민이 많았다. 스토리와 퀘스트는 <블레스>를 개발하며 가장 많이 바뀐 부분 중 하나다. 사실 처음에는 깊이 있는 스토리, 풍부한 세계를 보여주려고 수많은 퀘스트를 준비했었다. 하지만 막상 테스트해 보니 너무 많은 퀘스트 때문에 정작 중요한 이야기는 기억에 남지 않았다.
그래서 <블레스>의 큰 줄기를 잇는 메인 퀘스트와 지역의 특색을 보여주는 일부 서브 퀘스트를 제외한 모든 것을 다 날려버렸다. 그리고 꼭 필요한 이야기와 알짜 퀘스트만 남겼다. 적어도 <블레스> 안에서 ‘전투만을 위한 퀘스트’는 없을 것이다. 필요한 것만 남긴 만큼 전달방식도 많이 신경 썼다. 인스턴스 필드와 인 게임 영상을 이용해 지문을 읽지 않아도 이야기가 우러나오게 설계했으니 한번 주목해 주길 바란다.
물론 꼭 필요한 퀘스트만 남긴 만큼 다른 MMORPG에서 5~6개씩 퀘스트를 몰아서 했던 유저라면 어색할지도 모르겠다. 아마 이런 유저들에게 퀘스트는 스토리의 전달책이라기보다는 새로운 모험과 전투를 안내하는 이정표에 가까울 것이다. 이런 이들을 위해 식상한 퀘스트 대신 ‘적과 사냥감’이라는 저널 시스템을 만들었으니 이를 활용해 달라.
소수 정예 퀘스트로 필요한 이야기만 전달하겠다는 의도는 알겠다. 하지만 어떻게 저널 시스템이 부족한 퀘스트의 대체품이자 새로운 모험의 이정표가 될 수 있는가?
‘적과 사냥감’ 시스템은 퀘스트와 업적, 수집 요소가 결합된 콘텐츠다. 기본적으로는 다른 게임의 저널 시스템과 같다. 대신 몬스터를 사냥할수록 해당 몬스터의 자세한 정보가 저널에 기록되고, 이를 100% 완성하면 경험치나 아이템, 탈것 같은 보상이 제공된다.
사실 플레이 중 ‘적과 사냥감’을 100% 완성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빠른 성장을 위해서는 적당히 무시하는 편이 이로울 것이다. 하지만 적과 사냥감 시스템에는 앞서 말한 보상 외에도, 일반적인 퀘스트로는 알 수 없는 <블레스> 세상의 이야기가 숨겨져 있고, 이는 때때로 모험가들에게 새로운 목표나 숨겨진 보상을 제시하기도 한다. 물론 1차 CBT에서 이런 면모가 모두 드러나진 않겠지만, 이것이 게임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저널 시스템인 ‘적과 사냥감’이 할 거리를 제공한다.
전투가 나온 김에 클래스 이야기도 하자. 이번 CBT에서 8개 클래스 중 4개가 공개된다. 2012년 지스타와 같은 구성인데 다소 부족한 볼륨 아닌가?
<블레스>는 타겟팅 전투를 기반으로 하지만, 그 속에 논타겟팅 전투 요소를 녹인 게임이다. 그런 만큼 상반된 전투 방식이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지 검증하고 싶었다. 그래서 이번에 공개되는 클래스도 3개의 타겟팅 기반 클래스(가디언, 팔라딘, 레인저)와 1개의 논타겟팅 방식 클래스(버서커)다.
비록 이 네 클래스는 2년 전 지스타에서 공개됐었지만, 스킬 구성과 같은 알맹이는 완전히 뒤바뀌어 있다. 과거 선보였던 빌드에서는 점점 더 강한 스킬을 배우는 전형적인 스킬 구성을 취했다면, 이번 1차 CBT에서는 강한 스킬보다는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스킬이 점점 열리는 식이다.
<블레스>의 캐릭터는 전투에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의 수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유저는 여러 스킬의 시너지 효과와 상황별 대응 능력을 고려하며 스킬을 조합해야 한다. 2012년 지스타에서 게임을 즐겼던 유저들도 전혀 다른 느낌으로 테스트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TCG에서 덱을 짜듯, 전투에 가지고 나갈 스킬을 선택한다고 봐도 무방한가?
그렇다. <블레스>에는 특정 계통의 스킬을 강화하는 ‘핵심기술’이라는 패시브 스킬이 있다. 만약 이러한 핵심기술에 맞춰 스킬을 구성하면 특정 상황에서 강한 힘을 발휘하는 일종의 ‘특화덱’이 완성된다. 반대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스킬을 엄선해 조합을 짤 수도 있다. 이것은 앞서 예를 든 특화덱 같은 날카로움은 없겠지만, 해당 유저가 플레이하는 내내 맞닥뜨리는 다양한 상황에 두루 대응할 수 있는 범용성을 가질 것이다.
한마디로 <블레스>의 성장에 ‘정석’은 없다. 핵심기술에 기반해 특화덱을 꾸려도 되고, 자신의 취향에 맞춰 스킬을 구성해도 된다. 이러한 구성은 언제 어디서든 변경할 수 있기 때문에 팔라딘(힐러)이 솔로잉을 위해 공격적인 스킬 세팅을 사용하다가도 던전 플레이를 위해 회복 중심으로 세팅을 바꿀 수 있다. 스킬덱 시스템을 통해 다양한 조합, 다양한 전투 패턴을 고민하게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자신만의 스킬 조합을 여러 개 짜 놓고 사용할 수 있는 ‘스킬덱’ 시스템.
스킬덱이라는 개념도 그렇고, 일반 퀘스트를 대신하는 ‘적과 사냥감’도 그렇고 은근히 기존 MMORPG의 요소들을 뒤튼 것들이 보인다. 솔직히 기존 MMORPG에 익숙한 유저들이 진입장벽을 느끼지 않을까 걱정된다.
솔직히 고민이 많다. 생소한 시스템도 시스템이지만, 세계와 개연성 없는 퀘스트도 모두 쳐내다 보니 이러한 시스템을 안내할 방법을 찾기도 쉽지 않다. 물론 다른 게임처럼 퀘스트를 통해 이런 것을 안내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다른 모든 퀘스트가 개연성과 사실성을 목표로 개발되었는데, 시스템 설명을 위해 퀘스트 지문에 ‘K키를 눌러 핵심 스킬을 스킬 슬롯에 옮기세요.’라는 말을 쓸 수는 없지 않은가? 개연성은 만들기보다 깨지기가 더 쉬워 고민이 컸다.
그래서 일단은 유저 인터페이스(UI) 차원에서 최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식으로 개발했다. 다만 이것이 얼마나 효용성을 발휘할지는 모르겠다. 이번 테스트를 통해 최대한 유저들의 의견을 수집할 계획이다.
이번 테스트에서 공개되는 콘텐츠의 볼륨은 어느 정도인가?
1차 CBT의 목적은 기본 콘텐츠의 검증이기 때문에 볼륨은 크지 않다. 캐릭터 성장은 23레벨까지 가능하고, 전 종족 공통으로 솔로 던전과 파티 던전이 각각 하나씩 공개된다. 플레이 타임으로 환산했을 때 15시간 분량이다. 게임의 전개가 빠른 편이기 때문에 4시간 정도 플레이하면 <블레스>가 제공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전투에 대해 알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지금까지 말한 것들은 어디까지나 주요 콘텐츠에 한정한 것이다. 이번 CBT에는 기본적인 PvE 콘텐츠 외에도, 프로토타입의 테이밍이나 마운트(탈것) 콘텐츠가 숨겨져 있다. 또한 <블레스>는 종족마다 초반 스토리가 다르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을 다 즐기기 위해서는 제법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1차 CBT를 기다리는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MMORPG 팬들에겐 헛헛한 시기가 아닐까 싶다. 시장엔 여전히 좋은 게임들이 많이 있지만, 따끈따끈한 MMORPG 신작은 지난해 많지 않았다. 블레스 스튜디오의 개발자들은 모두 골수 MMORPG 마니아이니 만큼 이런 아쉬움을 듬뿍 담아 <블레스>를 만들었다. 욕심을 부리느라 첫선이 늦어지긴 했지만, 그런만큼 재미를 끌어올렸으니 많이 기대해달라.
물론 첫 번째 테스트인 만큼 유저 분들의 시각과는 맞지 않는 부분도 많을 것이다. 이에 대한 의견을 주시면 다음 테스트에서는 더 나은 모습을 선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 <블레스> 1차 CBT에 대한 많은 참여와 관심, 질책을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