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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린시아, 남자도 즐기는 여성 취향 게임을 꿈꾼다”

라비린시아(구 MVZ 배틀 TCG)를 개발한 세시소프트 박준수 PD 인터뷰

김승현(다미롱) 2014-04-28 10:24:58
여성을 위한 카드배틀 <MVZ 배틀 TCG>가 <라비린시아>라는 이름으로 돌아왔다. 5월 출시를 앞두고 있는 ‘스마트노벨 CCG’ <라비린시아>는 어떤 게임인지 먼저 영상부터 감상해보자.



<라비린시아>는 지난해 5월, <MVZ 배틀 TCG>라는 이름으로 소개됐던 모바일게임이다. 당시 여성보다 남성이 더 많은 캐릭터 구성, 중요 카드마다 전용 스토리와 보컬 음악이 있는 구성 등으로 여성들의 눈과 귀가 즐거운 작품임을 어필했다. ☞ 관련기사 

오랜만에 새소식을 알린 <라비린시아>는 1년 전보다 캐릭터의 비중의 비중을 더 강화했다. 게임의 전반적인 스토리는 물론, 탐험이나 결투 등 각종 콘텐츠도 캐릭터를 중심으로 뭉친 모습이었다. 물론 여전히 여성 유저를 배려(?)하는 모습이 강하지만 남성 유저도 즐길 수 있다.

<라비린시아>는 기본적으로 카드배틀보다는 비주얼 노벨에 더 가까운 형태를 띤다. 게임은 비주얼 노벨 구성을 보이는 ‘스토리 모드’, 그리고 카드배틀이 주가 되는 ‘던전 탐험 모드’(PVE)와 ‘배틀 모드’(PVP) 등 3개의 모드로 구성되어 있다.



게임의 주력 콘텐츠는 스토리 모드다. 유저는 멸망한 인류를 구원하기 위한 탐험을 그리는 ‘위그드라실의 꽃’과 어느 날 주인공이 받은 연애편지의 발신자를 찾기 위한 순정만화풍 학원물 ‘두근두근 프레젠트’ 두 이야기를 체험할 수 있다. 

각 시나리오는 <회색도시 for Kakao>나 <스노우레인>과 같은 비주얼 노벨처럼 진행되며, 전투나 갈등과 같은 상황에서는 카드배틀을 하게 된다. <라비린시아>의 스토리 모드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라이트노벨 구성을 따른다.

스토리 모드는 기본적으로 이전 에피소드를 클리어했다면 별 제한 없이 다음 에피소드를 체험할 수 있다. 단, 일부 에피소드는 필연적으로 전투가 벌어지기 때문에, 유저는 다음 이야기를 체험하기 위해 자신의 캐릭터를 성장시키거나 더 강한 캐릭터(≒카드)를 얻어 파티에 배정해야 한다.

특정 에피소드는 전투에서 패배할 경우 주인공들이 심한 고통을 겪는 ‘배드 엔딩’을 보여줘 유저의 감정을 자극한다. 



유저는 다음 이야기를 감상하기 위해, 혹은 사랑하는 캐릭터가 겪을 고통을 피하기 위해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는 서브 콘텐츠인 던전 탐험 모드와 배틀 모드를 하게 된다. 두 모드에서는 탐험과 전투를 통해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새로운 캐릭터는 주인공 일행의 전투원이 됨은 물론, 스토리 모드에서 전혀 다른 시점의 이야기를 보여주기도 한다. 예를 들어 스토리 모드에서 조연으로 등장했던 A 캐릭터의 카드를 던전 탐험 모드를 통해 얻었다면, 이것이 열쇠가 돼 A의 시점이 주가 되는 새로운 이야기가 해금되는 식이다.  

유저는 이 과정에서 메인 스토리의 숨겨진 뒷이야기를 감상하거나, 밖에 드러나지 않았던 다른 캐릭터들의 사정 등을 알 수 있다. 어떤 캐릭터는 소지 여부가 이야기의 흐름에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라비린시아>는 남성도 즐길 수 있는 여성 취향 게임”



세시소프트 박준수 PD

다음은 <라비린시아>를 개발한 세시소프트 박준수 PD와의 일문일답이다.

제목이 <MVZ 배틀 TCG>에서 <라비린시아>로 이름이 바뀌었다. 혹시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가?

박준수 PD: 개발팀이 세시소프트로 들어갔는데 계속 ‘MVZ’라는 이름을 쓰기 민망하더라. 그래서 사내 공모전을 통해 새로운 이름을 뽑았다. 미궁이라는 뜻을 가진 ‘라비린시아’가 새 이름으로 뽑혔다. 게임이 다양한 성격의 이야기를 제공하기 때문에, 이야기의 미궁을 탐험한다는 의미에서 그리 지었다. 어감이 좋다는 점도 매력 포인트였다. (웃음)


1년 만에 새소식을 전해왔다. 게임을 처음 접하는 독자들을 위해 게임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박준수 PD: 우리는 <라비린시아>를 스마트노벨 CCG라고 소개하고 있다. 스토리 비중이 높은 카드배틀 게임이라는 뜻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어떤 면에서는 카드배틀이라기 보다는 비주얼노벨에 더 가깝다. 다만 진행 방식 등에서 카드 배틀의 요소를 많이 차용했다.

가장 큰 특징이라면 역시 남성 캐릭터의 높은 비중이라고 할까? 시나리오 작가나 일러스트레이터 대부분이 여성이다 보니, 그들이 가장 즐겁게 개발할 수 있는 소재로 게임을 개발했다. 게임을 기획할 때부터 팀원들에게 자신이 만나고 싶은 캐릭터, 혹은 자신이 매력적으로 느끼는 캐릭터를 디자인해달라고 주문했다. 

여기서 디자인이라 함은 단순하게 그림과 관련 설정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캐릭터에 어울리는 이야기와 캐릭터 관계도가 있고, 비중이 높은 캐릭터는 전용 음악까지 있다. 아, 참고로 남성 캐릭터 비중이 높다고 여성만을 타깃으로 한 작품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라비린시아>는 남성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여성 취향 스마트노벨 CCG를 지향한다. 남성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과거 게임을 공개했을 때는 여성 유저에 초점을 맞춘 느낌이었다. 지금도 등장 캐릭터의 대다수가 남성인데 남성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

박준수 PD: 여성들에게 매력적인 남성 캐릭터가 많이 등장한다고 해서 그 게임을 여성들만 즐길 수 있을까? 순정만화의 예를 들어보자. <꽃보다 남자>나 <치즈인더트랩>같은 여성 감성의 작품도 남성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라비린시아>도 그런 느낌이라고 생각해 달라.

사실 나도 처음에는 여성 개발자들의 취향에 맞춰 개발된 만큼, 남성들이 접하기 힘든 작품이 나올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작가분들이 예상과 달리(?) 남녀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주시더라. 여성 캐릭터들의 모습이나 이야기도 매력적이고.




콘텐츠 수급? 느리더라도 ‘질을 추구하겠다


콘텐츠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스마트노벨 CCG’를 표방하며 스토리를 강조했다. 

박준수 PD: 정확히 말하자면 <라비린시아>는 스토리보다 캐릭터를 강조하는 게임에 가깝다. 게임의 스토리나 전투, 기타 콘텐츠 모두 캐릭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캐릭터를 강조하기 위해 전투에서는 캐릭터 관계에 따라 특수 대사가 나오고, 전체 캐릭터의 30%는 그에 어울리는 보컬 음악까지 배정했을 정도다. 

그럼에도 <라비린시아>를 소개하며 스마트 노벨 CCG라고 이야기한 것은 캐릭터를 가장 잘 묘사할 수 있는 것이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게임의 스토리 모드는 거대한 이야기 줄기를 따라가는 서사시의 형태라기보다는, 주인공과 각 캐릭터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 라이트 노벨의 문법에 더 가깝다. 

메인 스토리 속에서 어떤 캐릭터가 어떤 역할을 하고, 그 캐릭터가 왜 이런 행동을 했는지를 알아가는 것이 핵심 콘텐츠다. 스토리 모드 안에는 주인공과 주요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엿볼 수 있는 메인 스토리와 특정 캐릭터나 사건의 뒷이야기를 알 수 있는 서브 스토리가 있다. 

서브 스토리의 경우 특정 캐릭터 카드를 가지고 있거나, 캐릭터를 특정 레벨까지 성장시켜야 나오는 등 유저가 애정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의 이야기가 부각되는 방식으로 제공된다. 특정 시나리오는 캐릭터의 레벨이나 카드 소지 여부 엔딩에 영향을 주기도 하니 좋아하는 캐릭터에 애정을 아끼지 말아 달라.




이야기만 들어보면 메인 스토리보다 서브 스토리가 더 핵심 콘텐츠같다.

박준수 PD: 메인 스토리와 서브 스토리라는 구분은 어디까지나 편의상 구분한 것에 가깝다. 메인 스토리가 그 세계와 기본적인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다룬다면, 서브 스토리는 메인 스토리가 조명하지 못한 뒷이야기를 다루는 식이다. 캐릭터를 묘사하는 데에는 두 종류의 이야기 모두 저마다의 역할이 있다.

다만 서브 스토리가 보다 세세한 이야기를 다루기 때문에 캐릭터에 애정이 많은 이라면 이쪽이 더 끌릴지도 모르겠다. 더군다나 서브 스토리는 메인 스토리가 끝나더라도 외전이나 추가 시나리오의 형태로 계속 나올 수 있으니. 물론 이 경우 많은 유저들에게 사랑받는 캐릭터의 이야기가 될 확률이 높겠지만.


스마트노벨 CCG라고 했지만 카드배틀의 요소는 생각보다 적다. 스토리 모드에서의 전투는 그 비중이 높지 않고, 던전 탐험 모드 등의 전투도 전투력 기반의 자동전투뿐이다.

박준수 PD: CCG라는 단어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지 않은가? 일단 카드 수집이라는 면은 확실하다. 특히 남성 캐릭터 카드는. (웃음)

사실 개발하며 가장 많이 고민한 부분이었다. 이야기를 강조한 게임이라면 이미 <회색도시 for Kakao>라는 걸출한 작품이 나왔고, 카드배틀 게임은 <확산성 밀리언 아서>나 <데밀메이커 도쿄>같은 작품이 있다. 우리는 이들에 비하면 시작도 늦었고, 이들을 따라잡을 수 있는 기술도, 자본도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렇게 두 장르를 결합한 까닭은 이런 게임을 원하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라비린시아>는 ‘이야기가 있는 캐릭터 게임’이다. 캐릭터를 강조한 게임은 많다. 하지만 그 게임 중 캐릭터 간의 이야기를 심도 있게 판 게임은 적고, <라비린시아>처럼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도 적다. 

등장인물들이 만들어 가는 이야기를 좋아하지만 카드배틀 특유의 반복이 싫은 사람, 다양한 캐릭터를 모으는 것을 좋아하지만 이야기가 아쉬운 사람들에게 <라비린시아>는 좋은 작품이 되지 않을까? 




콘텐츠 수급이 쉽지 않아 보인다. 일러스트와 설정 뿐만 아니라, 그에 걸맞은 이야기와 음악카드까지 제작해야 한다. 더군다나 메인 콘텐츠인 스토리 모드는 ‘엔딩’이라는 끝이 존재하고.

박준수 PD: <라비린시아>의 대전제는 콘텐츠 수급을 명목으로 이야기를 질질 끌지 않겠다는 것이다. 현재 준비된 2개의 시나리오는 각각 120여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추후 인기 캐릭터의 뒷이야기 등이 공개되겠지만 이야기 분량이 크게 변하진 않을 것이다. '느리더라도 이야기의 퀄리티 만은 유지하자'가 우리의 방침이다.

대신 준비하고 있는 것이 다양한 시나리오다. <라비린시아>는 현재 위그드라실의 꽃과 두근두근 프레젠트라는 2개의 시나리오가 준비되어 있다. <라비린시아>가 하나의 TV 프로그램이라면 각 시나리오는 그 안에 담긴 코너와 같다. 앞으로는 이 코너를 늘리는 식으로 콘텐츠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준비하는 품은 크게 들겠지만, 다행히 게임이 HTML5 기반이라 개발 시간은 크게 단축할 수 있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박준수 PD: 5월 중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통해 출시될 예정이다. 4월 28일부터 사전예약(☞ 바로가기)을 시작하니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 부탁드린다. 남성 유저도 환영이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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